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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분석이 아닌 해석이다(3)

실리콘 밸리 투자자의 과감한 시장해석방법

시장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르고, 통계 수치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투자자와 스타트업 모두에게 시장은 분석대상이 아닌 해석영역이다.

스타트업 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순한 예측만으로는 미래 시장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의 유명 VC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시장을 예견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들이 지닌 통찰력은 일회성의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투자 현장에서의 반복된 시도와 실패를 거치며 체득된 경험의 산물입니다.


유명 VC들의 시장 해석 및 투자 전략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통찰력을 기르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1 .A16Z의 시장 해석 방법 : ‘창업가 도전과 생각의 크기가 곧 시장기회“

시장 트렌드보다 과감한 창업가 도전과 생각의 크기로 창출한 시장기회가 중요

실리콘밸리 기술벤처 투자회사 안드레션 호로위츠(a16z, Andressen Horowitz)는 2009년에 넷스케이프 창업자인 Mark Andressen과 사업가인 Ben Horowitz가 설립한 회사다. 공동창업자인 이들은 벤처캐피털 경험이 없이 투자회사를 설립했음에도 세계에서 운용자산 규모가 가장 큰 벤처투자사로 성장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a16z의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 대부분 현재 유니콘 회사로 Airbnb, Facebook, Instagram, Lyft, Twitter, Slack 등으로 상상을 초월한 투자수익율을 기록합니다.


놀라운 점은 a16z에서 투자한 시점이 스타트업 극초기단계로 시장 관련 객관적인 근거자료가 미비해서 판단이 어려운 상태임에도 투자한 점입니다. 2011년에는 트위터에 8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소셜 미디어 회사인 페이스북, 그루폰(Groupon), 트위터, 징가(Zynga)의 주식을 모두 보유한 벤처캐피털로 됩니다. 이 당시 소셜 미디어 서비스가 태동하는 시점으로 성장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음에도 a16Z는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투자했다.


Facebook 사례

시장(Market)를 바라보는 방식도 눈앞에 보이는 수익성이나 시장 규모보다는 미래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에 주목한다. 초기 Facebook이 수익 창출이 불투명했지만, 당시 대학생들의 소셜네트워크 활용 비중(주당 사용 시간)을 보고 미래 시장가치를 예측한 사례이다. 페이스북은 2004년 9월 '담벼락' 서비스 출시이후 10개월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확보합니다. 이후 2005년 3월, 페이스북은 대학 수를 800개로 늘어났면서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페이스북은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서비스가 되었다. 2005년 12월 이용자 수는 600만명을 넘어가면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준다.

페이스북 성장추세.jpg 초창기 Facebook 성장추이(출처:Jslab.com)


이처럼 a16z의 시장해석은 현재 기준 시장 변화를 선형적으로 따라가는 것보다 창업가의 대담한 도전정신과 Breakthrough Idea가 그리는 불확실한 미래 방향성을 선택한다. 현재의 시장 분석보다는 창업가의 생각의 크기가 새로운 미래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그들의 핵심 투자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2. Founders Fund의 시장 해석 방법 : ‘역발상(Contrarian)“

‘창조적인 독점’의 제로투원(Zero to One)로 기존 시장의 내러티브를 넘어서라

Founders Fund는 피터 틸 등 PayPal 창업 멤버들이 설립한 벤처캐피탈로, 창업가 중심의 투자를 추구한다. 사명에서 드러나듯이 창업자의, 창업자에 의한, 창업자를 위한 벤처캐피털을 추구하는 점이 특징이다. 포트폴리오로는 스페이스X, 팔란티어, 스트라이프, 안두릴,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Nubank, Rippling, 뉴럴링크, affirm, ramp, flexport, spotify, openAI, 등 이미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가득하다.


‘What Happened to the Future?’이라는 일종의 선언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이를 통해서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인식을 제시한다. Founders Fund는 ‘역발상(Contrarian)’ 투자 전략을 구사한다. 일반 대중의 통념을 벗어나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관점과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Founders Fund가 생각하는 시장 해석방식은 a16z처럼 Breakthrough한 창의적인 아이디어 보다는, 과거에 주목받았으나 현재는 주춤한 미래 기술영역을 재해석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것이다.


창립자 피터 틸은 “어떤 중요한 진실에 극소수만 동의하는가"라는 파괴적인 질문을 통해서 지배적인 내러티브를 벗어나 과소평가된 분야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 그 예로 한때 주목받다 잊혀진 미래기술 영역을 주시한다. Founders Fund가 주목하는 대표적인 5가지 산업분야는 우주항공, 바이오테크, 첨단 기계/소프트웨어, 에너지, 인터넷이다. 과거에 미래전망이 높다고 언급한 기술영역 중에서 현재 투자관심이 줄어든 영역을 재조명하는 것이다. 지금은 관심이 줄어들어서 일종의 내러티브가 파괴되는 지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역발상의 개념이다. 또한 새로운 게임 규칙을 만들어내는 혁신적 기회에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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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OUNDERS FUND 홈페이지


Space X 사례

대표적인 사례가 Space X 스타트업 투자사례다. 2008년은 스페이스X가 6년간 별다른 수익없이 펠컨 1호 발사가 실패하면서 연구개발비만 지출한 적자상태였다. 우주발사 관련 기술은 미래에 반드시 확보되어야 하는 기술분야로 누구나 인정하지만, 6년간 발사체 실패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멀어져가는 시점이다. 이 시기에 역발상적인 접근을 통해서 Founders Fund는 SpaceX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10.4%의 지분을 확보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2008년 8월 Founders Fund가 2,000만 달러 투자결정 이후 2008년이 지나기 전에 펠컨 1호 발사체가 네 번째 만에 성공하면서 민간 기업 최초로 로켓을 지구궤도에 진입한 회사가 되었다, 기업가치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것은 당연하다.


이에 따라 첨단기술 분야 투자 시에도 정량적 평가보다 창업가의 독특한 통찰과 선택을 따르는 정성적 평가에 방점을 둡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첨단기술에도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결과적으로 Founders Fund는 대중과 반대되는 역발상적 시각, 창업가 중심의 정성적 평가를 통해 미래의 혁신적 기회를 발굴하고 투자한다.


Founders Fund는 창업가에게 새로운 시장에서 독점하라 이야기합니다. Facebook, Microsoft, Apple 등을 보면서 새로운 소셜 미디어, 운영체제, 개인 컴퓨터를 만들려고 하지말고,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시장에서 끊임없이 혁신하고 독점하라고 말합니다.


독점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합니다. 기존 시장은 독점할 수 없습니다. 우위를 가지고자 한다면 기존 시장을 파고 들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기존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새로운 시장을 찾는 것이라 착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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