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의 나에게.
솔직하다는 건 대체 뭘까요.
대한민국 과학소재 단편소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매해 초면 으레 스케줄러 맨 앞에 '올해의 하고 싶은 일' 목록을 작성하잖아요. 3년째 그 목록에 공모전 응모가 있었는데, 연말에 그 위에 붉은 선을 그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응모조차 하지 못했던 거지요. 공모전은 마감이 있지만 그 마감에 강제성이 없기에 자칫 일상에 치이다 보면 날짜를 넘기기가 일쑤거든요. 공모전 작품 등록 버튼을 눌렀을 때, 그래서 기뻤습니다. 단편이지만 드디어 계속 지키지 못했던 나와의 약속 하나를 지킨 기분이었거든요.
목요일에 수상 소식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감사하다고 말하고 끊었죠. 옆에 있던 직장 동료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서 공모전에서 상 받았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나를 빤히 보더니 "그런데 별로 안 기뻐하네? 아, 혹시 쿨해 보이려고?"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곤 무슨 공모전이냐고 묻고는 "별 거 아니네요."라고 대화를 마무리 지었죠.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어리둥절했습니다. 별다른 접점 없던 사이였던지라 더더욱. 쿨해 보인다는 게 어떤 거냐고 되물었죠. 그는 그런 사람들 있지 않냐고. 솔직한 감정 표현을 하는 게 멋없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자기는 솔직해서 그런 사람들이 이해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솔직하다는 건 대체 뭘까요, 정말로.
확실한 건 저런 무례함이 솔직함과 닿아 있다면 평생 솔직해지고 싶지 않단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