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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Feb 04. 2024

2024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2월 1주차

2024.01.29~02.04

새로운 시작!

기분이 바닥까지 박혔다가 다시 후반부엔 올라왔다. 기분에 일상이 좌우되지 않기를 바라며 다음주는 충실하게 보내야겠다. 이번주에 대한 코멘트는 별로 없다. 최선을 다하자.


텀블벅에 챗GPT로 소설쓰기 전자책을 공개예정에 올려두었다. 잘되면 좋겠다.

https://tumblbug.com/pimo2


두 번째 영화 <킬러들의 수다>리뷰가 올라갔다.

https://brunch.co.kr/@hakgome/579



* 이번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최은영

- 죄와 벌(하) / 도스토예프스키 -> 10%정도


* 다음주 이건 꼭 봐야지/해야지 List

- 죄와 벌(하) / 도스토예프스키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1.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문학동네, 2023


-

일을 마치고 복도로 나와서 서울의 야경을 멍하니 바라보던 날들이 떠올라. 그럴 때면 내가 아직 스물두 해밖에 살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어. 벌써 백 년은 산 것 같은데, 이미 너무 오래 산 것처럼 지쳐버렸는데 아직도 스물둘이래. 밤하늘 아래의 불빛들이 반짝이면서 너는 앞으로도 살아야 해, 살아가야 해, 하고 낮게 합창하는 것 같았어. 더 알고 싶은 것도, 더 해보고 싶은 것도 없는데, 이젠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은데, 그런데도 살아야 한다고 자꾸만 누가 내 등을 떠미는 것 같았지.

<답신> 中



________


✅이요마 노트

<글리프: 최은영호>를 만들때, 나는 에디터들에게 이런 감상을 말했던 것 같다. 뭔가 마음의 준비가 없으면 진입하기 어려운 AT필드 같은게 있는 거 같다고. 근데 한 번 그 필드 안에 들어가면 나올 수는 없다고.


회사를 다니던 시절엔 사놓고도 쉬이 읽지 못하던 게 최은영 작가의 책이었다. 왈칵 눈물이 나올까봐, 상처받은 내면을 들킬까봐, 보고 싶지 않은 나의 후진모습을 마주할까봐. (그래서 <밝은 밤>은 사놓고 거의 2-3년 만에 읽었다) 그런 마음의 준비가 이젠 된 걸까. 아니면 울고 싶은 마음에서였을까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로 진입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최은영의 세계는 여전히 취약했고, 단단했고, 예민했고, 날카로웠다. 이 모든 걸 작품들에서 느낄 수 있는 신기한 독서경험을 이번 책에서도 할 수 있었다.


전반적인 감상은 참아내고, 회피하고, 때론 도망도 가던 그러나 그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곱씹는 작가만의 인물들이 보다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그땐 그랬었구나 깨닫거나, 충돌의 상황에서 피하고 후에 되뇌던 패턴에서 벗어나 때론 치받고, 부딪치고, 싸울 줄 아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는 전에도 지금에도 우회하지 않는다. 현실을, 세상을 다이렉트로 바라본다. 다만 행동력이 더해지면서 더 멋진 여성 어른 캐릭터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거 같다.


오랜 시간 참아오다가,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참고 싶지 않아서 내뱉는 외침 같았다. 세상 사람들(특히 가부장제의 남자들)은 '그깟것'으로 축소하려는 문제들과 타인의 고통으로 유지되는 안정감에 대해 최은영은 직설적으로 들이받는다. 요즘의 많은 이야기들이 세상과 너무 동떨어진 얘기를 하거나, 프레임에 갇힌 시선으로 얘기를 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비해 '개인의 입장'에서 돌직구로 과거와 현재에 대해 입장표명을 한다. 그래서 노골적이고 메시지가 강해보인다는 말도 있지만, 이렇게 용기있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중립기어를 박고 관망하는 것보단 더 멋있고 강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불꽃들은 많이 사그라들었으니까)


2024년 이후 묶일 그의 다음 작품집이 여전히 기대되는 최은영 작가의 책이었다. 앞으로도 응원할 것이다.

+a) 가장 좋았던 작품은 <답신>이었다.



2. <2000년생이 온다>, 임홍택, 십일프로, 2023


-

지금 우리 사회가 MZ세대라는 단어를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도 '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막 던지는' 말, 그게 바로 개소리다.


-

나는 이번 책에서 많은 분들의 마음속의 부담을 조금 덜어드리려 한다. 그것은 바로 "다른 세대를 이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

그 대신 우리는 알 필요가 있다. 마음으로 받아주려 하지 말고, 알아간다는 마음으로 다른 세대를 바라보면 충분하다고 본다.


________


✅이요마 노트

몇년 전부터 트렌드책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어 MZ세대. 이제는 당사자들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어르신들만 엠제트 혹은 엠지 하면서 사용하는 단어가 되었다. 그런데 그 단어의 사용이 합당한가. 뉴 제너레이션을 설명하고 이해하기 위한 단어인가 하면 그렇지 않았다. MZ라는 말은 '되바라지고 이기적인 2030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대명사처럼 되었고, 그들에 대한 묘사는 폐급이나 외계인 같은 느낌이다.


<2000년생이 온다>는 여태까지 읽은 것들 중에서는 가장 MZ를 기성세대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한 책이었다. 그들이 어떤 특성을 보이고,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사회적 맥락에서 짚어보고, 공부해가면서 머리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온전히 그린다. 다시 말해 이종족, 다른 세계를 사는 별종이 아니라 그냥 '사람'으로 이해해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겠다. 너무나 당연한 세대를 보는 태도가 개중에 제일 낫다고 말할 정도면 그간 얼마나 선입견과 편견으로 특정 세대를 봐온건 아닐까 싶었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디지털 AI 인간의 등장과 로우 콘텍스트'라는 대목이었다.

아날로그 시절에는 무언가를 전달하거나 수용할 때 기술의 문제로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이를테면 좋지 않은 음질의 집전화로 통화를 한다거나, 화질이 낮은 사진을 볼 때 수용자는 '맥락'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수반되었다. 따라서 아날로그 시대 인간은 자연히 '맥락 파악'과 '내 기준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요즘은 인풋하면 아웃풋이 명확하게 나오는 디지털 시대이기에, 투입대비 산출물을 예측가능한 시대다. 때문에 해석보다도 '정확도'가 더 중요하게 된 것이다. 애초에 맥락과 해석의 과정은 필요가 없어졌다. 이 차이점이 어릴 때부터 모바일과 인터넷 환경에서 살아온 디지털 네이티브에겐 무의미한 가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융통성' 혹은 요즘말로 '알잘딱'의 영역으로 규칙으로 적혀있지 않은 암묵적 룰이 당연히 통용되었지만, 뉴 제너레이션에게는 읭? 한 의문이 생기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이 된다는 작가의 통찰은 인상적이었다.


문해력이 낮다거나, 맥락을 이해 못하고 컴퓨터처럼 곧이 곧대로 이해하는 '로우 컨텍스트 문화'가 생기는게 인터넷 환경 때문일지 모른다는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기성세대가 되어가면서 '태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체득한 암묵적 룰'에 대해 후배들이나 나이차가 많이 나는 친구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고민했었는데, 어느정도 해결이 된 느낌이었다. 내 기준에서 내 상식을 이해시키려 하지 않고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그만인 것이다.


여러모로 2000년대생으로 대표되는 다음 세대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된 책이었다. 올해 읽은 책 중에선 제일 좋았다.(아직 2월임 ㅎ)



본 웹소설/웹툰

: 이번주는 없다.


보는 중인 웹소설/웹툰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웹툰]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

: 나 귀여운 거 좋아하네..


본 영화

1. <킬러들의 수다>(2001)


정우횽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고야

횽은 몰라. 사랑이란 그런 고야.


✅ 이요마 노트(스포있음)

�웃자고 보려다가 엄... 하면서 본 영화. 전체 리뷰는 프로필 링크의 브런치 참고

https://brunch.co.kr/@hakgome/579


-

(...)

문배처럼 자신이 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뢰하는 경우도 있지만 바람이 난 남편이 아기를 죽이려고, 한때는 사랑하던 사람에게 상처받아서 같은 '평범한 마음'으로부터 살인은 시작된다. 사랑하고, 후회하고, 증오하는 감정을 청부살인으로 해결한다는 설정이 과장된 것 같긴하지만 그들의 수요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이 영화에서 용서는 없다. 캐주얼한 복수와 끝맺음만이 남았다. 지난하게 평생 품고가는 죄책감도, 그로인한 공포감도 없다. 다만 요술램프처럼 그들은 돈을 받고 일을 행할 뿐이다. 그러나 와중에도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 머뭇거리는 주저함, 차마 죽이지 못하는 흔들림이 그들은 조금이나마 사람답게 표현했을 뿐이다.


요즘은 용서는 물론이고, 책임을 지거나 사과조차도 거부하는 사회가 된 것 같다. 킬러들이 가진 '인정'조차도 통용되지 않는 것 같다. 내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면, 내 편에 속하지 않으면 정신적으로나(이를테면 인터넷 악플) 육체적으로나(묻지마 폭행, 살인) 상해를 가하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조금씩 조성되는 것 같다. 더불어 자신과 전혀 관계 없는 사람들 마저도 피해자가 되는 일들도 너무나 많이 벌어지고 있다.


연대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안전의 보장과 사회적 차원의 안전망이 작동하는 상식적인 세상이기를 바랄 뿐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 한 편에는 악의가 도사릴 수 있다. 그것이 순수악이든, 애증이든, 살의든 상관이 없다. 그걸 없애거나 통제할 수도 없다. 하연의 말처럼 간절히 원하는 그 바람들은 특이점이 오기 전까지는 계속 반복될 터니 말이다. 그럼 어떻게 킬러들이 굶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가.


감독의 답은 형들의 싸움을 중재하던 원빈의 사랑 예찬에 들어있던 게 아닐까.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 이번주는 없다.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약사의 혼잣말>(2023-2024)

: 간만에 재밌는 시리즈 하나를 찾았다. 마오마오의 T매력 장난 아님.


2. <일상>(2011)

: 돌고 돌아 다시 시작함. 개그 코드가 맞는건 어쩔 수 없다.



본 콘텐츠

: 이번 주는 없다.



기타 기록

: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봐주세용


웃고 싶어서 한국 영화 리뷰 매거진을 시작했다(24/1/22)

https://brunch.co.kr/brunchbook/comedymovie1


우울한 마음이 들어 에세이를 시작했다(23/9/10)

제목은 <좋아하는 것이 마땅히 없어서요>

https://brunch.co.kr/magazine/favoritenothing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이야기들 화개(華蓋) - 2024 새해를 맞아 다시 시작함!

https://millie.page.link/z2wQx


다음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구독, 하트, 댓글 언제든 환영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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