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뤼메 Jun 23. 2022

보통 카페창업은 스타트업이라고 하지 않죠

[내일뭐하지] 1편_바이스벌사 에스프레소

<완벽주의 크루가 전하는 이야기>

완벽주의 클럽이 처음 결성된 후, 야심차게 진행한 인터뷰콘텐츠 첫 인터뷰어로 흔쾌히 응해주신 은성 사장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저희가 너무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인터뷰 요청을 드렸는데 응해주셔서, 저희끼리 재차 '진짜 인터뷰하신다고 한 거 맞아요?'라고 되물으며 놀랐던 날이었습니다.  

사장님과의 인터뷰 촬영을 마치고 나서 사장님께 제일 먼저 여쭤본 부분도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저희 진짜 아무것도 없는데 왜...". 그러자 사장님이 말씀해주셨어요. 그냥 젊은 친구들이 으쌰으쌰 뭐라도 해보려고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뭐든 시작이 어렵다고 하는데, 은성 사장님 덕분에 이렇게 [내일뭐하지?] 프로젝트를 무사히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이라 익숙치 않았지만, 그래서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길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전포동에서 에스프레소 로스팅 전문 <바이스벌사 에스프레소>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은성이라고 합니다.



카페를 운영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처음에는 다들 그러하듯 저 역시도 취업을 먼저 했어요. 나름 대기업이라고 불리는 곳에 취업해서 일을 하고 있었죠.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평생 이 일을 하고 살아야 되나?"

"이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 맞나?"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도 그런 생각과 고민을 한참 하다가 평소 좋아했던 커피 쪽으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3년 정도 회사를 다니며 나름 준비를 한 후 카페를 오픈했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름 준비한다고 했지만, 뭐랄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죠.



처음에는 일반 카페로 시작하셨다가
지금은 에스프레소 카페를
운영하시고 계신 거잖아요.
왜 갑자기 에스프레소 카페를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일반적인 카페를 운영하다 보니, 이제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이전에 계속 해왔던 일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커피 원두를 알릴 때 가장 기본적인 음료가 에스프레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를 전문으로 접할 수 있는 매장이 그리 많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에스프레소를 바로 먹을 수 있는 카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계속하고 있었죠. 그런데 서울에서 약간씩 에스프레소 붐이 일어나는 게 보였어요. 그걸 보고 생각했죠.


"아! 지금쯤이면 대중들이 에스프레소를 받아들일 수 있겠다."


이렇게 생각이 든 후 본격적으로 에스프레소 매장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시기가 좋았는지 저희가 에스프레소 매장을 오픈하고 난 후부터 부산에도 에스프레소 매장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그 덕분에 저희 매장도 함께 이슈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카페네이밍

떻게 최종 결정하게 되셨나요?


people want good coffee, and vice versa.
사람들도 좋은 커피를 찾듯이, 커피도 자기를 알아주는 좋은 사람들을 찾을 것이다.

<바이스벌사 에프스프레소> 카페네이밍


한참 카페명(네이밍)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하고 있던 중에, 아주 좋은 커피를 마시던 손님이 "이 커피는 너무 시고 특이해서 내 스타일이 아니야."라고 말하며 마시던 커피를 내려놓는 장면을 보게 되었어요. 근데 제가 마셨을 때는 그 커피가 달달하기도 하고, 향미도 너무 좋았던 거죠.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이 커피도 자기를 알아봐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때 각각의 커피마다 가진 고유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역할을 우리 카페가 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얘기들을 아내(그때 당시에는 여자친구)에게 했어요. 그러자 "그럼 이 단어는 어때?"라고 보여준 단어가 vice verse(1. 거꾸로, 2. 반대로, 3.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뜻)였어요. 그걸 보고 말했죠. "어? 괜찮은 것 같다". 이렇게 해서 이름이 지어지게 되었어요.




영수증이 하늘색이더라고요.

영수증이 하늘색인 건 처음 봐요.

어떻게 이런 영수증을 만들게 되셨나요?

내가 앉은 위치까지 함께 표시해주는 하늘색 영수증

바이스벌사 에스프레소 매장을 준비하면서 여러 자료 찾아보았는데요. 그때 중점을 두었던 건 기존의 카페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좀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제시하려고 했어요. 예를 들면 해외여행을 갔다 왔을 때, 영수증사진을 찍어서 올리기도 하고, 신기하다면서 보관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그걸 보고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겪은 것들에 대해

가지고 싶고

보관하고 싶고

기억하고 싶은


욕구가 있구나 싶었어요. 그런 생각을 하며 하늘색 영수증을 만들었는데, 다행히 오시는 손님분들이 이 영수증으로 사진도 많이 찍으시고, 인증샷도 많이 남겨주시더라고요.




에스프레소 매장에서

도넛을 주요 메뉴로 만든 이유


저는 카페라면 디저트는 무조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공간을 이용하시는 분들에게 저희가 해드려야 하는 의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디저트에 관여러 방면으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에그타르트? 쿠키?


그때 아내가 도넛을 좋아했는데, 디저트 고민을 하는 저를 보더니 도넛 한 번 해보지 않겠느냐고 하더라고요. 만 들었을 때는 간단한 일인 줄 알고 '그래, 해보자' 하고 도넛을 메인 디저트로 준비해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발효부터 튀기는 것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준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가 카페오픈을 준비하던 당시 부산에 도넛을 하고 있는 곳이 거의 없었어요. 도넛매장이 1-2군데씩 막 시작이 되던 단계? 그래서 한 번 해보자고 다시 굳게 마음을 먹고 나아갔죠. 참 어려웠는데, 지금은 손님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찾아 주셔서 잘했다 싶어요.



늘 주 트렌드가 되기 전에 먼저 하고 계시군요.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뭐든 준비는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거든요. 특히 바이스벌사 에스프레소 오픈을 한창 준비할  때 코로나가 탁 터어요. 코로나가 점점 심해 준비를 잠시 멈추기도 했죠. 그때 잠시 멈춰있는 동안 카페 운영에 대해 조금 더 구상해보고, 고민하고, 여러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렇게 시간이 꽤흐른 후 카페를 본격적으로 오픈했어요. 그러니까 준비하는 기간이 길긴 했죠.




또 바이스벌사만의 특이한 점은

스탠딩은 돈을 안 받으시고

좌석이용 시 인당 2천 원씩 받는 거예요.

이런 운영방식에 대한 손님분들의 실제 반응은 어떠셨어요?

왜 이런 정책을 만들게 되셨나요?


많은 타지역 분들이 부산에 놀러 오면 여러 군데의 카페를 들리며 즐기세요. 그런데 금액이 너무 비싸면 카페투어를 하시는 분들이 부담스럽지 않겠나 싶었어요.


처음 계획은 커피를 좀 편하게 드실 수 있게 메뉴의 전체 가격을 낮추는 거였어요. 그런데 다른 유명한 카페들을 살펴보니 테이블을 이용하지 않는 매장의 경우에만, 에스프레소를 2-3천 원 대로 판매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테이블을 이용하면서 에스프레소를 2-3천 원 대로 팔면 가게 운영이 힘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다면 좌석이용과 스탠딩 가격을 나눠볼까 고민을 하던 중이었어요. 이러한 운영방식에 대해 주위에 물어보고 의논했을 때, '괜찮다'는 반응이 많아서 일단 시작하게 되었어요.


손님들의 실제 반응을 살펴보자면 그냥 '좌석 이용료가 있구나'만 들으신 분들은 거부감이 있었어요. 무슨 카페가 좌석 이용료가 있느냐고 하시죠. 그런데 실제로 카페에 오셔서 메뉴 금액을 보시고 나면 이해하세요. 저희 음료 기본 가격대가 2-3천 원이고, 제일 비싼 메뉴도 4천 원 이거든요. 일반적인 카페 음료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고, 좌석이용을 하게 되면 보통의 카페와 거의 동일한 금액대가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 매장을 실제로 방문하시는 분들은 나쁘지 않게 생각하세요.




카페가 너무 많은 전포카페거리

그 속에서 살아남은 홍보 마케팅 방법



마케팅의 기본은 사람이 모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선 일단 알려야 되잖아요. 처음에는 초대를 많이 했어요. 인플루언서분들 뿐만 아니라 제 주변에 있는 지인들도 많이 초대를 했죠. 카페 오픈 전까지 훨씬 노력을 많이 한 듯해요.


2014년부터 카페를 하면서 카페를 자주 찾아다니시는 분들과 관계를 많이 맺고 있었어요. 소위 인플루언서라고 말하시는 분들일 수도 있을 듯해요. 그런 분들에게 계속 이야기를 했어요. "제가 4월 달에 새로 카페를 오픈합니다. 예전에 제가 준비했던 커피를 맛있게 드셨는데, 새로 준비하는 커피도 맛있고 좋은 공간에서 제공해드릴 테니 한 번 와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하면서 말이죠.




앞으로 바이스벌사 에스프레소의

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요즘 저희 직원들과 많이 나누는 이야기인데, 보통 카페를 창업하면 스타트업이라고 하지 않죠. 스타트업이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가능성이 큰 회사들을 뜻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저희 카페도 스타트업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기술력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로스팅하는 기술력도 기술이지만, 마케팅 능력도 기술이라고 봐요. 온라인 사업을 하는 것도 기술이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기본적인 커피 실력을 계속 연구하고 올려감과 동시에 온라인이나 마케팅 쪽에도 기술력을 쌓아서 영역을 넓히고자 하고 있어요.




내 일을 하고 있는 사장님이 전하는

예비 카페 창업자 분들에게 한마디


아까 마케팅 이야기를 많이 했죠. 저는 마케팅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물론 카페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커피를 만드는 실력도 중요하고, 인테리어 등 여러 요소도 있지만, 카페창업이 처음이시라면 우선 마케팅에 집중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커피와 인테리어와 분위기, 컨셉 이런 건 지금 시대에 기본이라고 봐요. 이런 요소 중 뭔가 뒤처진 게 있다면 사실 성공적으로 카페를 운영하기는 좀 힘들다고 생각해요. 기본요소가 모두 갖춰졌다는 가정하에 다른 곳과 차별화가 되려면 플러스적인 요인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이 한 끗 차이 요소가 마케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마케팅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는 거고요.


그런데 마케팅적인 부분은 짧게 한다고 해서 바로 되는 건 아닌 듯해요. 알려지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요. 그러니 카페를 시작하려고 한다면 일단 SNS 계정부터 만들어야 된다고 봐요. 아니면 블로그라도요.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을 먼저 준비한 후, 내가 카페를 준비하고 있음을 알리며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미리 팬으로 만들어놓는 과정이 필요해요. 팬을 먼저 만들어놓은 상태에서 창업을 하는 것과 창업을 한 후 팬을 만드는 건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보통 인기 있는 카페, 혹은 금방 뜬 카페를 보면 이전에 카페를 한 번 운영하셨던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이미 카페를 운영하면서 팬들이 다 생기신 분들인 거죠. 그 팬분들이 새로 오픈한 카페를 먼저 와주신 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시는 거죠.


팬이라고 하니 좀 오글거릴 수 있는데, 팔로워라고도 할 수 있고, 그러니까 저를 궁금해하는 사람. 예를 들어 SNS라고 하면 제가 게시물을 올렸을 때 '좋아요'라도 하나 눌려줄 수 있는 사람. 이런 분들을 쌓아가는 게 카페창업을 준비할 때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인터뷰내용 영상으로 보기
내일뭐하지? 인터뷰콘텐츠 1탄 바이스벌사 에스프레소편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만든 ‘완벽을 주의하자, 완벽주의 클럽’의 활동이 궁금하다면?
완벽주의 인스타그램 (@not___perect4)


매거진의 이전글 하고싶은게 너무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 밖에서 모였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