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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균 Oct 09. 2020

새로운 언택트 세상? 사실은 나만 몰랐던 메타버스

2020년 시작과 함께 찾아온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습니다. 정확히는 변화보다는 혁명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만남을 가장 좋은 소통 수단이라 여겨왔습니다. 카페, 식당, 강의실, 사무실, 공원 등에서 여럿이 만나 함께 어울려 놀고, 공부하며, 일하는 삶의 방식이 최고라 믿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를 하나의 물리적 공간에 함께 머물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와 반대를 뜻하는 언(un-)을 합쳐서 만든 신조어 언택트(untact)는 빠른 속도로 우리 사회의 일반적 문화가 되었습니다. 비대면, 원격교육, 줌, 웹엑스, 팀즈, 이런 키워드들은 2019년 말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매우 낯선 개념이었는데, 코로나19 이후 초등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기업체 임원분들에게까지 불과 몇 달 만에 일상의 단어로 스며들었습니다. 언택트 시대, 사람들은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는 불안감과 신기함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언택트 세계는 원래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세계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언택트 세계는 현실 세계와 공존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우리는 일상생활의 기록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서로 좋아요 버튼과 댓글로 소통했으며, 사이버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은 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공부해왔고, 글로벌 기업들은 멀리 떨어진 법인들과 각종 화상회의 도구와 협업툴을 가지고 함께 일했습니다. 

또한 국내 인구의 절반 정도가 온라인 게임 세상에서 휴식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15조 원을 넘어섰는데, 국내 커피 시장 규모가 10조 원 정도임을 볼 때 얼마나 많은 이들이 온라인 게임 세상에 머무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이런 언택트 세계를 메타버스(metaverse)라 부릅니다.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미디어에 담긴 새로운 세상, 디지털화된 지구를 뜻합니다. 인간이 디지털 기술로 현실 세계를 초월해서 만들어낸 여러 세계를 메타버스라 합니다.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 곁에 있었지만,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메타버스보다 현실 세계에 머무는 이들이 더 많았습니다. 크기가 100나노미터도 안 되는 작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 인류를 거대한 메타버스 속으로 강제 이주시킨 셈입니다.

메타버스 세계에 익숙했던 이들은 언택트 문화에 쉽게 적응했습니다. 그러나 메타버스를 경험하지 않았던 분들은 갑자기 다가온 언택트 문화를 불편해하고 두려워했습니다. 코로나19가 지나고도 우리가 경험한 언택트 문화, 언택트 혁명은 우리에게 메타버스의 의미를 깊게 남길 겁니다. 메타버스는 우리의 일상생활,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점점 더 확장해 가리라 확신합니다. 이제 아날로그 지구, 물리적 지구에서만 머물기는 어렵습니다. 새로운 메타버스가 우리에게 다가왔고, 이미 많은 이들이 그 메타버스의 의미와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물론, 메타버스가 현실 세계, 물리적 지구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 곁에는 물리적 지구와 함께 디지털 지구인 메타버스가 함께 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 세계, 물리적 지구에서만 머물기를 고집한다면, 당신은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붙이지 못한 채 물리적 지구에 고립된 사람이 됩니다. 특히, 당신이 기업 경영자, 정책 의사결정권자라면 더욱더 물리적 지구에만 고립되면 안 됩니다. 메타버스를 외면한 리더와 함께 하는 조직과 구성원들은 메타버스라는 신세계에서 누릴 수 있는 의미, 즐거움, 경제적 이익 등을 모두 놓치기 때문입니다. 15세기,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배를 타고 신대륙을 탐험하며 그들의 세력을 키워갔습니다. 19세기, 기계화 세상의 미래 가치에 먼저 눈을 뜬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은 다른 국가들의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를 압도하며 성장했습니다. 21세기는 메타버스의 시대입니다. 우리는 이제 현실 세계와 메타버스가 공존하는 시대를 살아야 합니다.  


* 이 글은 2020년 12월 플랜비디자인에서 발간 예정인 '메타버스, 디지털 지구에 올라타라(가칭)'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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