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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우 Jun 21. 2016

뉴욕, 라이카로 본 시선

Volume 28.  도시의 고독 - 하


Volume 28.  도시의 고독 - 하









나는

도시의 본모습이 아닌

내가 담고 싶은

도시의 순간을 담을 뿐이다





도시의 고독



사진전을 통해 이 사진을 마주한 분들에 의하면, 모두가 첫인상에서 따뜻하다고 - 당연하게도 사진가에게 전시회야 말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귀한 경험이다 - 여기게 된 사진이 있다. 그러나 정작 내쪽에서 의도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따스한 봄날, 공원을 찾은 수많은 이들 중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주목했다. 언제나처럼 - 뒤늦게 알게 된 것인데 어쩌면 나라는 사람은 예기치 않은 반전을 즐기는 타입 인지도 모른다 -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요소인 도시의 고독에 셔터를 눌렀던 것이다.


사실 딱히 무엇이라고 내 쪽에서의 고독이라는 것을 논리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나의 눈에는 가운데 피사체와 우측 - 홀로 앉아 있는 두 남자의 자세로부터 - 피사체로부터 그 감정을 전달받았다. 그리고 그 정적인 두 인물 사이에 노을이 지는 순간 빌딩을 뚫고 부서지는 한 줄기 빛에게 동적인 요소를 부여했다. 는 것이 정확한 나의 의도였다. 달리 말하면 한없이 정적이기만 한, 그래서 촌스러운 말로 표현하면 엽서 같을 뻔했던 이 사진은 한 줄기 빛으로부터 어떠한 생명력을 부여받은 셈이다.

 






센트럴파크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움직임에 관해 한 가지 견해를 늘어놓자면, 내가 찍는 순간은 늘 동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의 작업물을 되돌아보는 분석은 분명 필요하다 - 순간의 움직임이 의미를 나타내는 방식이야 말로 거리사진의 묘미인 것이다. 전체적인 의미 맥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기억하게 위해선 움직임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내 경우에는 풍부하든, 리드미컬하든 아니면 섬세하든 간에 동적인 움직임이야 말로 나의 사진 스타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 내가 찍는 사진은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고 여기기 마련이다. 그렇다. 난 무엇보다 가.까.이. 가 좋다. 그렇기에 피사체에 더욱 다가갈 수 있는 35mm렌즈 하나면 충분하다. 적어도 내쪽에서의 교감 - 망원렌즈를 사용하는 이들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그들도 분명 그들 나름의 교감이 있기에.  - 은 그런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 사진은 나와 빛의 거리, 즉 공간적인 개념의 가까이는 아니다. 단지 이 것은 나와 빛이라는 피사체 사이의 심리적인 개념의 가까이. 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영화의 예를 들어보자. 장르적인 속성에서 볼때, 심리적인 영화는 주로 클로즈 쇼트를 사용하는 편으로 깊이와 디테일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만큼 행위의 반응을 강조하는 것이다. 때때로 행위의 존재 이유를 객관적인 고민으로 부터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어쩌면 나는 의도하였던 의도하지 않았던간에, 순간의 깊이와 디테일을 위해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갔던 게 아닐까.








 




USA  |  NYC  |  2015  |  ©Hyunwoo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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