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더 흘러도...
보고 싶던 책을 손에 들었을 때의 기분 좋은 묵직함,
묵은 책에서 풍기는 달큼한 종이 향과 인쇄 잉크의 낯선 듯 익숙한 냄새,
책을 선물할 때 맨 앞장에 고심하며 써 내리던 글귀,
어느 비 내리고 적적한 날 문득 눈에 들어와
먼지 털고 펼쳐보는 책장 한구석의 작고 오래된 문고본,
그리고 종이책이 아니고는 느낄 수 없는 그 외의 수많은 정서...
오랜 시간이 흘러 펼쳐 든 낡은 책 속에서 발견한 클로버나 단풍잎,
색 바랜 작은 야생화는 마치 과거의 어느 평범한 한 가을날로부터 내게 보내온 편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