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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모 Jan 10. 2024

'금이빨 삽니다.'

어떤 사람이 금 이빨 파는지 궁금하다.


이 글은 중앙일보 기자 블로그인 [ J plus ]에 2015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썼던 글이다.

[ J plus ]는 중앙일보 디지털 전환에 따라 기자 블로그 운영을 멈추면서 폐지되었다.

옮긴 글 중 몇몇 글은 제목과 내용을 약간 수정했다.


[ '금이빨 삽니다.' ]

입력 2015.03.29 13:11

J플러스로 보기 http://news.joins.com/article/18705186 복사


원소기호 Au인 금(金). 인간이 금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 한 번도 가치를 잃은 적이 없는 듯싶다. 누런 광택이 나는 이 금속은 그 성질 자체가 이미 힘을 갖고 있다. 구하기도 쉽지 않았고 철, 구리 등과 달리 녹이 슬지 않고, 빛깔의 변화도 없다. 왕수(王水)가 아닌 이상 어지간한 산화제에도 변하지 않았다.
금이 가진 누런 광택은 마치 태양빛 같아 보인다. 태양은 바로 보기 힘들 정도로 빛이 나는 존재다. 그러기에 고대시대부터 태양에 대한 경외감은 다양한 문명 속에서 존재한다. 가공된 금 장식품은 태양의 대용품이고 상징이다. 번쩍이는 누런 황금빛이 주는 위압감 혹은 경외감은 왕이 가진 권위를 더욱 높여주었을 것이다.
장식품에서 시작된 금의 가치는 화폐로 이용되면서 더욱 가치를 더하게 된다. 이제는 변치 않는 가치를 지닌 확실한 물품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11월 스위스연방은행이 제작한 골드바를 신한은행이 수입해 판매했다. 2010년 8월에는 신한은행이 제작한 순금 ‘골드바’를 상품으로 내놨다. 당시 1kg과 100g 두 종류로 출시됐다.

금값이 지금과 같이 높지 않았던 시절에는 돌을 맞이한 아기에게 순금 반지를 주던 때가 있었다. 대개 1돈짜리 반지를 선물했다. 요즘은 금 1돈이 16만 원 가까이 하니 어지간한 집에서는 선물용으로 전달하기에 부담스러워 돌 반지를 주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산업용으로도 금은 넓게 쓰이고 있다. 또한 의료용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금으로 만든 의치(義齒)이다. 의치는 20∼22K로 금 함량이 83.3∼91.7% 정도 된다. 18K(금 75%)가 사용되는 금반지 같은 일반적인 장신구에 비해 금 함량이 높은 편이다. 참고로 금화는 21.6K(금 90%), 만년필에 사용되는 금 펜촉은 14K(금 약 58.3%) 정도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한 철물점 외부 유리창이다. 유리창 너머로 취급 물품이 보이고 유리창에 하는 일을 적어 놓았다. 그런데 눈에 띄는 글귀가 보였다. '금이빨 삽니다.' 금이빨도 철물의 일종이니 철물점에서 취급한다는 것일까? 철물이 주는 거친 이미지와 이빨이라는 섬세한(?) 부분이 마주쳐 묘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나저나 금이빨 파는 사람이 있으니 저렇게 글을 붙여 놓았을 것이다. 금 이빨 얼마나 값을 쳐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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