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뇨롱 Apr 16. 2020

우리는 그 날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기억하는 6년 전 그 날은

2014년 4월 16일. 내가 대학교를 다닌 지 한 달 하고 막 16일이 지났던 날이었다. 안산에 있는 대학교를 다녔던 나는 그 날 아침을 정확히 기억한다. 그 전날 친구들과 함께 술을 미친 듯이 마시고 친구의 기숙사에 몰래 들어가 잠을 청했던 게 4월 15일 저녁. 그리고 4월 16일은 공강이었기 때문에 친구 학생증을 재발급받기 위해 대충 씻고 캠퍼스 안에 있는 은행에 가서 대기표를 뽑고 우리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숙취에 절어있는 우리는 긴 은행 대기 순서를 기다리며 은행의 가운데에 틀어져 있는 TV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보고 있던 뉴스 속에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제주도로 가던 한 배가 침몰하고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곳에는 안산에 있는 고등학교 학생들이 타고 있다는 이야기. 그 뉴스를 보던 우리는 은행에서 모두 어떡해를 연발했고, 은행 업무가 끝날 때쯤 배에 타고 있는 모두가 구조되었다는 뉴스가 속보로 나왔다. 우리는 모두 다행이라며 다시 기숙사에 들어가 낮잠을 잤고 자고 일어난 다음 그 속보는 오보였고 많은 사람들이 갇혀 있는 채로 배가 완전히 침몰했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듣게 됐다. 대학교 1학년, 안산에    밖에 살지 않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일. 도시 전체가 슬픔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을 기리기 위해 학교 광장에 현수막을 설치하기도 하고, 기억 전시관에  때마다 내가 만들  있는 것들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친구를 잊지 말아 주길 기도하기도 했었고 함께 시청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4 16일을 잊지 말아 달라고 소리치곤 했다. 안산에서 머물 때는 매년 4월만 되면 친구들과 함께 많은 목소리를 냈었다. 서울에 올라오고 일을 시작하면서 그때처럼 행동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4월만 되면 슬픈 날들이 돌아오고 언제나  날들을 생각하며 무기력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 2020년의 4월은 제대로 진상규명이 이루어진 희망적인 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음에 가끔은 좌절을 느끼기도 한다.


6년이 지났다. 20살이었던 나는 26살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친구들은 18살이라는 시간에 멈춰있다. 누군가는 6년이면 그만하라고, 이제는 지겹지도 않냐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직 제대로 밝혀진 것은 없다. 누군가는  일을 과거라고 이야기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에겐 현재 진행형인 일이다.  날의 이야기가 제대로 나오기 전, 아니 진상규명이 제대로 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절대로  날을 잊어서는  된다. 그리고 이런 아픔이 다시는 반복되어선 안된다.


#remember0416

매거진의 이전글 언제나 그랬듯이 난 당신이 필요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