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경호 ho Jul 01. 2018

'삐에로쑈핑' GOOD vs BAD

유통플랫폼 다각화, 다제품체험은 GOOD! 하지만 브랜드 정체성은?

'삐에로쑈핑'

대단한 것이 문을 열었다.

언제나 그랬듯, 계획이 그랬듯, 티징에서 밝혔듯

 정용진 부회장은 그것을 겨냥했고 성공했다!

스타필드 하남~코엑스 별마당도서관 하드캐리,,

신세계는 국내 대기업 유통브랜드 중 가장 공간을 잘 이해하고, 창출해내는 기업이 아닐까 싶다

정용진 부회장을 필두로, 신세계그룹이 준비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도 기대감과

투자적 탄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시안푸드를 주제로 한 대규모의 PK마켓도 론칭 준비 중이라 알려졌다. in 미국)


'삐에로쑈핑'은 꾸준한 관심속에 성장할 것이다.

오픈베타 테스트와 같은 개업운영 기간을 겪으면서 발전할 것이고, 변모할 것이다.

또, 코엑스라는 상업공간을 더 재미있게 만들며 발길을 이끄는 긍정적인 역할도 해낼 것이다. (코엑스는 소규모 브랜치가 모두 사라지고, 누구나 알법한 브랜드들만 가득 입점하면서 본연의 공간 정체성을 잃기도 하였다. 그저 깔끔하고 정돈된 컴플렉스 몰의 느낌이 됐다)


'삐에로쑈핑'이 던지는 긍정적인 시사점이 꽤 있다.

먼저, 대한민국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이 다각화된다는 점이다.

이미 이마트, 신세계는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편의점' 등 가심, 펀심잡는 취향저격몰, 가성비잡는 마켓, 로컬 특성에 어우러지는 슈퍼 등 다양한 공간을 론칭하며 호응을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실험하고 투자한다.


두번째는 다브랜드의 다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창출하는 유통산업에서의 시너지다.

신세계의 혁신은 유통대기업들의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다.

대형유통업체를 향한 정부규제(SSM규제 등)를 우회하고, 신성장동력을 모색하는 솔루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와 홈플러스도 저마다 프리미엄 식품 플랫폼, 창고형 마트 등 신성장을 찾고 있는 중인데, 여기에 더 자극적이고 긍정적인 시너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세번째는 판매자, 구매자들의 선택지 증가다.

벌써 해외 이태리 중저가 브랜드, 글로벌 초저가 브랜드 등이 안착했다. 백화점이나 아웃렛에서만 가능했던 영역이 늘어난 것이다. 산업종사자들에게는 자신들이 굴리는 유통아이템을 선보일 수 있는 장이 새롭게 늘어난 것이다. 또 소비자들에게도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졌다.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던 찰나, 아쉬운 점도 조금은 발견됐다.

제일 아쉬운 것은 독자적인 브랜드 정체성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삐에로'가 주는 보편적인 이미지인 재미와 익살, 광대스러움, 어지러움 등 복합적인 느낌을 플랫폼 공간에 잘 살린 것은 맞다. 그러나 어딘가 부족하다. 마치 모범생이 헤비메탈을 연주하는 느낌, 노브랜드셥+이마트+드럭스토어를 어지럽게 섞어 놓은 것 같기만 하다.

스텝들의 옷에 물건이 어디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는 워딩을 부착할 정도로 만물상인 것을 내세우지만...

조금 더 곱씹어보면, 너무너무 돈키호테만을 의식한 것 같다. 즉 인위적이다. 

돈키호테는 이온몰, 로손과 함께 일본 유통계를 이끄는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 돈키호테는 메가마트를 표방하며 만물상을 들여온 것이고, 뒤죽박죽의 디피(Displaying)전술은 오랜세월을 통해 정착된 것이다.

패션섹션, 생필품섹션, 화장품섹션, 의약외품섹션 등 저마다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군들이 밀려 들어오면서 자연스러운 공간이 구성됐고, 한정된 공간에 디피하기 위한 방법이 물 흐르듯 전략이 된 것이다.

그런데 삐에로쑈핑은 완전 노렸고 그것만 노렸다!


그렇게 노린 돈키호테보다 아쉬운 점도 있다. 자국의 것이 아닌 글로벌 브랜드의 혼재는, 다양성은 제공하지만, 대한민국 대표 만물상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돈키호테에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질좋고 값싼 일본 공산품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역으로 한류를 체험하고픈 외국인들이 있지는 않을까?

그동안 이마트나 신세계백화점에서 취급하지 못했던 B급, C급의 국내 브랜드 혹은 놓치고 있던 한정판의 아이템, 브랜드를 발굴하고, 새로운 뉴페이스를 선보이는 플랫폼이었다면 어땠을까.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와도 호흡할 수 있는 만물상이 되지 않았을까 아쉬운 생각이 든다. (또, 제품들을 보다보면 가격경쟁력이 그다지 있지 않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이것도 아쉽다)

 

마지막으로, 독자적인 정체성을 구축하는 비중보다, 돈키호테 벤치마킹의 비중이 높아서일까... 플랫폼이 주는 메시지와 스토리텔링도 미약해보인다.

왜 이런 공간이어야 했는지, 왜 이런 모습이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소비자와의 사전, 사후 교감말이다. 물건을 사는 소비자들의 본질, 물건을 사기까지의 과정(메타)등 여러 부분들에서 '삐에로쑈핑'만의  특별한 인사이트는 찾아보기 어렵다.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사견으로 유통 플랫폼에서 가장 가치있는 분야는 UX디자인이라 생각된다.

좁은 공간에서도 최선의 경험을 위한 구매동선과 같은 요소말이다. (돈키호테도 한정된 공간을 극복하자는 UX디자인이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잘 소구되지 않았나 싶다)

'뒤죽박죽 만물상'을 의식하기에 앞서, 깔끔하고 정갈한 공간구성이어도 마치 개미지옥에 발을 들인것 마냥 의식주 모두를 소비하게 되는 '이케아(IKEA)',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Flying tiger copenhagen)'과 같은 브랜드 플랫폼들의 UX디자인과 BX전략을 먼저 벤치마킹했으면 어땠을지 싶다.

신세계 그룹이 주는 퍼블릭 이미지에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소비 공간"이라는 의식도 대부분 자리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 [논픽션] 양질의 메시지, 카피 담긴 광고가 그립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