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동석 Jan 21. 2017

포트폴리오 준비시기

연말연시는 졸업생 들게 취업시즌입니다. 디자이너로서 취업에 포트폴리오는 가장 중요한 항목 중에 하나죠? 그런데, 졸업생의 포트폴리오를 수백 개를 넘게 보았지만, 딱 마음에 드는 포트폴리오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필자가 까다로워서일까요? 아니면 준비한 사람의 능력과 정성이 부족해서 일까요? 둘 다 어느 정도 영향은 있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포트폴리오들의 문제는 업무를 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질이 안 보이는 경우도 많지만, 포트폴리오를 언제부터, 왜 준비하는지 잘 모르는데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필자의 모교에는 포트폴리오 수업이 있었습니다. 졸업생들의 진로와 방향을 잡아주기 위해서, 기본적인 틀과 형식, 내용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업은 4학년 2학기 한창 졸업전시회와 진학, 진로 준비로 바쁜 시기여서 건성으로 들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나와 다른 모범생들은 그러지 않았겠지만) 아무리 수업을 잘 들었다고 해도, 막상 종강 시점인 겨울에 포트폴리오를 만들게 되면, 아무리 제목이며, 레이아웃, 사진을 잘 넣으려고 해도, 4년간의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고, 진로를 정한 곳과는 잘 맞지 않아서, 어떻게 만들어도 그냥 마음에 들지 않았죠. 더군다나, 같은 학과 친구들의 포트폴리오나, 내 포트폴리오나, 같은 수업을 듣고, 같은 주제로 비슷한 방향의 결과물을 내어 놓기 때문에, 그냥 변별력이 없는 포트폴리오가 되어서 마지막에는 그냥 이쁘게 꾸미기가 되고, 그냥 어느 학교에서 졸업한 학생이니, 학업의 결과와 기본적인 자질을 믿고, 그걸로 취업의 길은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동년배 선후배와 동기들은 거의 비슷한 인생경로를 걷다가 지금은 왜 그랬을까 한탄하기도 합니다.


언제부터 준비하는 것이 바람질 할까요? 필자는 '포트폴리오는 대학에 입학한 순간부터 기획하고, 자신이 듣는 모든 수업의 결과물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만들지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되어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에서 배우는 디자인 수업은 체계적인 소양을 키우기 위한 과정이긴 합니다. 매 수업에서 개인 과제의 주제는 자기가 고를 수 있지만, 보통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학생에게 교수님께서 공통의 주제를 제안해 주시면, 자기 뜻이나 분야가 확실한 경우에는 독특한 결과가 나오지만, 필자와 같이 청춘은 왜 힘든가 갈팡 질팡하고, 수업에 별반 관심이 없고, 청춘의 혈기를 학교보다는 다른 곳에 쏟는 경우, 교수님께서 학생을 구원하기 위해 이제 너는 과제의 주제를 이걸로 삼아라 하고 주제를 하사해 주시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짧은 국면에서 주제를 정했으니, 된 것 아닐까 라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수업의 다양한 구성원 간에는 입장 차이가 있지요. 특히나 교수님은 순수한 의도로만 수업의 내용을 정해주셨으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디자인 수업은 결과물의 방향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교수님들은 그 수업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적성이 있다면, 조금 수업의 양상이 바뀌게 됩니다. 가령 이번 수업의 결과는 IoT 관련 내용으로 채워서 학생들의 방향성도 자리 잡고, 교수님의 수업 포트폴리오도 만들어가려는 의도가 있는 경우입니다. 기본적으로 수업은 배워야 하는 개념과 기술의 향상 전반적인 수업의 성과와 방향성을 갖추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교수님의 의도가 세팅이 되면, 교수님들이 정교수님인지, 젊은 신임 교수인지, 아니면 외부 강사인지에 따라서, 강도와 맥락은 많이 달라집니다. 다른 교수님들이 다른 성격의 과목을 다른 주제로 수업하는데, 대학기간 동안 20-30개의 전공 수업에서 동일한 주제를 지속적으로 가져가기는 정말 어렵습다. 때문에 정신 차리고 결과물을 차근차근 준비한 경우가 아니면, 포트폴리오를 보고 채용을 하거나, 같이 일해 보려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쉽게 무언가 선뜻 결정하기 어렵게 됩니다. 


대학 1학년, 아니 그 이전부터라도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서 뚜렷한 관심 분야가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게임, IT,  가전제품, Application UX, 자동차, Outdoor, 의료, Wearable Device, IoT, Mobile, Social network 등의 관심 분야 중에서 하나의 주제를 잡고, 모든 수업의 개별 주제를 자기 주제로 연관 지어서 만들었다면, 졸업할 때 즈음이면 그 분야에 전문가 수준의 이해도가 생기고, 또한 각각의 결과물도, 가고 싶은 회사, 분야의 사람들에게 상당히 흥미 있고, 관심 있는 내용이 된다. 이러한 전략을 가지고 1학년 때부터 차근차근 수업의 내용을 자기 주도하에 만들어가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취업을 하던, 개인 작업의 시작을 하던, 이러한 맥락을 가지고 미리 분야를 정하고 진행하는 모습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