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제목을 '당신은 돈을 원하는가'로 읽었을지도 모른다.
요즘은 자유라는 단어가 십중팔구 사람들 머릿속에 '경제적 자유'를 연상케 하니 말이다. 특히, 돈에 처절하게, 혹독하게 휘둘려본 사람은,
돈 없는 자유라는 것이 가당키냐 하냐고?
되물으며, 오히려 역정을 낼지도 모를 노릇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도 그렇다. 성인이 되더라도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자율성이 생기고, 경제적 여유까지 있으면, 하고 싶거나/ 하지 않을 자유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니까.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냉정하게, 자유라는 것이, 경제적으로 속박된 상태에서 도달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나도 회의적이다.
돈은 중요하다.
ㅋㅋㅋㅋㅋ
그러니 자연스럽게 아래와 같은 삼단 논법이 통용된다.
-자유는 경제적 자유를 의미한다.
-경제적 자유는 충분한 돈으로부터 완성된다.
-자유는 충분한 돈으로부터 완성된다.
('충분함'에는 저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하지만 관점을 역순으로 보고, 다시 물어보면 어떨까.
"충분한 돈은 우리에게 자유를 가져다 주는가?"
이건 또 직관적으로, 참이 아닌 명제라는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시대 분위기가 "자유 = 경제적자유=돈"이라는 등호에 반기를 힘들정도로 완강해서, 돈이 곧 자유라고 착각하게끔 만들기도 한다.
물론, 정답은 없다.그럼, 이 '돈' 이라는 강력한 블랙홀을 제외해보고 자유를 논해보면 어떨까?
경제적 자유를 제외하고, 당신에게 자유란 무엇인가?
아마 이렇게 되면 사람마다 꽤나 다채로운 기준들이 등장할 것 같다. 자유도 정말 각양각색이다. 챗지피티에게 한 번 물어보니,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자유도 다양하다.
여러 갈래로 풀어갈 수 있는 이야기는 많다.ㅎㅎ
중요한 건, "나만의 기준이 있는가?"이다
내가 진정으로 자유를 갈망한다면, 돈을 제외한 '자유'를 정의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자유를 성취하기 위한 실천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가질수록 돈에 종속됨으로써 자유로부터 멀어지는 아이러니를 맞이할테니 말이다.
이 관점 조차 너무 뻔하게 들리겠지만,원래 뻔한 게=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는 거고= 그 자체로 타당한 의견이라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그런 맥락에서 나는,
자유를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그 중에서도 으뜸은,
'시선을 의식 하지 않는 것' 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선은 다시 두 갈래로 나뉜다.
A. 타인의 시선
B. 자신에 대한 시선(=자기검열)
물론, 이 기준마저도 자본주의 논리로, 돈이 있으면 남의 시선을 덜의식하게 되고, 자기검열을 덜하게 된다고 말할 수 있다. 부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너무 남을 신경쓰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끼치는 피해와, 자신을 돌아보지 않아 자기객관화가 전혀 안되는 사람이 가끔 눈쌀을 찌푸린다는 것도 잘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그리고 자기검열을 불필요하게 많이 하면서, 스스로의 자유를 옥죄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시선을 의식하지 않기 위해 행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단언코 "글쓰기"였다.
따라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와 별개로, 내가 타인과 나 자신에 대한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즉 경제적 자립과 심리적 자립, 두 가지가 바로 설 때, 비로소 자유를 향유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글쓰기를 하면서 전보다 훨씬, 타인의 시선을 덜 의식하고, 자기검열을 덜 하게 됐다. 그리고 이것은 전적으로 글을 씀으로써 쟁취해낸 '자유'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은 마치 마치 돈을 차곡차곡 저축하고 불려가는 재테크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요원해보이지만, 차근차근하다보면 좋아진다.
그놈의 글쓰기...진부하게 들리겠지만, 한 번 읽어봐주라.
A.타인의 시선
'자유'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타인을 의식하는 것이다. 사실, 딱히 누군가가 내게 어떤 삶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끝없이 타인을 '의식하고 나는 위축된다.
근데 글을 쓰다보면 점점 타인을 덜 의식하게 되고, 조금씩 자유를 확보하게 된다.
단, 두 가지 원칙이 있다.
a. 제3자가 볼 수 있는 공간에 올린다.
b.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불쾌하게 만들지 않는 한, 최대한 '내 생각을' 진솔하게 써야 한다.
거창한 이야기나, 대단한 주장을 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세세한 일상을 담지 않아도 된다. 써서 올리는 행위에 방점이 있으니, 스치는 생각을 포착해 몇 줄로 나열해도 좋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타인의 시선에 대한 의식과 자기 검열이 확연하게 옅어짐을 느낄 것이다.
우리 몸에 약한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넣어줘 항체를 형성하는 게 백신의 원리다. 이로써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잠입해도 면역반응이 일어나 바이러스를 제압할 수 있게 된다. 글을 쓰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방법도 비슷하다. 누군가의 평가에 지레 겁을 먹고 있다면, 선제적으로 생채기를 내는 것이다.
글을 써서 올리고, 무관심, 냉소, 비평 등을 받다 보면 정신에도 항체가 형성된다. 결국 백신을 맞는 원리와 같다. 그리고, 애초에 내 글을 읽는 사람은 극소수다. 반응 자체가 없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다ㅎㅎ
우리는 객관식 세상 속에 찍어서라도 정답을 맞히는 게 중요한 유년시절을 보냈기에, 오지선다에 없는 답을 상상 못 한다. 서술하는 형태로 무언가에 대한 답안을 제시해 본 적이 거의 없기에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주저한다.
근데 특정 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소신 있게 드러내지 못하는 다 큰 성인이,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좇는다는 게, 내게는 요원하고 아득해 보인다. 선후관계가 안 맞다.
사소한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부터 글로 써서, 타인이 나를 판단하고, 특정 잣대로 재단하게 만들자. 그럼 홀연히 떠나고 싶다는 계획도,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고 싶다는 결심도,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결정할 때도, 더 이상 타인의 평가나 시선이 고려 대상이 아니게 된다.
B. 자기검열=자신에 대한 시선)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이 자신을 괴롭히는 자기 검열은 또 다른 문제다. 아이러니하게도 자기 객관화를 잘하는 사람들이 자기 검열이 심한 측면이 있다. 주관을 바탕으로 자신을 객관화하는 과정에서, 정도 조절을 정확히 할 수 없기 때문에 겪는 부작용 중 하나이다.
한편, 우리 몸의 면역은 늘 내 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가? 때에 따라, 내 몸을 공격하기도 하는데, 그게 자가면역질환이라더라. 자가면역질환은 세균, 바이러스 등 외부 침입자로부터 내 몸을 지켜주어야 할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병이며,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에 나타날 수 있다. 섬찟하지 않은가?
그런데 자기 객관화도 마찬가지다. 자기 객관화는 사회적 동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중요하지만, 어느 순간 자기 검열로 그 모습을 둔갑하여 내 정신을 공격한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데, 아무도 관심도 없는데, 내가 나 자신을 괴롭힌다.
타인의 시선에 이어, 자신의 시선까지 정신을 괴롭히고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글을 잘 쓰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부끄러울 수 있다.
글에서 드러날 생각이 비루해 보여서 주저할 수 있다. 근데 익숙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하고 그냥 쓰고 올리자. 쓰다 보니 나도 분류가 되더라. 이건 덤이고, 정말 전보다 자유로워진다.
자유로워는 지고 싶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남들한테 조금이라도 책잡힐 여지를 주고 싶지 않다는 거, 그건 욕심이다. 개인적으로 글 쓰는 사람들을 편애하는 편인데,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적어도 이런 모순적인 욕심은 없기 때문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경제적 자유, 즉 돈도 물론 자유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목표이지만, '글쓰기' 역시도 자유를 위한 평범하고도 사소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쓰자. 올리자. 재테크랑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