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임원 보고 후
팀장이 되고나서, 처음으로 들어간 임원보고자리였다. 주 발언권이 나에게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PM으로서 뭔가 회의의 서두에 아젠다를 설명할만한 스크립트를 간단히 써써 회의에 들어갔다. 이 회의가 왜 설정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했는데 서론이 조금 거창했던 지 실장님이 내 말을 바로 이어서 이야기했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다 아는 이야기이니까, 로드맵부터 설명하면 될것 같아요.
첫 임원회의에 긴장했는 지, 그래 그냥 짧은 시간이니 본론부터 얘기하면 된다는 것을 간과했다. 앞으로는 서론은 거창하지 빼지말고, 본론부터 이야기하고 결국에는 어떤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를 더 명확히 하자.
내가 동의를 표하고 있고 그 다음 이야기를 이으려고 했는데, 다른 임원분의 인터럽트가 발생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내 말을 끊어먹은게 아니고, 통역이 끊긴 상태에서 발언을 이어나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 다음 의견 말하기를 늘여뜨리고 있었기 때문에. 적당한 시점에서 어찌됐든 좋은 결론이 났으니, 이 부분도 그렇게 개의치 않을 것. 일단 오늘 회의를 하면서 중요하게 얻은 교훈이 있는것 같아 정리하려고 했다.
- 아젠다를 먼저 이야기하고, 가능한 한 본론부터 이야기할 것
- 돌려서 얘기하지 말 것
-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어달라는 식으로 정리하지 말 것
- 예상하는 결론의 형태를 최대한 만들어 갈 것
임원보고란 피곤하기도하고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도 또 하나의 보고가 예정되어 있는데, 이런 식으로 수 없이 피곤하겠지. 그러나 그 피곤함이 더해진 양이 내가 향후 남들보다 돈을 더 받는 무게의 값이려니 생각하고 기꺼이 즐기면서 일해야 한다. 조바심을 내거나 끌려다니지 말고 지나가는 말들에 너무 디프레스 되지도 말자. 어차피 길고 오래 가는 것이어야 할테니, 잠깐 일희일비한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닐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