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나와 3개월 만에 카페창업
회사 퇴사후 창업,
제 주변은다들 꿈꾼다
그거 언제 부터 할 수 있는걸까요?
아니, 그떄가 오긴 하는걸까요?
오늘은 회사 2년차에 가게 창업을 시작하게 된 혜성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합니다.
-<퇴근 후 야근식당>3편-
인터뷰이: 정해성
나이는 올해 28살이고, 만으로 26살 (97년생)
브랜드매니저 퇴사 후, 3개월 만에 두 번째 가게 오픈.
저와의 인연은, 엑사 MBA라는 기업은행 하준식 팀장님이 만든 커뮤니티에서 만났다는 건데요. 독서, 취업, 일 모든 일에 열정이었던 해성님을 모셔왔습니다. 특히 직장생활 이후, 창업으로 턴 하기까지 실제 이야기가 궁금했는데요. 이번 에피소드가 직장인과 창업인 가로에 서있는 분들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킬까 합니다. 또, 그가 만드는 키슈는 어떤 음식인지, 어떤 생각이 담겨 있는지를 나눠봤습니다.
#키슈앤피즈
#연남동브런치
#연남동카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연남동에서 키슈 브런치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해성입니다.
운영한 지는 오늘까지 하면 한 달 하고 4일 차네요. 매장 오픈은 3개월 정도 걸렸어요.
매장 준비까지 돈은 어떻게 모았고, 얼마나 필요한 지 궁금해요.
23살 때 창업, 졸업 직후 2년 4개월 동안 장교 근무, 그리고 1년 3개월 동안 회사 다니며 모은 돈 이외에 대출을 받아서 1억 5천만 원을 만들었어요. 매장 오픈을 준비하며 1억 1천만 원 정도 들었고, 남은 돈은 마케팅 비용 투자와 적자를 대비해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작은 매장을 준비하는데 보통 1억은 든다고 해서 저도 그 언저리를 준비했어요.
가게 인테리어와 위치선정에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 있을까요?
매장 위치를 보러 갈 때, 권리금은 없고 월세는 300만 원대, 20평대 이상을 찾으러 다녔어요. 이외에도 자연이 가까이에 있고, 채광이 잘 들어오는 공간을 찾아다녔어요. 그렇게 서울 전체를 돌다가 연남동 산책길까지 흘러오게 되었습니다.
인테리어를 할 때도 공간에 드리우는 빛의 방향을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도록 설계했어요. 그렇다 보니 각각의 시간대별로 공간이 주는 느낌이 아예 다르고요. 저는 오후 1시의 빛이 드리울 때, 빛이 아예 없는 저녁의 매장 분위기를 가장 좋아해요.
어떻게 매장을 3개월 만에 열 수 있나요?
저 혼자서는 절대로 3개월 만에 매장을 열 수 없었을 거예요.
그래서 각 분야에서 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찾아 인테리어와 음식 개발, 음료 개발을 각각 부탁하고, 실무 권한을 전적으로 위임했어요. 그러다 보니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죠. 함께한 모든 사람들이 뛰어난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줘서, 운이 좋게도 3개월 만에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습니다.
키슈 앤 피즈 매장은 어떤 곳인가요?
연남동 매장 이름은 키슈 앤 피즈(Quiche Nfizz). 사랑과 평안 “Kiss and Peace”가 방향성인 공간이에요. 오늘날의 프랑스 신도시에서 즐길 법한 여유와 낭만의 공간을 서울에 담아보자고 생각했어요. 보통 저희가 생각하는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프랑스와는 달리, 요즘은 모던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도 다양한 색감과 예술성이 녹아든 공간이 더 프랑스 답다고 느꼈거든요.
요즘 한국 베이커리 유행은 어떤 게 있을까요? 어떤 점을 고려하고 만든 건지 궁금해요.
유행은 베이글, 크루키 정도인 거 같아요. 다만 저는 유행을 따라가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대신 지금 유행의 다음 단계에 대해서 고민하는 편이에요. 특히 고객들이 새롭다고 느끼는 지점을 고민할 때, 기존에 없던 것에서 새로운 하나만 더해야 하죠. 한편, 키슈가 그런 메뉴라고 봤어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키슈 베이킹 클래스를 듣더라고요. 마니아 한 수요가 있다는 건데, 아직 대중적으로 소개되지 않은 상태라서, 이걸 잘 풀어내면 저희 브랜드가 키슈의 대명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키슈는 어떻게 만드는 건지 궁금해요.
원래 키슈를 만들 때 4-5시간 정도 걸리거든요. 공정이 되게 까다로워요. 원래라면 아침 11시에 오픈하기 위해, 오전 6시부터 준비해야 하는 거예요. 반죽을 계량하고, 냉장고에서 일정 기간 보관하고, 반죽을 틀에 성형하고, 누름돌에 넣어서 굽고, 누름돌을 빼주고 굽고, 속재료를 계량해서 조리하고, 타르트 틀 안에 넣고 달걀물을 채워서 굽고, 속재료를 넣은 후 다시 굽고 식혀서 자르죠.
근데 손이 많이 가는 공정을 개선하면서도 품질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고객님들이 더 합리적으로 제품을 소비하고,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 방법이라고 봐요. 지금은 주문이 들어오면 20분 내로 키슈 한 판이 완성될 수 있도록 공정을 개선했어요. 그러면서도 타르트의 바삭함을 살리고, 시간이 지나도 형태가 무너지지 않게요.
그럼, 처음엔 돈을 벌 목적으로 회사를 다니기로 했던 건가요?
아뇨. 원래는 군대를 다녀와서 바로 창업을 하려 했는데, 전역하기 2개월 전에 문득, 신입사원이 될 수 있는 시기를 그냥 날려버리고, “바로 창업하는 게 맞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부랴부랴 취업을 준비했죠. 운이 좋게도 전역 직후 바로 취업이 됐습니다.
전 회사에선 어떤 업무를 했었나요?
저는 식품 회사에서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매니저로 1년 3개월 간 일했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밀도 있는 경험이었어요. 신입사원이다 보니 처음에는 매출 규모가 낮은 제품을 맡았어요. 그러다 회사에서 저를 좋게 봐줘서, 부서 배치되고 3개월 차에 회사에서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핵심 브랜드를 관리했어요.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도움을 받아, 퇴사 직전까지, 월매출은 70%, 영업이익은 9% 정도 개선했고요.
그럼에도 일을 잘하다가 퇴사한 계기는 뭐예요?
당시엔 더 큰 대기업으로 이직을 하고 싶었어요. 회사에서 업무를 할수록 제가 모르는 게 정말 많다고 느꼈거든요. 마케팅 전반과 신제품 기획 와 같은 전문적인 부분에서 특히나 갈증을 느꼈어요. 더 큰 대기업에서는 제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하기보다는, 세세하게 나눠진 업무 영역과 실력 있는 사수님 아래에서 체계적으로 업무를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퇴사 후 3개월 동안의 취준은 실패했고, 문득 회사가 제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인지 고민하게 되었어요. 배움의 길이 회사에만 있을 거 같지도 않았고요. 언젠가 창업은 다시 해보고 싶었는데, 지금이야말로 다시 창업을 해야 할 타이밍이구나 싶었어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도전해야 설령 망하더라도 재빨리 회사를 가거나, 다른 길을 모색하겠구나 싶기도 했고요. 그렇게 취업이 아닌 창업의 길로 급전환을 하게 되었습니다. ‘
회사생활과 비교해서는 창업은 어때요?
둘 다 입에서 피 맛이 날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실력에 비해 매출에 대한 압박감은 너무 커서 일찍 출근해서 새벽에 퇴근하는 삶을 살았거든요. 다만 그때는 팀장님, 부문장님, 사업부장님이 계셔서 정신적으로는 그분들께 의지하면 됐어요. 그렇지만 이제는 제가 최일선 실무자이면서, 오너예요. 매출 규모는 훨씬 작지만, 모든 결정, 실행, 성과에 대한 압박감은 상상 그 이상이고요. 그런 점에서 창업은 회사 생활보다 더 힘든 것 같네요.
이번이 첫 창업은 아니라고요. 이전엔 어떤 가게를 운영하셨나요?
네. 대학교 앞에서 수제맥주 펍을 운영했어요. 23살에 자취방 보증금으로 상가 계약금을 내고 시작했죠. 자취방 보증금으로 상가를 계약하고 거기서 숙식을 해결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대학교 친구 2명과 같이 동업을 하게 되면서 사업의 규모가 커졌어요. 대신, 그 당시 초기 비용을 줄여야 하니 직접 자재를 구매해서 지하철로 옮겨가며 가게의 모든 공간을 하나하나 만들었어요.
당시 창업은 어떤 목표로 시작한 거였어요?
그때는 아마추어 같았지만, 좋아하는 걸 남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어요. 제가 정말 맥주를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집 앞에 작은 맥주 아지트를 만들어야겠다고만 생각했어요. 제가 전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맥주 소믈리에 자격증이 있었는데, 당시 한국인 서른 명 사이, 제가 최연소였어요. 이 정도 타이틀이면 맥주를 사람들에게 팔아도 되겠다… 정도만 생각했어요.
근데 왜 그만두게 되었나요?
졸업 직후에 장교로 입대해야 해서 매장을 동업자에게 양도했습니다. 다행히 이전 창업에서 투자금과 인건비를 모두 회수했고 남은 수익금 천만 원은 모교에 기부할 수 있었어요. 운이 좋았죠.
첫 창업에서의 깨달음을 이번 매장에 적용했나요?
당시에는 박리다매로 음식을 팔았어요. 근데 언젠가 가격을 올리면 나중에 그 고객들이 다 떠나겠더라고요. 애초에 가성비를 보고 온 고객들이니까요. 물가는 계속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잖아요. 일정 사업 규모가 아닌 이상, 박리다매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고 느꼈어요. 앞으로의 사업은 “가격”을 파는 게 아니라, “가치”를 팔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대신 고객에게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획과 운영 전략은 필수적이겠더라고요.
추후 어떤 목표가 있나요?
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을 일구는 게 꿈이에요. 멀고 험한 대장정을 이번 매장으로 시작했고요. 그래서 이번 매장을 준비하면서 일부러 강의도 찾아 듣고, 주변의 멘토님들께 의견을 구하며 시장 조사, 수익성 검토, 운영 전략 등을 뾰족하게 가다듬었어요. 그럼에도 아직 부족한 게 많다고 느껴요. 계속 공부해야죠.
키슈 앤 피즈 이야기도 좀 듣고 싶어요.
키슈 앤 피즈는 말 그대로 “키슈”라는 프랑스식 타르트와 프리미엄 무알콜 스파클링 ”앤 피즈(Nfizz)”를 소개하는 공간이에요. 와인은 보통 맛있는 음식과 같이 즐기잖아요? 당연히 와인의 대체제인 앤 피즈도 미식이 있는 곳에 놓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프랑스 음식이면서도 캐주얼한 “키슈”가 엔피즈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봤어요. 추후 논알코올 스파클링, 앤 피즈의 플래그십 공간으로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근데 지금은 왜 맥주가 아니라 논알코올 스파클링이에요?
맥주는 사람들의 인식에서 저가 포지셔닝이잖아요. 반면에 원자재의 비용은 상당한데, 규모의 경제 없이는 수익을 내긴 어려울 거 같았어요. 그래서 맥주는 지금의 제가 접근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라고 생각했죠. 저가 포지션의 스파클링 음료도 마찬가지였고요. 한편 고가 포지셔닝에서 논알코올은 아직 핵심 플레이어가 없으면서 소규모 사업자도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블루오션이기에 제대로 만들어서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만 있다면 브랜드 인지도 부분에서도 앞서갈 것 같았고요.
키슈에 대한 손님 반응도 좀 궁금해요. 그리고 반응을 보면 기분이 어떠세요?
기절쌈바리 미치는 맛있다는 리뷰가 있어요.
'어떻게 왔고, 어떤 걸 먹었는데 기분이 좋다.' 고객분들의 일기장처럼 자세히 적힌 리뷰를 보면 너무 행복해요. 이렇듯 “고객을 한 분 더 만들었네” 느껴질 때 기분이 좋아요. 매장에서는 눈앞에서 고객의 반응을 볼 수 있기에 고객분들이 진실의 미간을 찡그리실 때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기도 하고요.
본인이 생각하기엔 키슈의 맛은 어때요?
많은 분들께서 키슈는 “전혀 본 적 없는 비주얼인데, 과거부터 익숙하게 먹어본 맛”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바삭한 타르 트지 위에 부드러운 계란 필링과 각종 속재료를 올려 만드는데요. 여러 필링이 쌓여서 두툼하고 화려한 비주얼이 특징이에요. 그래서 새로운 미식 경험을 찾아다니는 이들에게 추천해요
하나를 고른다면요?
제 최애는 <트러플 포르치니 키슈> 예요. 샤도네이 와인에 졸인 버섯 퓌레를 직접 만들어 넣는데, 와인을 머금은 버섯의 풍미가 매력적이에요. 원래 우리가 와인을 넣어 냄새를 빼잖아요, 역발상을 해서, 와인의 풍미를 버섯에 입혀요. 버섯이 스펀지 같은 성질이 있거든요. 이걸로 키슈를 만들면, 고급스러운 풍미가 돋보이고 와인이 한 잔이 생각나죠.
이외에도 5가지 맛이 더 있는데, 각자의 매력이 강한 친구들이라 하나씩 드셔보셔도 다 맛있으실 거예요.
성공하려면 많은 경험, 전문성 중 어떤 게 필요할까요?
이제 제 나이가 슬슬 경험보다는 프로 의식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해요. 제가 생각하는 프로 의식이란 어떤 고객과 거래처를 대할 때에도, 그들이 가진 기대,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거든요. 고객이 그걸 느끼기만 한다면, 묻고 따지지도 않고 지갑 여는 걸 여러 번 봤어요. 한편, 공급자 관점에서도 이익과 효율을 극대화해야 할 수 있는 역량도 필요하고요.
이 정도의 역량을 가지고, 자기만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할 거 다 하고, 놀 거 다하고 한다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 경우에는 뼈를 깎고, 비효율적인 인풋이 들어가야 마침내 효율적인 방법이 도출되더라고요. 그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계속 실패도 하고요. 그래도 잘되리란 보장은 없어요. 전보다 나을 뿐이죠.
요즘 마인드는 아닌 거 같아요.
회사 다닐 때도 별명이 아저씨였어요. 그런데 노력을 할 때도 아무 곳에서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시장성, 수익성, 향후 전망 등을 선제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는 프리미엄 논알코올 스파클링과 키슈에서 가능성을 봤고요.
그렇지만 결과는 운이고, 운에 도달하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노력을 엄청나게 하면 결과에 대해 미련이 없더라고요. 근데 엄청난 노력을 들이면 필연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나타나고, 결국 기회를 만나 목표에 도달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경험과 전문성도 성공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은 올바른 방향성과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이는 무지막지한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말이 있나요?
부모님이 늘 저에게 “설령 아무도 몰라주는 일을 하더라도, 거기서 일등만 하면 된다.”는 말을 하셨어요. 그러면 돈 걱정 안 하고 살 수 있다면서요. 저는 제가 하는 걸 정말 열심히 해서 딱 1등만 하자.
그게 다섯 살 여섯 살부터 마음속에 있었어요.
그래서 1등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인드가 필요할지 늘 생각했어요.
현재 까지로써는 대상을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과 목표에 도달하고자 하는 간절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세부적으로 보면, 자유 의지, 비즈니스 마인드, 한 곳에 몰입하는 누적 시간의 삼박자가 균형 있게 맞닿는 지점이죠. 지금 제 삶의 방향성도 그 연장선에 있어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이 글을 읽은 모두가 사랑과 평온이 가득한 일상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모든 분들의 하루하루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