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리얼 Sireal Jul 08. 2023

커뮤니티로서 노션 페이스북 그룹의 발걸음

LG전자 자문 경험을 토대로

배경

록담 님의 추천으로 LG전자의 글로벌 커뮤니티 운영에 자문의원으로 다녀왔다. 자문위원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고, 멘토링 같은 느낌이다. LG전자에서 제품 별 글로벌 커뮤니티를 운영 중인데, 페이스북 그룹을 운영 중인 팀의 부름으로, 페이스북 그룹 활성화를 위한 내용이었다. 현재 4.7만 정도 되는 페이스북 그룹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온전히 내 전략, 계획, 고민 등을 통해 운영된 것은 아니다.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 자문위원 제안이 왔을 땐 거절했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함께 하게 되었다. 

무슨 말을 할지도 몰랐고, 어떤 내용을 알려주어야 할지도 모르고 계속 고민만 했는데, 그 해결책은 록담 님에게서 나왔다. 질문과 퍼실리테이션을 너무 잘해주셔서 내 속에 들어 있던 답변들이 나온 것이다. 덕분에 페이스북 그룹 운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정리를 하는 김에 이렇게 글로 남긴다.




Q. 노션 페이스북 그룹이 잘 될 수 있었던 이유


1. 처음 페이스북 그룹이 만들어졌던 당시(2018년 5월)에는 노션에 관해 한국어로 된 콘텐츠가 없었다. 따라서 한국어로 노션을 검색하면 페이스북 그룹이 가장 먼저, 그리고 유일하게 나오던 시기였다. 정보를 얻을 곳이 없다 보니 유일하게 나오는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구할 수밖에 없었고, 질문과 정보가 한 곳에 모이게 되었다.


2. 노션 공식 한국 사용자 모임 초창기에는 페이스북 자체 활성화 유저가 훨씬 높았다. 그냥 사람이 많았다. SNS가 이거 하나뿐이었는지 대부분 페친을 많이 찾았고, 정보와 사람들이 넘쳐났다. 


3. 노션이 인기를 점점 얻는 시기였다.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회사의 업무 도구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채용공고로 역할을 했고, 메모앱 최강자 에버노트의 오류가 잦아지면서 대체제라고 생각하는 개인 사용자들도 많이 찾았다. (이때는 노션의 용도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Q. 페이스북 그룹을 활성화하기 위해 운영자로서 한 일

1. 초창기에는 그룹에 업로드되는 모든 포스팅에 좋아요 또는 댓글을 남겼다. 질문에 대한 답을 98% 이상 남겼고, 답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내용은 좋아요라도 눌렀다. 업무 시간 빼고는 정말 많은 시간을 페이스북을 보면서 지냈다.


2. 초창기에는 노하우나 정보는 없고 모두 질문이었다. 그런데, 질문에 답변을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관리자인 내가 모든 질문에 대해 혼자 연구하고, 검색하고, 실험해 보면서 답변을 달아두었다. 이를 통해 내 노션 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다.


3. 이때 고마움을 표현해 주신 분들이 계시면 다른 사용자들에게도 본인의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이 걸 통해 질문과 답변의 선순환이 만들어졌다. 


4. 페이스북 그룹의 특성상 정보가 저장되지 않고 흘러가는데, 이를 저장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유의미한 포스트들은 모두 아카이빙 했다. (https://www.sireal.co/wiki) (지금은 안 하는 상태)


5. 각종 강의, 세미나 같은 이벤트를 개최했다. 강의를 할 생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페이스북 그룹에 강의를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페이스북 그룹 최초로 노션 강의를 진행했다. 이후에는 세미나 요청도 많아서 세미나를 오픈했다. 2019년 3번 개최했다.


6. 브런치, 블로그, 유튜브 등 각종 외부 채널을 통해 페이스북 그룹을 알렸다. 신규 유저를 계속 유입시키기 위해 노션에 관련된 콘텐츠는 모두 페이스북 그룹을 홍보했다. 한동안 내 타이틀은 노션 공식 한국 사용자 모임장이었다. 운영자이거나.



Q. 지금은 페이스북 그룹이 잘 안 되는 이유

1. 이제는 페이스북 그룹이 아니라도 노션에 관한 정보가 넘쳐난다. 유튜브, 구글은 물론이고 심지어 네이버 블로그, 지식인, 카페, 카카오 오픈챗에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페이스북 그룹을 찾을 이유가 사라졌다.


2. 페이스북 자체 활성화 수가 떨어졌다. 노션은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사용자 수가 많은데(시리얼 유튜브 채널, 홈페이지, 강의 수강생 등 기준), 2030 세대들은 페이스북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인스타그램을 사용한다. 현재 페이스북에 남아 있는 분들은 최소 3040 세대 이상이다. 노션의 사용자는 2030인데, 페이스북 활성사용자는 3040 이상이니 사용자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3. 도달이 많이 떨어졌다. 이전에는 사진만 올려도 1만 명에게 도달하는 일은 쉬웠는데, 이제는 사진, 이미지는 커녕 무엇을 올려도 2천 명 이상 도달하는 게 쉽지 않다. 

열심히 만든 콘텐츠를 올려도 도달이 되지 않고
-> 도달이 되지 않으니 반응이 없고
-> 반응이 없으니 재미가 없고
-> 재미가 없으니 떠난다. 

페이스북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


Q. 해외 페이스북 그룹 중 잘 된 사례와 그 이유

해외 페이스북 그룹 중 Notion made simple이라는 그룹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다양한 생산자와 소비자가 참여한다. 본인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홍보 채널로 페이스북 그룹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은데, 템플릿을 공유하는 것도 다 무료 버전도 있다 보니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가 생산되기 때문이다.


Q. 페이스북 그룹을 떠난 이유

페이스북은 타임라인 형태로 정보가 저장되지 않고 흘러간다. 좋은 정보들이 있는데 사람들이 찾지 못하고 흘러가는 게 아쉬워서 저장공간을 찾다가 네이버 카페와 동시에 운영 중이다.


Q. 네이버 카페를 선택한 이유

정보 아카이빙이 가능한 커뮤니티 서비스, 우리나라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아보니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영어로 된 커뮤니티 운영 서비스는 있지만, 이런 니즈를 모두 충족시켜줄 수 있는 커뮤니티 운영 전문 서비스의 부재가 아쉽다.


Q.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유의미한 사람들을 모으려면

1. 콘텐츠를 잘 만드는 사람이 기준이 아니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을 모아야 한다. 콘텐츠의 퀄리티는 투박할지어도 고민에 대한 깊은 진심, 진정성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나올 수밖에 없고, 이는 좋은 콘텐츠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2.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끼리 네트워킹 행사를 개최. 고민이 같다면 스스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같이 고민하며 친해질 것이다.(혼자 겉도는 사람이 있더면 마이크를 그 사람에게) 온라인, 오프라인 관계없이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아이스브레이킹을 가져야 한다. 온라인에 좋은 해외 도구가 많다.


3. 명예, 뱃지, 네임드. 커뮤니티에는 소위 말하는 네임드 유저가 있다. 어디든 자주 등장하고 대부분의 질문에 답변을 하며,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모두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에게 완장, 증명, 인증, 뱃지(페이스북 그룹에서) 등을 만들어줘서 그들이 자신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그분들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좋은 콘텐츠를 만든 사람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거나, 정보를 얻기 위함이거나, 어쨌든 신규 유저가 유입될 확률이 높아진다.



Q. 운영자로서 하지 않은 일(반성)

1. 다른 그룹, 기업들과 콜라보레이션

노션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노션에만 갇혀있었다. 다른 기업, 그룹과 콜라보를 할 때에도 노션을 활용한 다양한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노션에만 갇혀 다른 걸 하지 못했다.


2. 광고

청정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광고를 금지시켰는데 좋은 의미의 광고마저 나타나지 않아 결과적으로 콘텐츠가 생산되지 않았다. 무료 템플릿 나눔, 행사와 같은 광고들은 어느 정도 수용하여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들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3. 운영진

커뮤니티 운영은 처음이다. 당연히 나 혼자 해야 하는 줄 알고 4.8만 명이 될 때까지 혼자 운영했다. 처음엔 몇천 명 수준이라 운영에 리소스가 많이 들지 않았고, 재밌었기 때문에 혼자 잘 운영했다. 매주 새벽까지 커뮤니티 운영해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때는 커뮤니티가 다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걸 인지를 하지 못했다. 1-2만 명 수준으로 커졌을 때부터 운영진을 모집해서 함께 운영했다면 내 리소스는 적게 들고 더 단단하고 다채로운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희망이자 아쉬움이 든다.

그 외에도 많이 있겠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이 세 가지



혼수가전 담당자피셜로 혼수를 살 때는 더현대서울에서 혼수 전용 상담을 받거나 새로 오픈하는 LG베스트샵에서 상담을 받으면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노션과 연동되는 할 일 관리 앱 Akiflow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