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부재! 첫째 아이 케어! 육아 오롯이 경험하기
너무 고마운 15일이 후딱 지나갔다.
지난 5월 21일, 둘째를 출산하고 와이프는 산부인과에서 2박 3일을,, 퇴원 후 곧바로 산후조리원으로 향했다.
조리원에서의 시간은 2주일, 나는 첫째 아이를 오롯이 보름간 키워야 했다.
출산 예정일이 임박해지면서 첫째 아이에게 깊이있는 설명을 해주었다. 곧 엄마가 부재할 것이라는 사실과 그 이유에 대해서,,
첫째는 늘 싫다고 했다. 엄마가 너무 좋아서 옆에 있어야 한다고 나름의 이유를 대기도 하며 한껏 성장한 4살 남성의 위용을 뽐냈다.
출산이 다가왔다. 21일 새벽 4시 와이프가 진통했다. 그길로 잠자는 첫째를 깨워 안고, 와이프가 싸놓은 출산여행가방을 가지고 병원으로 향했다.
첫째는 잠든 상황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제법 쌀쌀한 새벽 공기가 춥다며,,
와이프는 입원 후 약 40분만에 둘째를 출산했다.
첫째를 잠시 봐주겠다는 착한 간호사가 없었다면 둘째 아이의 탯줄 컷팅을 놓쳤을 것이다.
이렇게 첫째는 자기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존재와의 기약있는 이별의 순간을 마주하게 됐다.
어린이집을 다녀왔다.
첫째랑 무엇을 하면서 놀아줄까.
우선 저녁 전까지 찰나의 출출함을 달래기 위한 과일을 준비했다. 그리고 재미있게 먹었다.
티비로 옥토넛 탐험대와 헬로카봇을 번갈아 봤다.
그리고 저녁을 맛있게 먹고, 목욕을 했다.
곧 잠자리에 누웠다.
침대에 누웠을 때 비로소 직감한 듯 하다.
"엄마 보고싶어"
큰 존재의 부재를 깨달은 어린 아이의 충격은 적지않을 터...충격을 흡수해줘야 하는 나인데..새삼 눈물이 흘렀다.
'딱하기도 하지 우리 아들,, 근데 나도 보고싶다 너의 엄마...'
감성어린 설명과 노래, 그리고 둘째 태명을 모티브로 한 자작동화와 함께 매일밤을 무난히 넘겼다.
나는 현재 휴가 중이다.
다니던 회사를 4월부로 퇴사하고, 6월 중순 새로운 회사에 출근을 앞두고 있다. 휴가기간은 약 한달 반
밀린휴가와 공휴일을 합치니,,잊어버린 방학이 찾아왔다.
둘째는 효녀다. 아주 좋은 시기와 일정에 태어났으니 말이다.
이직을 위한 재충전 시간과 첫째의 육아 전담 타이밍이 완벽히 맞아 떨어진 것은 너무 행운이다.
나는 완전히 가사일과 육아에만 집중했다
살면서 언제 또 이렇게 가정에 젖어 보겠는가..매일매일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육아 및 가사일 루틴은 이랬다.
기상, 첫째와의 아침식사, 세면 및 단장, 어린이집 등원, 난 그길로 헬스장, 나홀로 점심식사, 청소 및 빨래, 설거지, 조리원 방문, 어린이집 하원, 첫째와의 여가시간, 저녁 제조, 저녁 식사 및 티비시청, 목욕, 수면시간 돌입!
그렇게 루틴을 거치면서 조금은 완벽한 아빠에 다가섰을까...청소와 가사일이 체득되면서 조금은 완벽한 남편에 다가갔을까...
오늘은 어린이집에 보낼 첫째 아이의 낮잠이불을 수선했다. 부드러운 겉겹에 가득 충전된 솜, 섬세하게 다뤄야 해서 "섬세모드"로 빨아야 했거늘,,"이불빨래"를 누르며 여느 솜이불과 같이 빨아지면서 옆이 터져버렸다. 반짓고리를 찾아 손바로크를 했다. 형형색색의 실 중 가장 이불과 비슷한 실을 골랐고터진부분이 서로 오무려지도록 꿰맸다.촘촘히.
이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마치 해오던 것처럼..
이것이 체득인가.
내일은 드디어 첫째의 모든 것이자, 나의 가장 큰 쿠션, 스승, 조력자인 와이프가 온다.
그리고 새롭게 친해져가야 할 딸내미! 둘째도 온다.
첫째는 둘째를 처음 마주한다.
어떤 느낌을 받을지,,, 마치 사랑을 뺏긴다는 충격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잠자는 첫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반성해봤다.
1. 스마트폰 좀 그만할 걸, 더 많이 그만할 걸
2. 먼저 책 읽어줄까 하고 말할걸
3. 역할극 놀이에 더 충실할 걸
4. 더 많이 쳐다보고 있을 걸
5. 같이 사진 좀 더 많이 찍을 걸
그리고 눈시울도 붉혀본다.
1. 나에게 와줘서 고마워
2. 지난 보름간 잘 지내줘서 고마워
3. 많이 대화하면서 보름 동안 쑥 커졌네 우리아들
4. 많이 대화하면서 보름 동안 성장했다 아빠도
5. 나를 키워줘서 감사해
끝으로 첫째에게 메시지를 적으며
우리 둘만의 보름 이야기를 정리한다.
"감정적으로 정서적으로 더 세심하고 다정다감한 엄마가 곧 온다. 하지만 엄마는 너보다 더 연약한 존재를 케어하고 돌봐야 하느라, 어쩌면 예전같지
않을 수도 있어.
그런데 말이야. 걱정하지마라.
동현아! 아빠가 있다! 좀 더 완벽하고 더 성장한!"
말로 표현해서 무엇하나
사랑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