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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ung Mook Kim Jan 06. 2016

스마트문명시대에 대한 단상

지난 12월 중국 선양에서 기차를 타고 베이징역에 밤 늦게 도착했다. 지하철과 버스가 끊긴 이 시간대면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백미터 이상 줄을 서 있다. 최소 반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택시를 탈 수 있다.


그래서 우버로 주변 차량 콜을 하니 바로 콜이 와서 5분도 안 돼 차를 타고 갔다. 우버 차비는 택시비의 3분의 2 정도로 저렴하다. 돌아오는 길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중국인들이 걱정됐다. 외국인인 내가 현지인을 앞질러 갈 수 있다니... 요술방망이 같은 스마트폰을 다시 한번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스마트폰은 디지털과 인터넷을 포함한 컴퓨터 문명의 결정체이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컴퓨터문명은 최고봉에 올라서고 있으며 이를 스마트문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요술방망이 같은 초현대적 문명의 수단을 활용하는 능력이 곧 선진화의 조건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진행되는 변화의 현상을 사회과학적, 문명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문명에 대한 이해에 따라서 중국인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나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던 만큼의 차이가 발생할 것이다.


오늘 중국어를 공부하는 후배를 만나서 말보다는 문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매일 뉴스를 번역하는 공부방법을 알려주었다.


말의 사회적 범위는 코앞의 상대에 불과하다. 가족, 친구, 직장, 모임 등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현장성이 있는 반면 휘발성이 있고 범위가 제한적이다.


문자는 말의 시공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었다. 인류는 문자 발명 덕분에 인간의 뇌용량을 능가하는 지식과 정보를 축적할 수 있었다.


중국어만 할 줄 아는 문맹인의 경우, 인터넷 상의 무한 정보를 활용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외국어를 공부하는 궁극적 목적이 생활적 회화는 아니다.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할 줄 아는 사람보다 무한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이 능력이 훨씬 더 뛰어날 수밖에 없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며 말과 글로 소통하며 생활한다. 따라서 해당 언어의 발전 정도가 사회 발전의 토대가 된다. 한자문화권 지역의 사람들이 지혜롭고 교육열이 높고 경제발전 속도가 빠른 이유를 한자라는 문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특정 개념, 지식, 정보를 오랜 시간 동안 사회적으로 축적, 공유하는 수단으로 한자가 대단히 편리했기 때문이다.


한자는 컴퓨터 윈도우 창의 아이콘과 같다. 그림 문자이다. 그림 문자이니 말이 달라도 글로 통할 수 있었다. 과거 한자를 깨친 사람은, 곧 컴퓨터를 깨친 현대인에 비유할 수도 있다. 이는 달리 해석하면 컴퓨터 이해도, 활용도가 떨어지는 사람은 현대적 문맹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불행하게도 한국 지도층 인사들의 대다수가 현대적 문맹에 가깝다. 서울대 최고 학벌을 자랑하는 인사가 스마트하지 않은 이유는 신문명 학습에 게을렀기 때문이다. 타이핑을 못해서 비서에게 글로 적어서 맡기는 한심한 위인이 사회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스마트문명시대를 살면서 비서관에게 사진 전송을 맡기는 인사가 말하는 선진화는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가 문자문명을 논하는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해 세계한인 언론인들이 카톡을 통해서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비중 있는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 몇몇은 논쟁에 끼어들지도 못했다. 스마트폰 타이핑을 못해서... 신문명 학습에 게으른 자들의 공통점은 말만 많으며 타이밍을 놓치고 뒷북 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문명의 핵심은 위치 기반, 개인화, 멀티미디어 등을 종합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현대인은 말과 글을 초월해서 스마트폰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사회적 관계를 재구성하고 있으며 경제적 가치 뿐만 아니라 생활과 업무 방식을 바꾸어놓았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성장한 스마트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면 세계는 놀라울 정도로 진화돼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은 소리, 문자, 영상, 지도, 그림 등의 멀티미디어적 표현이 가능하고 자기 위치를 분별할 줄 아는 그야말로 스마트한 기기이다.


현대인류는 말과 글이 아닌 스마트폰으로 사회적 소통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또한 스마트폰이 세상을 움직이는 리모콘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항공권, 호텔을 예약하고 상품을 구입하고 돈을 움직이고 주식을 사고 업무 지시를 하고 등등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을 조종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이 인간 신체의 새로운 기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스마트폰을 든 현대인류는 실시간으로 사회적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문명의 특성을 깨친 사람들이 새로운 정당도, 기업도, 학교도 만들어갈 것이다.


삼성이 만드는 스마트폰 부품보다 애플의 i-os 소프트웨어가, 애플의 i-os보다 구글의 검색창이 더 경제적 가치가 높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문명 시대에 한반도는 통일을 맞게 된다. 스마트폰이 북한사회 재건에 대단히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것이다. 스마트폰은 북한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현대사회와 문화문명을 개별교육하는 훌륭한 학습기가 될 것이다.


전 주민에게 스마트폰을 공급하고 한 달이면 사용법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모르는 것이 많은 그들은 궁금하면 검색을 해서 알게 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의 현대화 교육을 위한 사회교육 플랫폼을 만들어서 개별적으로 학습하게 하면 사회적 교육수준을 빠르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통일 전부터 북에 무료 인터넷망을 제공해서 자유롭게 정보서비스를 받게 하는 방안도 적극 연구할 필요가 있다.


북한주민들 역시 한글을 사용하고 총명하기 때문에 스마트문명 적응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문자 소통능력과 스마트폰 적응능력은 비례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로 돌아간 북한주민들은 여러 단계를 뛰어넘어 스마트문명시대로 바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하루 속히 스마트폰에 대한 개념을 과학기술의 영역에서 인문사회과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인쇄기 시장보다 출판 시장이, 카메라 장비 시장보다 영화 시장이, 방송 장비 시장보다 방송 콘텐츠 시장이 훨씬 더 크고 궁극적 목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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