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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용 Apr 06. 2021

서평하는 사람들.

<서울리뷰오브북스>, <기획회의>

 


 읽은 책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을 글로 남기기 위해 노력한다. 서평일 수도 혹은 독후감일 수도 있는 성긴 글인데,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글을 쓰면서 가지게 된 물음은 ‘이 글이 나의 독서 행위를 드러내는 것 외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였다. 책에 대해 얘기하며 논하는 글, 책 한 권을 두고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의 무궁무진함을 접할 수 있는 글은 없을까? 그런 역할을 하는 글이 있다면 나같이 읽는 것과 더불어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평론 역시 엇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책이라는 물성과 아울러 언급할 수 있는 확장성을 지닌 형식은 바로 서평이었다.     


 인터넷 서점이나 신문에서 서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지면이나 플랫폼의 특성상 서평은 책의 소개나 개괄로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결정적으로 전문적인 서평을 모아서 책마다 지닌 논쟁적인 지점을 두루 살펴보거나 연결해볼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궁극적으로는 책을 얘기하지만 책에 기대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서평의 필요성에 대한 얘기이기도 하다.     


 이번 기획회의에서 눈여겨  글은 전문 서평지 <서울리뷰오브북스> 홍성욱 편집장의 기획자 노트였다. 홍성욱 편집장은 한국에서 서평은 비판의 어려움, 혹은 부적절함을 이유로 “좋은 얘기만 하고 끝나는  많다면서 해외의 <뉴욕리뷰오브북스> <런던리뷰오브북스>같은 전문 서평지를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전문 서평지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했던 김영민 교수 등과 함께 의기투합하여 <서울리뷰오브북스> 만들게 됐다.     


 <서울리뷰오브북스> 1호가 나오기 전 0호가 크라우드 펀딩에서 주목을 받았던 것을 나도 기억한다. 김혼비, 박솔뫼, 김영민, 김초엽 등 다양한 필진들과 주제는 전문 서평지가 지닐 수 있는 스펙트럼을 야심 차게 보여주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동시에 구성이 다소 어지럽다는 비판도 있었는데, 1호에서는 그런 부분을 좀 더 보완하여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줄 성싶다.     


이 모든 게 개별적으로는 적확한 의미를 짚어보는 과정일 테고, 전체적으로는 새로운 대화창을 만드는 작업일 것이다. ‘돈이 안 되는 일을 왜 하느냐’는 질문이 정작 돈 외의 너무 많은 걸 집어삼키는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삶의 당위를 눈속임하지 않고 쳐다보며 누군가에게는 무용해 보일지 모를 것들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개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며 용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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