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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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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아무나 Dec 29. 2015

그리움

그리워 서랍을 열다

이미 손끝에 너가 앉아있음을 보았다


그런 너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다 문득

헐은 잠옷 소매 옷깃에도 너는 앉아있음을 보았다


황망히 열은 서랍엔 너의 무더기가 앉아

빤히,  아주 빤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차, 서랍문을 닫기도 전에 너의 무더기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웃으며 쪼르르 발에 다리에 옆구리에 머리카락에 다닥다닥 붙어 고 작은 손들로 아프게 아프게 살을 꼬집었다


희미하고 작은 너가 느리게 손 끝에 오르니, 손 끝의 너는 여기는 내가 맡을테니 너는 다른 곳으로 가라 하였다

고개를 까닥인 너는 곧 움푹 팬 손바닥 그쯤에 푹신히 앉아 부끄러운듯 웃으며 고 작은 손을 분주히 움직였다


나는 그렇게 내 온 몸에 정답게 모여 앉아 피가 나도록 나를 꼬집는 너를 하염없이 보았다



(Image by 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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