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빈모 Jan 08. 2024

용(龍)을 만들어 봐.

AI는 더 배워야 한다. 그러나 지금도 놀랍다.

페이스북에 용(龍)을 이용한 연하장을 만들어 올렸다.

용은 실재하는 동물이 아니니 당연히 그려야 한다. (허접하게 보이겠지만) 이 정도 그림이라도 막상 그리려면 상당한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야 한다. 그림 실력 없는 내가 많은 시간을 투자했을까? 당연히 아니다.

컴퓨터와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해 만들었다. 완성된 시간은 20분 이내다.



포토샵 최신버전에는 AI 사진 편집 기능이 있다. 수정˙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빈 캔버스에 완전히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 넣는 수준이다. 연하장 용(龍) 그림을 이 방식으로 만들었다.


<<< 여의주를 입에 물고 번개 치는 하늘로 솟구치는 동양의 용을 전체 모습으로 만들어 줘 >>>


이런 명령을 주었지만 포토샵 AI가 알고 있는 용은 날개가 있는 서양 드래건이었다. 뿔 모양도 다르고 네 발도 도마뱀 다리 같아 보였다.(당연히 발가락 숫자도 다르다.) 포토샵 AI가 만든 용 모습은 날개가 있는 모습이었다. 계속 생성시켜 봤지만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아쉬운 대로 선택한 뒤 날개를 지웠고 엉뚱한 위치에 만들어진 여의주를 입으로 옮겼다.

포토샵 AI는 여의주를 모르는지 엉뚱한 결과물이 나왔다. 그래서 여의주 대신에 푸른 수정구슬이라고 하니 둥근 구슬을 그려냈다. 

나중에 아래와 같이 장황하게 명령을 주어봤다.


<<< 용은 전체적으로 아나콘다 같은 커다란 뱀 형태이다. 머리는 낙타 비슷한데 사슴뿔이 있고 눈은 토끼, 귀는 소, 목덜미는 뱀, 배는 큰 조개 모양인데 몸 전체에 덮인 비늘은 잉어 비늘 모양이며 발톱은 매 발톱과 같다. 짧은 다리 4개가 있으며 발톱을 웅크려 주먹 쥐면 호랑이와 비슷하다. 입 주위에는 긴 수염이 있고, 턱 밑에는 명주(明珠)가 있고, 목 아래에는 거꾸로 박힌 비늘(逆鱗)이 있으며, 머리 위에는 박산(博山 : 공작꼬리무늬같이 생긴 용이 지닌 보물)이 있다. 이런 모습으로 동양의 용을 만들어 줘. 동양의 용은 서양의 용처럼 날개를 가지고 있지 않아. >>>


재밌는 점은 마지막 명령어를 '만들어'와 '그려줘'의 차이다.

'그려줘'를 입력하니 좀 더 그림에 가까운 결과물을 내놨다.

 


이 결과물을 <<< 팝아트 형식으로 변형해 줘 >>> 하니 엉뚱한 결과를 보여줬다.


용의 형태를 유지한 채 팝 아트 분위기로 바꾼 것이 아니라, 그냥 팝 아트적인 결과물을 만들었다. 아마도 자신의 데이터 베이스에 입력되어 있는 팝 아트 항목의 자료를 출력한 듯싶다.


그렇지만 새롭게 <<< 팝 아트 분위기로 포효하는 용의 모습을 그려줘 >>>라고 명령하니 괜찮은 결과물을 출력했다.

결국 명령어를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달라진다. 이제 '그리기' 위해 '붓질'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AI가 알아듣는 '적절한 명령'을 내릴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포토샵 최신 버전의 놀라움은 이런 AI 기능으로 순식간에 원하는 결과물을 만든 점이다. 물론 형태라든가 구성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도 보여준 결과물은 상당히 놀랍다. 그냥 유명작가의 그림이라 해도 믿을 정도의 품질을 보여줬다. 결국 예술활동에서 인간의 손재주를 AI가 대신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결국 질문을 하게 된다. 예술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지... AI가 만든 것도 예술인지... 인간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영상(여기서는 시각예술이라고 한정하자)이라면 모두 예술이 될 수 있는지...

현 단계에서는 AI로 만들었다고 해도 '명령어'를 어떻게 넣었느냐에 따라 달라지니 인간의 의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여러 결과물 중에서 '인간이 선택' 했으니 '인간이 만든 예술'과 다름없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어느 순간 이 '모든 과정을 AI가 완결하는 시점'이 된다면 그때는 어찌할 텐가. 확실한 한 가지는 지금 이 시대는 뭔가 큰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시대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빈모]


PS : '중국 용' 이라고 명령어 넣으니 용이 비슷하게 나왔다.


매거진의 이전글 햇빛, 바람과 숨을 쉬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