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 Dongyoon Aug 20. 2016

#14. 즐겨라, 다시 못 올 것처럼

Postedy by DONGYOON_HAN / 2015년 2월 여행 중

놀러 왔으면 놀아야지. 수도자의 수행처럼 과거를 곱씹고 한국 가면 뭘 해야 할지 생각만 하다가 돌아갈 수는 없잖는가.

아르헨티나 여행은 파타고니아를 제외하면 놀고먹는 여행이 전부다. 호스텔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같이 돌아다니고 술 마시고 이야기하고.

내 목숨은 처음 보는 남자에게 달려있다
비싼 돈 내고 내가 왜 구름 위까지 올라왔을까, 스카이다이빙 직전 후회 가득한 표정.

부에노스아이레스 근처에는 스카이다이빙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게 스카이다이빙을 할 수 있다. 생각보다 무섭지 않고 다이빙 후에 느끼는 즐거움이 훨씬 더 크니 꼭 해보길 추천.

악마의 목구멍. 이구아수 폭포의 정수.
흠뻑 젖어서 추웠다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경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브라질 쪽에서도 볼 수 있고 아르헨티나 쪽에서도 볼 수 있다. 세계 3대 폭포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세계 제 1의 폭포다. 정말 엄청나다. 특히 폭포를 직접 온몸으로 맞을 수 있는 보트 투어도 있는데, 속이 다 시원하다. 젖을 준비 하고 타자.

Tango의 본 고장에서 땅고 공연 관람. 

맛있는 스테이크와 디저트, 그리고 술 한 잔까지 즐길 수 있는 땅고 공연은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페인의 플라멩코보다는 재미없다. 물론 공연을 벌인 출연진이 땅고를 잘 못 하는 사람들이었을 수도 있지만, 공연보다는 음식이 맛있다고 기억에 남는다.

다이나믹 듀오에 버금가는 코레안 듀오.

아르헨티나는 비행기로 이동하지 않고 볼리비아에서 기차로 넘어갔다. 그중, 볼리비아에 가까운, 아르헨티나 북부에 큰 도시 중 하나인 살타에 일주일 가량 머물렀는데, 살타에서는 멋진 협곡을 투어로 다녀올 수 있다. 우유니에서 고산병과 피로가 끝까지 쌓여있었는데, 살타에 머물면서 놀고먹고 쉬면서 그간의 피로를 풀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암환율로 인해 나와 같은 배낭 여행자들에게 천국과 같은 곳이다.

거리의 악사. 쉽게 접하기 힘든 반도네온, 그리고 수준 높은 음악 공연.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가 생각났던 인형극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매주 일요일마다 골동품 시장이 열린다. 저렴한 가격에 갖가지 물품들을 살 수도 있고 또한 길거리 곳곳에 거리의 악사들도 있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일 년을 여행하면서 남들은 어렵지 않게 로맨스를 만들기도 하고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하필 나는 태생적으로 섹시함을 갖지 못한 탓인지, 쾌활한 성격으로 인해 이성을 잘 만날 것 같다는 오해 때문인 지는 모르지만 만 1년의 기간 동안 아쉽게도 단 한 번의 로맨스도 없었다. 그중 아르헨티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여성 여행객 한 명에게 호감이 생겼다. 물론 결론적으로 숙맥의 주저함 덕분에 아무것도 실천하지 못했지만, 다시 누군가와 사랑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참 다행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13. 문명, 이런 Civilization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