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트렌드 분석
고급 식사를 뜻하는 '파인다이닝'에 대해서 아시나요?
파인다이닝에 대해 쉽게 설명드리면 점심 기준 1인당 최소 5만원, 저녁 기준 최소 10만원의 비용을 내고 즐기는 코스 요리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최근에 간 파인다이닝 식당에서는 7만원의 가격에 총 7가지의 코스 요리를 제공했습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확인되지만, 메뉴가 7가지라고 양이 풍부한 것은 아닙니다.
하나하나의 메뉴를 조금씩 순서대로 먹으며 시간과 여유를 즐기는 것이 파인다이닝의 핵심이죠.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을 빠르게 먹어야 하는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식습관과 정반대입니다.
그래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파인다이닝은 부유층,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파인다이닝이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 대해서는 파인다이닝의 최근 변화 과정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다음 포스팅으로 파인다이닝 트렌드가 나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고, 간단히 향후 미래에 대해서 전망해 보겠습니다. 자! 시작하겠습니다~!
매년 시장 조사기관에서 파인다이닝 시장에 대해서 알아보지 않는 한, 시장 규모를 추론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추측해 볼 수 있는 자료가 있습니다.
2018년 10월 23일 매경이코노미 기사에 따르면 국내 외식산업 대비 파인다이닝 시장 비중은 0.1%라고 합니다. 기사에서 분명하게 시점이 적혀있지 않아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2016년 또는 2017년 기준 대략 1200억~1400억 수준이죠.
확실히 그렇게 큰 시장은 아닙니다. 중간값으로 잡아서 1년간 1,300억이면 하루 기준 3.5억입니다. 점심, 저녁 식사 평균값을 6만 6천원으로 잡고 나눠보면 하루에 약 5,300명 정도가 이용했다는 소리죠. 한 끼당 전국에서 2,650명이 먹은 것입니다.
이렇게 정리하니 확실한 것은, 2018년까지만 해도 파인다이닝이 대중화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제 여기에 더해 파인다이닝의 발전과정을 제대로 살펴보려면 두 가지 빅데이터를 더 살펴봐야 합니다.
우선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검색 데이터'입니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네이버에서 특정 단어가 얼마나 검색되었는지 검색량 지표를 제공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관심도를 추론해 볼 수 있죠.
그 결과는 어떨까요? 2016년부터 2021년 7월까지 데이터를 살펴보면, 총 3가지 시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체기, 성장기, 코로나 부흥기로 말이죠.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2016년 이전 자료는 확인할 수 없어서, 알 수는 없지만 검색량을 통해 추측하면 2017년까지 파인다이닝에 대한 인기는 비슷했습니다. 그래프 상 10~20 사이를 왔다갔다 했습니다.
이 시기가 위에 말씀드린 매경이코노미 기사에 나온 시장규모 1200억~1400억이 적용되는 시점입니다. 한 끼 기준 2,650명이었죠.
그런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검색량이 약 2배 정도 성장합니다. 검색량이 곧 시장규모 성장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전보다 많이 찾는다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기사에 따르면 이와 관련된 대목이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저녁 한 끼에 6만~7만원 하는 파인다이닝을 ‘꾸준히’ 찾는 고객층이 적게는 2000명, 많아도 5000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2000명과 5000명의 평균값은 3500명으로 앞서 추론한 2,650명보다 분명 증가했습니다. 이에 맞춰 검색량도 약 2배 정도 증가했죠. 검색량과 고객수가 정비례하여 증가하지는 않지만, 검색량의 증가는 어느 정도 실수요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추측하게 합니다.
2018~2019년 분명 성장한 것은 맞으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론했을 때 여전히 대중화되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시기에 달라집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데 왠 파인다이닝?' 이라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생각지 못한 이유가 있습니다.
소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여행'이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점심은 최소 5만원, 저녁은 최소 1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파인다이닝이 감당할만했다는 것이죠.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프라이빗 한 공간이 필요했는데, 파인다이닝은 그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소수의 인원이 가고, 다른 손님과 떨어져 앉아서 먹는 공간이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전 시기와 2021년 7월을 비교하면, 약 1년 6개월 만에 검색량이 3배 이상 높아집니다. 그러면 2021년 7월 이후는 어떨까요?
네이버 데이터랩의 검색결과는 검색기간 충 최대 수치를 '100'으로 계산하여 보여줍니다. 이전 그래프에서 100이었던 수치가 이번에는 25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2021년 7월 이후 시기에, 2021년 7월보다 검색량이 4배 폭증한 구간이 있다는 뜻이죠. 바로 2022년입니다. 파인다이닝 유행의 절정기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2023년부터 감소하더니, 2024년 1월 기준 2021년 7월 수준으로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련 기사도 정확히 이런 변화를 보여줍니다. 23년 3월에는 경기 불황에도 인기라는 기사가 나왔는데, 23년 11월에는 바로 소비 급감이라는 기사가 떴죠.
이렇게 검색데이터를 바탕으로 파인다이닝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검색데이터가 무조건 맞는다고 볼 수는 없으니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바로 '소셜 데이터'로 말이죠.
소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썸트렌드'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 파인다이닝 언급량은 2020년 말을 기점으로 확연히 증가하더니, 2021년부터 쭉 우상향 추이를 보입니다.
상승 시점은 비슷하나, 2022년을 기점으로 검색량이 꺾인 네이버 데이터랩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파인다이닝이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분명한 콘텐츠 소재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죠.
또한 썸트렌드에서 제공하는 다른 채널인 '커뮤니티'에서 파인다이닝을 확인해 보면, 급격한 상승은 없지만 꾸준한 상승 그래프가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 때 말씀드리겠지만, 이 그래프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파인다이닝 유행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이지 '원인'이 아니라는 의미가 됩니다.
<마무리 하며>
모든 데이터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팬데믹'을 기점으로 급성장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전에 조금씩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죠.
인기를 주도한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썸트렌드에는 연령별, 성별 '타깃 분석'이 가능해서, 관련하여 데이터를 찾아보았습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를 기준으로 데이터를 확인을 하니 '2030대'가 파인다이닝의 인기를 주도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라고 볼 수 있죠.
3040대, 10대도 증가하긴 하지만 2030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미미합니다. 10대는 아직 수익이 없기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익이 충분한 3040대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2030대가 오히려 높다는 것은 파인다이닝 선택에 있어서 '가격'의 영향력이 덜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다른 가치가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연령층은 어떻게 될까요?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니, 남성과 여성 비슷비슷했습니다. 아무래도 커플끼리 같이 가는 경우가 많고, 상대적으로 남성이 더 많이 식당을 찾아본 결과가 아닌가 싶네요.
지금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파인다이닝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으로 파인다이닝 유행의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