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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공원 Sep 02. 2024

작별 인사에 낚였습니다

어제 제가 소속되어 있는 어느 단체의 카톡방에 이런 글이 올라 왔습니다.


“작별 인사 올립니다.

 

아쉽지만 여러분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저는 이제 한국을 떠나려 합니다.

그래도 짧은 시간이지만 오랜 여운을 간직한 채

다음을 기약하고 저 역시 다른 모습 다른 얼굴로

찾아뵐 수 있는 그날을 기약하며 떠날 준비를 하렵니다.

저 때문에 본의 아니게 힘들고 괴롭고 지친 여러분들에게

무한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리는 바입니다.

모두들 건승하시고 저 떠난다고 너무 마음 아파하거나

아쉬워하지 말아 주세요.

저도 막상 떠나려 하니 마음은 내키지 않습니다만

어쩔 수 없이 떠나야만 하는 이 심정 아프기만 합니다.

자~ 그럼 모두들 건강하기 바랍니다.”


사실 이 글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처음엔 “아니 이 분이 어디로 이민을 떠나나’ 라고 생각했지요. ‘지난 주 모임에서도 얼굴을 봤고, 전혀 그런 내색이 없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지?’ 그러다가 마지막 문장을 읽고 빵 터졌습니다. 그 문장은 이 글을 보낸 주체가 누구인지 알려주었기 때문이지요. 


그것은


2024년 "폭염" 올림


이었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된장…… 낚였구나.




아직도 낮에는 여전히 강렬한 열기가 주위를 휘감습니다.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는 간간이 선선한 바람이 감도는 것이 그나마 숨을 돌릴 만 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계절을 재촉하는 가을비까지 내려 간만에 상쾌함마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이번 여름은 태풍이나 강렬한 비바람이 없던 대신에 어마 무시한 뜨거움을 우리에게 선사했습니다. 덕분에 유난히 일사병이나 열사병 같은 온열질환자도 많이 발생했지요.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이런 무더위를 더 자주 보게 될 거라는 소식에 살짝 걱정이 앞섭니다


원래 여름이란 계절은 뜨겁게 폭발하는 힘으로 모든 사물을 단련하는 시기입니다. 여름 내내 치열하고 맹렬하게 달구는 노력의 과정은 단단하게 무르익은 열매라는 결과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렇게 뜨거운 열기와 싸우는 사이에 어느새 9월이 우리 곁에 왔습니다. 낚시였던 카톡 메시지처럼 폭염도 이제 우리를 떠나겠다고 하고요. ^^~


사실 가을은 양면성을 띄고 있습니다. 뜨거움에서 차가움으로, 여름에서 겨울로 가는 중간 지점, 그곳에 가을이란 계절이 자리합니다. 이를 달리 설명하면, 겉은 훨씬 견고해졌지만 내면은 아직 따뜻한 기운, 즉 음과 양의 기운을 골고루 품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무르익은 곡식이나 과일의 겉은 매우 단단하지만 그 오곡백과의 속살은 달콤하고 부드럽기 그지 없지요. 결실의 계절인 가을을 책임지는 가을 햇살 즉, 숙살지기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습니다.


숙살지기란 사물을 죽이는 기운이면서, 또 살리는 기운입니다. 나무는 쌀쌀해지면 본능적으로 가지와 잎으로 가는 에너지를 차단합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로 열매를 만드는데 집중하지요.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결실을 맺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겁니다.


최근 국내외 경제 상황들을 보면 다양한 변수와 시각들이 존재합니다. 당장 이번 달부터 미국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연착륙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의 예측처럼 만약 미국발 경기침체가 시작된다면 분명 그 여파가 전세계와 우리나라에도 퍼지게 되겠지요. 


긴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부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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