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일기; 예민한 사람들은 대체로 공감 능력이 뛰어난 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예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꽤 시간이 걸렸고, 정확히는 지금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예민하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요즘에는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 많이 나와 있다. 심리학자가 쓴 책부터 개인이 개인을 위로하는 에세이까지 매우 다양하다. 어쨌거나 맥락은 그 책을 읽는 당신도 나도 모두 다 마찬가지라고, 다들 힘들고 위로가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요즘은 그런 시대이니까. 사람들은 뉴스를 통해 거대한 배가 가라앉는 장면을 보고, 누군가 떨어져 죽는 장면도 보고, 토막 난 시체, 실종, 자살 등 끔찍한 단어들을 쉽게 접하고 너무 많은, 겪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간접적으로 겪고 있다. 그렇게 미처 깨닫기도 전에 트라우마가 발생하기도 하고, 사회는 점점 우울해지는 것 같다. 예민한 사람들은 대체로 공감 능력이 뛰어난 편이라고 생각한다. 겪지 않은 일도 내 일같이 한없이 우울해지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