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과몰입 오타쿠 입니다.
과몰입 오타쿠라는 단어를 아는가? 파란새가 날라다니는 sns 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말이기도 하며,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과몰입 오타쿠라고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과몰입 오타쿠는 무슨 뜻일까? 말 그대로 무언가에 과몰입 하고 있는 오타쿠를 뜻한다. 과몰입은 필요 이상으로 무언가에 몰두하는 것을 뜻하며 우리가 부부의 세계라는 드라마를 볼 때 지나치게 지선우라는 캐릭터에 몰입하여 감정을 나타내는 상황, 혹은 무언가에 빠져 다른 일에 지장이 갈 정도로 그것에 심취해 있는 것을 과몰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과몰입 오타쿠는? 무언가를 덕질할 때 그것에 너무 심취해서 다른 것은 하나도 안 보고 그것만 보는 덕후를 칭하는 말이다. 좋은 뜻으로 쓰이고 있는 단어는 아니지만, 나는 오늘 정말 진지하게 내가 과몰입 오타쿠가 아닐까? 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고민의 시작은 매년 몰두하는 것이 바뀌는 나에 대한 자아성찰이었다. 분명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었고 배우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빠져서 모든것을 나몰라라 한채로 퇴근 하고 나면 약속도 잡지 않고 바로 집으로 뛰어가 닌텐도 스위치를 켜 게임 속 친구들과 놀기 바빴다. 놀랍게도 이번 연휴동안 가족들과 있을 때도, 집에 혼자 있을 때도 매일같이 닌텐도 스위치를 끼고 마을을 공사하고, 동물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며 게임 속에서 모아야 하는 가구들을 모두 모으기 바빴다. 그렇게 6일이라는 시간동안 붙잡고 있었던 결과 나는 내가 원하는 주민들을 모두 데려올 수 있었고, 동물의 숲 컨텐츠 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가구란 가구는 모두 다 모을 수 있었다. (무려 431세트다. 431개가 아니라 431세트!) 뿌듯함도 잠시 갑자기 게임을 내려놓고 옷 정리를 시작하는 순간 내가 6일이라는 시간동안 대체 무엇을 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해야하는 일은 모두 내팽개치고 게임에만 몰입해서 하고 있는 꼴이란.
매번 무언가에 빠질 때마다 이런 고민을 한다. 한참 잉크에 빠졌을 때는 내가 빠져버린 브랜드의 잉크를 모두 수집했었고, 그림에 빠졌을 때는 미친듯이 그림 연습만 하고 재료를 모두 사기 바빴다. 드라마에 빠졌을 때는 그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간 뿐만 아니라 모든 시간을 많은 사람들과 그 드라마 이야기 나누는데 썼었고 아이돌을 좋아할 때는 말해뭐해, 아이돌을 좋아하면서 할 수 있는 경험은 다 해봤을 정도로 과몰입한 상태였다. 이런 나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하지만 내가 그것들에 빠져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있을 때 마다 많은 생각이 든다. 이렇게 과몰입 해서 얼마나 오래 갈까? 아니면 이제 다른 걸 해야하는데 싶은, 그런 다양한 생각들.
이 글을 쓰면서도 틈틈히 동물의 숲을 하고 있는데 동물의 숲 한 캐릭터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둘 다 똑같이 열심히 해야 해.' 아, 이렇게 나의 고민에도 답을 주는 게임이라니. 동물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큰 감동을 받는 나는 역시 나는 동물의 숲 과몰입 오타쿠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