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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경 Mar 21. 2019

시민단체란 무엇인가

순전히 나의 경험에 입각해 시민단체를 정의해보자

#1.

시민들이 모여있다고 시민단체라 할 수 있는가? 한 명 한 명이 (그냥) 모여있을 때, 커뮤니케이션학에서는 이들을 군중the crowd이라고 하지 '공중the public'이나 '대중the mass'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 것처럼 '시민단체'를 말할 때는 시민들이 모여있는 것은 기본 전제이고, 그들이 1) 스스로(주체성) 2) 사회를 위해서(공익성) 3) 활동할(활동성, 외부성, 확장성 등) 때 우리는 그들을 가리켜 '시민단체'라고 한다.




#2.

녹색연합은 내게 평창올림픽의 이면을 알려주었다. (녹색연합은 환경 관련 시민단체다.) 녹색연합의 일을 도와 강원 정선 가리왕산을 찾을 기회가 있었다. 가리왕산은 지난 평창올림픽에서 알파인 스키 경기장으로 쓰인 곳이다. 이 때문에 가리왕산 일부에 지정된 '산림보전자원보호구역'이 해제되고 20만 평 가까이 되는 산림이 훼손됐다. 지난해 겨울, 평창올림픽에서 자원봉사를 할 땐 몰랐던 사실이다.

직장갑질119는 내게 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이들의 현실을 보여주었다. 직장갑질119에서 주최한 노동법 강좌에 단순 호기심으로 온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실제 노동 현장에서 피해를 입고 도움을 얻고자 온 이들이 더 많았다. 수업자료에 나온 사례보다 자신의 사례가 더 심각하다고,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말했다.




#3.

이후 나는 좀 더 환경문제와 노동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작게나마 플라스틱 대신 텀블러를 쓰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강원도 내의 농약 사용 문제와 댐 슬러지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해보기도 했다. 또한 사는 곳 근처의 노동복지센터에서 연 노동법 강의도 찾아 듣게 됐고, 노동조합에 대해 스터디도 하고 있다.




#4.

시민단체와 우연한 계기로 만났다가, 시민단체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최근엔 환경·노동에서 범위를 넓혀, 지역 내 1인 가구를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에 들었다. 신생 시민단체라 아직 큰 일을 하진 않았지만,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목표를 세워 이뤄내겠다는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불과 1년, 아니 몇 달 전의 나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다.




#3.

시민단체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자발적인 시민 조직인 데, 모두 동의할 것이다. 이것은 정의이다. 시민단체가 이 사회에 갖는 의미는 시민에게 자신의 힘이 얼마나 큰 지 알려주는 데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현재 당신이 어디에서 살고 있으며(정보성), 사회에 얼마나 대단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며(연관성), 함께하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연대성)를 알려주는 섹터가, 시민단체가 아닐까. 여기서 나아가 이 깨달음이 시민들 사이에서 선순환 구조를 그릴 때, 시민단체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누군가 나를 찾아와 녹색연합과 직장갑질119를 찾아가보라고 하고, 이후 내가 시민단체에 관심을 가지며, 결국 OOO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기까지의 그 과정. 시민의 연대를 무한대로 그려나가는 그 과정에 시민단체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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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시민단체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기술해주십시오. 혹시 시민운동단체와 관련한 경험 또는 경력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해서도 적어주십시오.'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즉, 자기소개서란 이야기지요. 하하하. Copyright=>나. 불펌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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