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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 Feb 18. 2016

베니테즈 경질, 레알은 무엇이 그리 성급한가

과연 지네딘 지단의 감독 취임은 괜찮은 것인가?

[다니엘의 'Football Mate'] 축구를 좋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축구 전문가가 될 때까지.

알면 알수록 벅찬 감동을 선사하는 축구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2016년 1월 5일 오전 4시(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고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라파 베니테즈 감독을 경질시키고 2군을 지휘하던 지네딘 지단에게 감독직을 넘겼다.

베니테즈 감독은 반년만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떠나게 되었다. 무엇이 그를 떠나게 만든 것인가.


레알은 무엇이 그리 성급한 것일까?



# 처음부터 달갑지 않았던, 라파


페레즈 회장은 지난해 5월 기자회견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더욱더 많은 트로피들이 들어 올려야 마땅하고 

지금이 그 변화를 주시기 가장 적합한 시기라며 안첼로티 감독을 경질했고 그 자리에 나폴리를 이끌던 

베니테즈 감독에게 지휘봉을 쥐어줬다. 이는 많은 이들로 하여금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결정이었다.

부임 당시의 라파엘 베니테즈와 페레즈 회장

14/15 시즌 안첼로티 감독은 레알다운 경기력을 매번 보여주었지만 아무런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 한 것은 

사실이다. 레알 마드리드에 무관이라는 것은 곧 실패를 의미한다. 하지만 13/14 시즌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라 데시마(챔피언스 리그 10회 우승) 달성한 안첼로티보다 베니테즈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사람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괜히 하는 얘기가 아니다. 물론 베니테스 감독은 발렌시아와 

리버풀을 이끌며 충분히 증명되었고 최근 나폴리를 이끌며 보여준 지도력에도 그가 명망 있는 스페인 출신 

사령탑 중 하나라는 것에는 반문할 수 없지만 말이다. 따지고 보면 그가 최근 이끌던 나폴리는 그가 팀을 맡는

동안 코파 이탈리아 우승컵밖에 들어 올리지 못 했다. 그러니 팬들은 물론이고 전문가들의 시선에서는 

그가 적임자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처음부터 레알이 원하는 수준의 감독이 아니었던 것이다.


# 리더십 부재로 선수단 장악 실패


베니테즈 감독은 원래 강한 리더십을 보이며 선수단을 장악하는 감독이다. 허나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달랐다.

그는 선수들과 불화설에 휘말리며 이리저리 휘둘렸다. 사실 전임자였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베니테즈와는

많이 달랐다. 페레즈 회장은 안첼로티를 경질시켰을 때 그의 부드러운 성격과 강한 리더십 부재를 이야기했다.

이로 인해 라커룸의 규율은 무용지물이었고 선수단이 하나로 화합하지 못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고 그래서

선수단을 강한 리더십으로 장악하고 라커룸 규율을 바로잡고 선수단이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베니테즈를

감독직에 앉혀 기대에 부흥해줄 것이라 믿은 것이다. 하지만 이는 수뇌부의 잘못된 판단이었다.

그가 부임하고 나서 오히려 팀 분위기는 더 소란스러워졌다는 이야기들이 많아졌고 호날두 등 핵심 선수들과

마찰을 빚는 모습을 보이며 선수들의 자세는 나아지지 않았다는 평가들이 쏟아졌다. 또한 그는 감독으로서 

기본적인 룰도 숙지하지 못 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해할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데니스 체리셰프, 라파 베니테즈 감독

그는 카디스와의 15/16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32강 1차전에서 데니스 체리셰프를 출전시켰다.

체리세프가 선제골까지 넣으며 레알은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문제는 심각했다. 체리세프 14/15 시즌 비야레알

에서 임대생으로 활약하던 당시 코파 델 레이 경고 누적 징계를 받아 이날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던 것이다. 

레알은 결국 실격패를 당하며 대회에서 축출됐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실격패를 당한 건 과거 발렌시아를 이끌 때 비유럽 선수 기용 제한을 어겨 실격패를 당하기도 했었다. 이는 선수단은 물론 팬들, 구단 수뇌부들에게까지

자신의 무능함을 알리는 치명적인 실수였고 본인의 명성을 실추시키는 바보 같은 행동이었다.

레알 마드리드 구단적 측면에서도 이는 레알 마드리드라는 거대한 구단의 명성에도 치명적인 일이기도 하다.

결국 페레즈 회장이 원했던 베니테즈의 강한 리더십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 수뇌부의 단기 성적 집착, 팬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경기 운영


레알 마드리드는 오래전부터 감독과 수뇌부의 마찰을 자주 빚었던 팀이기도 하다. 최고의 선수들을 기용하기에

물론 감독의 입장에서는 그 어느 팀보다도 구미가 당기는 팀이지만 페레즈 회장을 비롯한 구단 수뇌부들의

단기 성적 집착으로 인해 언제 본인이 경질될지 모르는 위험한 곳이라는 것이다. 유프 하인케스나 무리뉴 같은

최고의 감독들도 쉽게 떠나게 되는 곳이 레알 마드리드이기에 감독의 입장에서는 더 신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이전 12년간 12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으니 이는 더 말할 것이 없다. 그만큼 구단 수뇌부와 팬들의 마음은

레알 마드리드라는 구단의 명성에 걸맞은 성적이 나지 않으면 이를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다.

휴식시간이 끝나고 경기장으로 다시 들어가야 할 선수는 고개를 떨궈서는 안된다. -라파 베니테즈-

또한 수비적인 경기 운영으로 팬들에게도 많은 신뢰를 잃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보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  그중에서도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BBC 라인을 기용하는데 수비적 전술은 레알 마드리드 팬들에겐

절대로 용납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수비를 단단히 하고 빠른 역습을 통해 경기를 가져가려고 했지만 결국 이는

실패로 돌아갔다. 그의 부임 11경기 동안 18 실점은 이를 충분히 대변해줄 수 있다.


# 지네딘 지단의 선임, 그의 집권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지네딘 지단 선임이 되고 나서 레알 마드리드의 분위기가 아주 좋다. 그는 첫 취임사부터 공격적인 축구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듯이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임 후 7경기에서 25골을 넣는 라파의

레알 마드리드와는 다른 모습으로 팬들과 구단 수뇌부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물론 경기 결과 자체는 크게 다른

점은 없지만 레알 마드리드 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면에서는 지단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단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이 더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지단은 그의 부임이

앞으로의 레알 마드리드에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에 대해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레알 마드리드 2군 팀과 유소년 팀 카스티야에서 감독직을 맡았지만 딱히 좋은 성적은 내지 못했다.

3부 리그에서조차 확실한 성과를 보이지 못 한 감독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으며 그를 믿을 수 있겠는가.

결국 단 하나다. 이는 도박이나 마찬가지다. 구단의 레전드를 선임하여 선수들의 존경심을 끌어올리고

팬들에게 옛 향수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기대치를 높인 것이다. 물론 이는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새 감독, 지네딘 지단

가장 가까이에서 본다면 라이벌팀인 FC바르셀로나가 그렇지 않은가. 2003년 프랑크 레이카르트를 선임하여

구단의 재부흥을 꿈꾸며 팀은 계속해서 단단해졌고 2008년 펩 과르디올라의 선임으로 그 어떤 팀조차도

바르셀로나 앞에서 무릎 꿇게 만들었다. 구단의 레전드를 선임하여 거대한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렇지 못 한

팀들도 역시나 많다. AC밀란은 클라렌스 셰도르프와 필리포 인자기를 선임하였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모두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단 선임을 충분히 리스크가 큰 것으로 보는 것이 맞지만 섣부르게

판단해서도 안 되는 것도 사실이다. 허나 이미 리그에서는 바르셀로나가 승점 7점을 벌리며 앞서 나가고 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도 승점 1점 차로 밀려있다. 이에 지단은 챔피언스리그에 힘을 쏟아부을 것이다.

AS로마 원정에서 0:2로 승리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또한 라파의 재임 시절 가장 큰 문제로 여겨졌던

BBC라인의 부활도 성공시킨 지단이 현재로서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지단은 선수 시절 보여준 최고의 리더십을 다시금 감독으로서 보여주고 그가 레알 마드리드의 장기적인 

비전이 될지 아니면 이 또한 모두 한 여름밤의 꿈인지, 어느 쪽이든 기대 아닌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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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영상, 지네딘 지단 스페셜

https://youtu.be/5XdNGVBQJ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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