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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라드 Jan 14. 2022

레드 데블스가 되다

Welcome to Manchester United

어느새 20년이 흘렀다.

바야흐로 한반도가 떠들썩했던 2002년 그날.

사춘기의 한 복판을 지나던 나에게 붉은 악마, 국대 말고 레드 데블스가 다가왔다.

위성 tv에서 케이블 시대로 넘어가면서 생겨난 MBC ESPN은 신세계였다.

신승대 캐스터와 박문성 해설위원의 케미, 480p급 저화질, 대문짝만 했던 스코어보드.

98 월드컵부터 축구에 눈을 뜬 후 처음으로 좋아하는 해외 클럽팀이 생겼다, 유나이티드.

반 니스텔루이, 리오 퍼디넌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악동 웨인 루니.

2003-2004 시즌 뉴캐슬전 루니의 분노 중거리슛, 2005-2006 시즌 해버지 박지성 영입.

청소년기 키가 안 큰 건, 첫째 아토피였고 둘째 새벽 축구 시청이었다.

20년째 부모님의 잔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껌 씹는 속도가 아드레날린을 끌어올리고 퍼기 타임은 기다려지기까지 했다.

떠오르는 첼시, 오래된 라이벌 리버풀, 명장 대결 아스날, 그래도 그 시절 맨유는 맨유였다.

난 레플과 굿즈를 모으진 않았다. 경기 분석하고 선수들 정보 찾아보고 직접 축구하는 팬일 뿐.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팬질하기 힘들다.

유럽 대항전 진출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가끔 퍼기옹이 그립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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