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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창한 날들 Nov 16. 2024

안녕하신가요?

가을밤에 쓰는 편지

안녕하신가요?

마음으로는 10월 중순에 브런치에 돌아왔으나,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태생이 뭉그적거리는 타입이라 한 달이나 미루었네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문단의 기적 같은 소식이 지나는 동안 얼마나 말을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어요. 흥분되는 소식을 두고 막 수다 떨고 싶은 마음 있잖아요. 게다가 한강 작가는 1970년생으로 저와 동년배거든요. 김연수 작가와 함께 동갑이라는 내적 친밀감을 저 혼자 느끼고는 그들의 글을 매우 애정해 왔답니다. 


지난여름과 가을엔 어떻게 지내셨어요?

저는 올해 여름부터 퍽 다이내믹하게 지냈답니다.

모든 분들이 궁금해하진 않으시더라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할 소식을 들려드리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릴 정도로요. 

저, 10개월의 백수 신분을 청산하고 마침내 새 일을 시작했거든요!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고, 응당한 대가처럼 고군분투 중이랍니다.(ㅎㅎ)


브런치 글은 쉬고 있었지만, 다이어리에 일기 쓰기, 매일 글쓰기 모임, 내 블로그 쓰기 등 글쓰기를 쉰 적은 없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셨어요?

여러 작가님들께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당장 지키기 어렵습니다만, 혹시나 짧더라도 근황을 남겨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방문드릴게요.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날 느닷없이 사라지는 사람을 믿을 수 있는가 하고요.

그가 다시 돌아왔대도 언제 떠나버릴지 모른다는 의심쩍은 마음은 무의식 중에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만남에서 믿음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다 거짓말이었구나. 브런치 구독자 분들께 믿음을 드리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 말이에요.


한 번씩 짧은 인사라도 남겨야겠다, 그리고 꾸준히 쓰는 사람으로서 거듭나야겠다 생각했어요. 시월 중순의 어느 날에요. 그리고 이 밤에 돌아왔네요. 날이 쌀쌀해지면 집이 더 그리워지잖아요. 아마 그런 마음...


브런치에서 제가 너무나 좋아했던 작가님들 중, 어느 날부터 여러 이유로 글을 올리지 않는 분들이 계셨어요. 몇 번이고 찾아갔다가 쓸쓸히 돌아오곤 하던 어느 날은 그리운 마음을 한껏 남기는 댓글을 남겼고요.


제가 이 글집을 떠나 있는 몇 달 동안 어떤 분께는 제가 다른 작가님께 가졌던 그런 황당하고도 그리운 마음이 들었다면 좋겠네요. 제 글에 그 정도의 애정을 가진 분들이 계신다면 좋겠어요. 아주 이기적인 마음이지만요...

그래서 그분들께 이 편지가 퍽 반가운 소식이었으면 좋겠네요. (하하) 


몇 달 동안 작가로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좌충우돌 고군분투 무모한 도전기 들려드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약속이라도 드리고 저는 이만 자러 갈게요.

다음에 뵐 때까지 다정한 이들과 함께 안녕히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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