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 Tak Lee Feb 15. 2016

기획자가 100% 망하는 방법

잡설 #1 

출처: 대학일기 by jt8805

입사 후 줄곧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면서 또 콘텐츠 제작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접하면서 기획이라는 것에 대해 줄곧 고민하고 또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다.


노심초사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매일같이 고민했다. 그러나 대중의 감정과 취향에 따라 불확실성이 큰 창작의 영역에 있어서 답이 어디 있겠는가. 콘텐츠 기획이든 마케팅 기획이든 혹은 디자인 기획이든 창작의 고통이 수반되는 기획업무는 사실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던 중 성공하는 방법은 몰라도 100% 망하는 법을 알면, 적어도 큰 실패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역으로 기획에 있어서 필망 하는 방법에 대해서 적잖히 고민했다. 그리고 직접 겪은 것들과 혹은 옆에서 봐었던 사례들을 통해 기획자가 필망 하는 방법을 적어도 대표적이게 두 가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기획자가 '필망'(必亡)하는 방법




1. 기획의 본질이 흔들릴 때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은 컨셉과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발전시키기에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기획에 있어서 기획자가 세운 본래의 것이 뼈대가 되어야 하고 타인들의 의견과 조언들은 그 뼈대에 살을 붙이는 수준이어야 한다. 


애초에 기획자가 세운 기획의도가 흔들릴 때 그 프로젝트는 항상 산으로 가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여러 의견들을 듣고 있으면, 상당히 그럴싸하고 좋아 보인다. 그러나 마치 어린아이가 꽃밭에서 나비를 쫓는 것처럼 정신없이 타인들의 아이디어를 쫒아가다 보면 결국엔 길을 잃어버린다.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기준 없이 수용하는 건 역설적으로 본인의 기획에 핵심적인 메시지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무시하고 독선적 여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기획의 초기 단계에서는 최대한 많은 의견과 정보를 수집하여 의사결정에 참고하지만 적어도 기획의 컨셉과 구성이 세워지면, 아이디어가 결코 컨셉의 흐름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이렇게 배가 산으로라도 가면 차라리 다행이다...



기획자가 처음 세운 기획의도와 본질은 절대 흔들려서는 안되고, 진행 함에 있어서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지라고 스스로 세운 기획과 컨셉을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의심하는 순간 배는 산으로 가는게아니라 아예 엎어진다


기획자에겐 '못 먹어도 고'의 정신이 필요하다



2. 계획되지 않은 불확실성에 기댈 때


콘텐츠 제작을  하는 데 있어서 출연진들의 애드리브와 케미로 인해 가끔 재밌는 장면들이 나온다. 우연히 어쩌다 걸리는 그림들인데, 방송업에서는 전문용어로 '깔깔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깔깔이는 콘텐츠의 본질이 될 수 없다. 콘텐츠의 맛을 좀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조미료일 뿐이다. 더군다나 말 그대로 대본과 설정에 상관없이 우연히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불확실성에 기대여 콘텐츠의 재미를 추구한다면, 그 콘텐츠가 재밌을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기획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환경과 상황의 변화가 예측 불가하여 기획의 흐름에 있어서 특정 부분을 미정으로 남겨 둘지라도, 그 미정마저도 기획자의 철저한 계획과 고민의 흐름 속에 한 부분이어야 한다. 정말 모르는 영역의 미정이 아닌 계획된 미정인 것이다. 흔히 말하는 여백의 미는 여백을 둘러싼 오브제들이 탄탄한 구성과 짜임을 갖춰졌을 때야 그 본래의 아름다움이 산다.  


'어쩌다 되겠지'라는.... 기대의 결과는 대부분 이렇다



#기획 #마케팅 #콘텐츠 #잡설 #컨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