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퍼스널 브랜딩
아무리 좋은 가치와 생각,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나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결코 나를 원하는 모습으로 알아봐 주지 않는다.
퍼스널 브랜딩이라고 하면 뭔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인생에서 처음 브랜딩을 시도하는 시점은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였다고 생각된다. 이전까지 칭찬 듣는 아이가 되기 위해 행동했다면, 이제부턴 그보다 더 다양한 폭의 이유로 선택하고 행동하게 된다. 기호 혹은 유행에 따르는 모습으로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시점도 바로 그때다. 그 당시로 본다면, 난 단순한 아이였다. 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친구가 스킬 자수를 사자고 했을 때, 반에서 절반 넘는 애들이 그걸 하고 있음에도, 난 거절했다. 아무리 여럿이 해도 내가 관심 없으면 따라 하지 않았다. 그런 일이 몇 번 더 반복되자 그 아이는 울면서 서운함을 토로했고 집에 가서도 말한 모양이었다. 집에 갔더니, 엄마가 그 내용을 알고 있었다. 엄마는 날 꾸중하기보단, 이렇게 말하셨다. "지나야, 친구들과 해야만 더 많이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어. 학교에서 친구들이 같이 하고 싶어 하는 일도 해보고 난 다음에, 다른 걸 해보는 게 어떨까. 그러고 나서 네가 하고 싶은 길을 선택해도 괜찮아."
그제서 난 다른 이들이 하는 일을 한 번씩 따라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스킬자수 꿰매는 일이 영 내 적성이 아니어서 그랬을까? 통 관심이 늘지 않았다.
그럼 내가 먼저 친구들과 같이 할 행동을 만드는 건 어떨까. 처음에는 대화에서 친구들이 어디에 호감을 갖는지 귀를 기울였다. 딱히 공통점은 없었다.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가 과연 잔디를 좋아하는 걸까, 그 시절 한참 유행인 콘텐츠 감상평 외에는,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주제는 없었다.
그런데 어디에 불만을 갖는지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미지근한 우유의 맛이 고역이라는 것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을 옮기는 게 그 시작이었다.
그 시절 우리는 매일 아침 학교에서 우유 배식을 받았다. 그러나 여름철 흰색 우유는 1교시만 넘겨도 금세 온도가높아졌고, 이에 마시기 싫어하는 학생들이 참 많았다. 그렇게 우유를 책상 밑 서랍장 사이에 넣어두다 상한 우유가 몇 달 후에 터지기로 했으므로, 미지근한 우유는 처치 곤란이었다. 한편, 몇몇 아이들은 제티 가루를 들고 왔는데, 단것을 조절하기 힘든 아이에게 제티를 매일 챙겨주는 부모는 적었다. 그게 기회였다. 내가 제티를 주는 사람이 되면 된다.
그래서 제티를 한 박스를 사 와서 사물함에 놓고 제티 한 봉투를 또 소분해서 나눠줬다. 서너 번은 해야 우유에 타 먹을 양이 나왔다. 한 번으로는 부족했던 아이들은 먼저 미션들을 만들고, 급기야 쿠폰을 발행하면서 옆에서 도와줬다. 그 뒤로 우유 배식 시간에 일종의 이벤트가 됐다. 누가 더 많이 마시는지, 더 빨리 마시는지에 대한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예전 놀이인 딱지라도 사람들이 즐겨할 이유만 만들어 주면, 다른 친구들도 함께 참여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것이 나를 더욱 자신감 있게 만들어주었고, 자신을 믿고 따르는 길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 후로 일 년 뒤 난 전교회장 선거에 나갔다. 인기 있는 아이 자리를 꿰찼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낙선을 했다. 그때 처음으로 알았다. 그저 재밌으면 안 된다고. 내가 원하는 목적에 맞는 이미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신뢰감 있는 사람'이 되었어야 했다. 나는 나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나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취향 큐레이터. 2019년부터 2021년, 난 이 이름으로 블로그에서 활동했다. 취미로 하던 블로그에 광고 문의가 있었고 그중 가장 많은 게 외식업이라 식당 리뷰를 하기 위해 정한 이름이었다. 당시 나로서는 소소한 성공이었다. 2년간 친구들과 맛있는 곳들 가고, 술집에서 받은 20만 원으로는 더없이 놀 수 있었다. 그렇게 200여 곳의 잘나가는 곳들, 일명 핫 플을 가면서 누군가의 콘텐츠가 팔릴 수 있도록 후기를 작성하려면 어떻게 할까 고민해왔다. 글을 여럿 써보고, 검색 결과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짧은 시간에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보조 수단이 있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런데 내가 느낀 건 너무 많은 키워드들이었다. 돌아오면 한 가지 키워드도 생각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 기획을 뾰족이 다듬기 위해 사장님에게 짬을 내어 대화를 요청했고, 당장 기억에 남는 메뉴를 꾸밀 수 없으면, 기억에 남는 손님이라도 작성해 보려고 했다.
그렇게 마케팅 방향에 대해 말을 나누다가 한 번은 병원 원장님께서 같이 일해보자고 먼저 제안을 하셨다. 이후 난 원장님과 10번의 브랜딩 개요 회의를 했고, 그 시간은 나에게 정말 뜻깊었다. 경영인 입장에서 제품을 기획하는 일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언제 지갑을 열까? 소비자의 선택은 품질의 차이보다는 주로 인식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단순히 홍보하는 것보다는 소비자들이 제대로된 메시지를 수용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진정한 성격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브랜드가 전달한 이미지를 인식하고 그에 상응하는 반응을 할 뿐이다. 예를 들어 가정간편식을 생각해보면, 소비자들은 각 재료의 품질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상의 차이에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래서 포장지에 적힌 "잘나가는 홍대 초마 짬뽕을 가져왔다."라는 문구를 20대 자녀를 둔 가정주부들가 본다고 생각해보자. 이는 주말 가족 식사를 준비하려 찾았다면 고려해볼만한 문구다. 자녀들이 맛있게 먹을 거란 상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그들이 어떤 상황에서 우리 상품을 구매할 것인지, 우리 상품을 선택하는 고객의 페르소나를 정확히 계획하고 전략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퍼스널 브랜딩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인식될 것인지에 대한 강렬한 답안을 만들어야 한다. 줄 수 있는 사람, 그래서 얻을 게 있는 사람이 될 때 가치가 올라간다. 본인만의 주제가 잘 갖춰지면 브런치를 통해 출간을 하고, 강연자로 다양한 네트워크 모임에 참석하거나 모임을 만들 수도 있다. 자기가 하려는 일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아질 때 그 일을 정말로 성공한다. 더 이상 묵묵히 노력하며 성공을 기다리는 시대는 지나갔다. 자신의 시각과 타인의 시각 사이에서 본인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의 본질이 어디에서 창출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상호적인 신뢰와 협력을 바탕을 자신만의 진정한 가치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까지, 인스타그램으로 이런 말도 들었다. “재주가 많네요. 뭐 하는 사람이세요?”
아직까지는 그 해답이 없었다. 퍼스널 브랜딩은 한 가지 단어로도 기대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본질이 어디에서 창출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그 후에는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그림을 그려가며 액션을 나누어보고, 시도하고 도전해야 한다.
주변에 무언가 생산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초창기엔 그들을 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정을 갖고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구나’하는 감상 정도가 전부였고 한편으로는 ‘정말 부지런한데 왜 몰라 줄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들이 하는 일 중 자신의 만족을 위한 일이라 보고, 그다지 의미있는 것으로 여기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그 한 가지를 꾸준하게 잘 가꿔나가면서 유튜버로 백만 뷰를 기록하고, 빅 테크 기업에서 마케팅을 하고, 또 다른 이는 커머스에서 몇 십억의 매출을 만들기도 했다. 그들이 꾸준하게 가꿔온 진정성이 그 어떤 홍보보다 강력한 시장가치로 나타내는 모습에 놀라웠다.
무엇이 그들을 이런 성공으로 이끌었을까? 수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하나씩 다시 살펴본다면, 그 해답은 '자신이 선택한 한 가지 분야에서 꾸준히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었다. 그 행위 자체가 그들의 퍼스널 브랜딩이자 사업의 핵심이 되어 다양한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그 역사는 더 많은 이들을 열광시킬 것이다.
나는 서포터였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본적인 요소, 우리가 갖고, 쓰고, 보여주고 싶은 것들 사이에 열정이 향한다. 이들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가치와 경험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형태는 모르겠지만, 그 과정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경험은 이미 나의 생각을 풍부하게 만들어주었다.
지난 12월, 식당 업주들이 참여하는 밀키트 제작 사업에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님, 롯데마트 센터장님 앞에서 발표를 했다. 나는 그 사업을 지속하지 않지만, 그때 만난 사람들은 남았다. 그 당시 나를 계속 나아가게 했던 믿음은 계속 하면, 얻어질 진심이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작게나마 성공을 해본 경험은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해주었다. 앞으로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브런치를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적 용기를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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