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해서 꾸준함으로 노력한다.

회사 바깥에서 꾸준함음 나의 무기가 된다.

직장생활을 지금까지 계속했다고 생각해보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무리하지 않고, 튀지 않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채로 매년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연봉협상에서 적절한 연봉 인상률로 버텨나가는 방법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더 높은 연봉을 주는 회사로의 이직을 시간을 천천히 들여 준비했을 것 같다. 지정된 기일에 월급이 전달되는 마음의 안정성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야겠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것이 주는 익숙함이 나의 성숙함이나 새로움보다는 명함이 주는, 통장의 숫자가 주는 만족감으로 이끌었을 것 같다.

프리랜서를 시작하고 처음에는 직장생활에서처럼 버티고 버텼었다. 하지만 버티기만 해서는 제자리를 고수할 수밖에 없었고, 인내하며, 버텨내며, 아픔을 참아내며 하루를 넘겨내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지금 여기에서 한걸음이라도 디딜 수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 이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그 자리에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닌 나보다 앞서가는 사회에, 그리고 다른 프리랜서들에, 그리고 성장하는 디자인 대행사들에게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상당히 조급했다.

내가 회사라는 배를 타서 풍경을 관람하는 입장이었다면 뒤늦게 알아챌 수 있었던 사실들을, 비록 작은 노를 가지고 젓는 배를 타고 있지만 직접 방향을 잡고 속도를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서보니 조금 더 빨리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일부보단 빠르지만, 일부보단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처음에는 마음이 급했었다. 하지만 1년, 2년이 지나고 나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 미래를 생각하기 시작하기 시작했다. 나를 채찍질해나가는 것이 나의 속도를 빠르게 만들지 않았고, 오히려 나를 상처 입혀 나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었었다.

나는 평균의 디자이너다. 나는 빠르지 않다.

하지만 꾸준함이 쌓아가는 평범함의 무기는 점점 강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평균의 삶은 빠르지 않다. 세상의 표면에 나오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나에게는 자본력이나 실행력, 누구나 감탄할 수 있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부족했다. 그래서 느리더라도 꾸준히 노력하고 내가 쌓아 올려갈 수 있는 부분들을 찾는데 시간을 쓰기 시작했다. 부족한 부분이 발견이 되면,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나를 위한 공부를 시작하고 그렇게 쌓이고 쌓이는 것들로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길을 오랫동안 걸을 수 있는 체력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생각이 바뀌니 일상이 변화하고, 하루하루가 힘들다고 생각이 되지 않았다. 저번 달의 나보다 이번 달의 나는 조금 더 실력이 좋았다. 이렇게 나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고, 천천히 그리고 오래, 멀리 나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