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많은 말을 하며 산다. 그 말을 표현하는 방식(글, 춤, 음악, 미술 등등)이 어떠하든 그렇다. 그러한 말 중에 가장 어리석은 말은 '신을 믿지 않는다'는 말이다.
신은 믿고 안 믿고의 존재가 아니다. 그래서 신을 두고 '믿는다 안 믿는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오류다. 왜냐하면 인간 자체가 이미 신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믿는다 안 믿는다의 인식체계로 접근하면 안 되는 존재가 신이다. 신이 믿는다고 해서 있고, 안 믿는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신은 그저 그렇게 존재한다. 마치 '있지만 없고, 없지만 있는 것'으로 그렇다.
사람들은 자신이 신앙 생활(종교의 종류와 상관없이 신을 앙망하고 두려워하고 경외하는 심성으로 예배하는 행위)을 하지 않는 것을 마치 자존감 넘치는 사람의 심볼인양 어깨를 으쓱이며 말한다.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그들은 알지 못한다. 신적인 존재인 자신이 자기의 실체를 알지 못하면서 조금 아는 인식의 일부만을 갖고 전부를 다 아는 양 거들먹 거리는 행태다.
인간이 신을 경배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순전히 신의 영역이다. 인간이 신을 선택해서 그 신에게 경배하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신이 그 인간을 선택해서 자신에게 경배하기를 허락하는 것이다.
인간이 똑똑해서 자신이 원하는 신을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신의 입장에서 보면 어리석기 그지 없는 인간인 것이다.
죽을 때까지 신을 모르고 죽는 사람은 신이 선택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죽어 귀신이 되어도 온 곳을 알지 못하니 또한 갈 곳을 알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넋으로 남게 된다.
이 문제는 지식의 분야도 아니고 과학의 분야도 아닌 오직 영적인 분야다. 지식으로는 알지 못하는 오직 지혜로만 알 수 있는 신령한 영역이며 신이 허락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숭고한 영역이다.
그래서 지혜로운 인간은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신께 기도해야 한다. 신적인 존재인 사람인 '나', '나자신을 알 수 있게 해 달라'고, 나를 선택해 달라고.
소크라테스는 이미 그것을 알았고, 그 심오한 진리를 너무나도 쉬운 말로해서 오히려 어려운 말이 되어 버린 말로 표현했다.
'너 자신을 알라!'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 는 말은 고로 "나는 나를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부끄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