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욕망 없이 진정한 만족은 없다"
라고 프랑스의 작가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 (본명을 처음 접해보았다. 그도 그럴게 대중에게는 볼테르라는 필명으로 기억되고 있기에)는 말했다. 행동과 행위를 구분 짓는 것은 의도이다. 행동은 의도가 포함되지 않지만 행위는 반드시 어떠한 의도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의도의 유무에 따라 시작도 끝도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를테면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말도 그렇다. 의도적. 그것은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이 주목적으로 비칠 때 쓰인다.
의도적이라는 말이 나온 김에 의도라는 녀석에 관한 고민을 풀어본다. 작년부터 나의 인생에 가장 큰 화두는 행복하게 살자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행복이라는 것을 두고, 의도적으로 나는 행복해야지.라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해서 행복은 쉽게 얻어지는 것일까.라는 물음과 함께, 나는 그렇다면 줄곧 어떻게 - 물론 지금도 여전히 어떻게. 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행복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모든 인간은 제멋대로인 구석이 없지 않지만, 고백컨데 내쪽의 기질은 말 그대로 제멋대로. 에 무척이나 가깝다. 이러한 타입은 무언가를 스스로 계획하고 그림을 그렸을 때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 불행하다고 느끼기 쉽다. 사실상 귀인(행동의 원인을 추론하는 과정에 대한)의 내부 요인도 중요하지만 외부 요인도 중요하다. 즉 주변 환경의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오로지 성격이나 타고난 기질적 요인들과 연결 지어 버리는 경향 - 작은 의미에서 본다면 자기 스스로가 의도한 것을 이야기한다 - 의 의도는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돌이켜보면 의도대로 되어서 좋았던 적도 있지만, 반대로 그렇게 되지 않아서 다행이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내쪽에서의 경험으로 미루어 본다면, 의도되지 않은 긍정적인 결과를 얻게 되는 경험은 어리석게도 혹은 안타깝게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봐야 느낀다는 것이다. 삶의 흐름에서 애써 스스로가 원하는 대로만 그림을 그리려 하는 게 오히려 더 행복하지 못한 게 아닐까. 그래서 이왕이면 흘러가는 대로 어떻게. 의 행복을 맡겨도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하게 힘을 빼고 있는 것 - 나는 타인으로부터 어깨에 힘을 빼라는 말을 가끔 듣는 편이다. 나의 어깨가 평균 이상으로 넓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은 아닐 테고. 내쪽에서는 힘을 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말을 종종 듣는 걸 보면, 그렇게 비치는 내 모습을 마냥 부정할 수도 없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다. 그것 또한 나의 페르소나일 테니까 - 은 또 아니겠지만 말이다.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찾아와 누리게 되는 행복의 기준은 어쩌면 욕망의 만족감인 것 같다. '그래,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아. 괜찮아'라는 만족말이다. 이 사진을 두고 그 순간의 기억을 글로 쓰는 의도는 이 사진을 찍고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해하며 길 위에 서있었기 때문이다. 해외에 가면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는 편 - 어디까지나 나의 여행 철학이다 -인데, 그나마 아이폰으로 하는 행위 중 하나가 메모장을 활용한 짧은 메모다. 그러한 까닭으로 사진의 제목을 달기 보단 순간의 생각이나, 단어를 기록하는 습관이 생겨났다.
나는 물어본다. 과연 언제, 어디서부터 였을까. 일상에 사소한 만족을 잊고 살아온 지가.
나의 욕망이 과해진 것 일까. 나의 만족이 무뎌진 것 일까.
FRANCE | paris | 2016 | ©Hyunwoo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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