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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텅텅 Jan 07. 2020

프롤로그 : 결혼 대신 베트남을 꿈꾸다 (3, 마무리)

에라 모르겠다. 일단 묻고 베트남으로 간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Q. 백수커플이 신혼부부네서 쉐어하우스, 얼마나 함께 있을 수 있나요?
: 집 구해지는 대로 독립 VS 안정된 소득이 생길때까진 함께


함께 살자는 호의가 정말 고마웠지만,
사실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 일주일 정도만 얹혀살고,
어떻게든 싼 집을 구해서 따로 살아야겠다’ 




베트남 부부는 한국에 잠깐 들르기 전부터 현지에서 영상 통화를 자주 걸었었다. 


아파트를 살 때 애초에 우리 커플을 고려해 큰 집을 잡았다고 했다. 

한쪽 방은 이미 우리 커플이 들어가 살 수 있도록 침대와 화장대 등을 간단히 갖춰놨다고 했다.

고마운 마음만큼, 미안한 마음도 컸다. 

한국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부동산이 낮은 가격에 형성돼 있고, 

월세는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고,

보증금의 개념이 없어 몇 달치 월세만 미리 내면 계약이 완료된다고 했다.


우리에게 정말 괜찮다며, 부담갖지 말라고 재차 설명하는 부부의 말에도

부담스러운 마음이 썩 가시지는 않았다. 


함께 살자는 호의가 정말 고마웠지만,

사실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일주일 정도만 얹혀살고, 어떻게든 싼 집을 구해서 따로 살아야겠다’ 

다만, 막상 에어비앤비를 찾아보니 

우리가 살 곳을 따로 장만하기엔 고정 지출이 만만치 않았다. 


100만원 가량이면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를 빌릴 수 있었지만,

퇴사 후 마땅한 일자리도 없이 떠나는 터라

한달에 약 4~50만원 가량의 숙소를 찾아봤다. 


불과 몇 십만원의 고정지출도 백수 커플에겐 부담스럽게 느껴지긴 했다.
베트남으로 부부가 떠난 이후 몇 번의 영상 통화를 했고

베트남과 한국의 생활을 서로 주고받다가 베트남 부부가 입국했다.

무더위로 이어지는 6월인데도 한국을 들른 베트남 부부는 만나서 연신 ‘춥다’고 했다.

베트남의 더위는 생각보다 더 지독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베트남에서 함께 살기로 한 만큼 우리는 캠핑을 떠나기로 했다. 

1박 2일이란 시간을 온전히 우리 넷만 함께 생활해 보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함께 장을 보고, 요리를 하고, 술을 곁들인 저녁을 함께 나누며 

여느 때보다 서로의 마음이 더 가까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캠프장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불멍을 때리며 맥주를 홀짝이던 순간마다

우리는 ‘좋다’는 말을 반복해서 했다.

캠핑장에서 하루를 보낸 뒤, 여자친구의 집에 부부를 초대한 뒤 그곳에서 각자 샤워를 하고, 

인근에서 순댓국을 먹은 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공항버스를 타기 직전까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캠핑장을 나온 이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줄 알았건만,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에 계획에도 없던 일들을 즉흥적으로 이어갔다.


그날 이후 나와 여자친구는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어쩌면, 일주일이 아니라 한달 그 이상도 함께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은 잠시 뒤로하고,

어쩌면 장기간 쉐어하우스가 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진 채


그렇게 우리 커플은 베트남, 하노이 출국 비행기를 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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