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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작 Feb 11. 2016

나는 글을 왜 쓰는가?

뜬금없는 미술@ㅣ야기를 하게 된 이유

사실....

이 제목으로 세 번째 쓰는 겁니다. ㅜㅜ


첫 번째는 저장과 발행 기능을 몰라서


두 번째는 한 바닥 다 써놓고 급한  전화받고 뭐하다가 앱이 그냥 닫히게 되어....


실패가 반복되니 자연스레 쓰기가 싫어지더라고요~ 


그래도 기왕 맘먹은 거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 내가 왜 이걸 쓰게 되었을까?부터 다시 고민해 보기로 했습니다.


열정도 불살라보고 다른 분들도 손쉽게 글쓰기 도전하셨으면 하는 소소한 명분을 빌미로 주절주절 적어보고자 합니다.(솔직히 이번 글은 재미는 없고 진지모드라 비추)




아이러니하게도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내 스타일의 내 글을 써본 적이 없어서이다.


PC통신 시절부터 01410 접속해서 게시판에 끄적거려 다른 분들로부터 반응이 좋았던 적이 있긴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누군가의 글을 읽고 Feel 받아서 그 느낌 그대로 나에게 맞는 주제를 바꿔 쓰거나 자극적인 흥미 위주에 그쳤던 것 같다.

 

추억의 PC통신화면 - 출처 : www.atdt01410.net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이 글에는 문격이 있다고 하는데, 남의 문격으로 글을 썼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문학 소년이랑은 거리가 멀고 책이랑은 더더욱 거리가 멀었던 삶이었던 터라 어쩌면 그렇게라도 흉내라도 냈던 게 글쓰기의 시작이었으려나?


 

어쨌든 이제껏 남을 의식하며 많이 읽힐 수 있을만한 글만을 써왔던 나였다.


나를 비우는 게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온전히 나만의 스타일로 문격을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글 쓰는 게 취미로 할만한 것일 수는 없을까? 의외로 내가 살아가면서 가장 멀리했던 주제에 관심을 가져볼까?


다양한 고민들을 뒤로한 채 일단 써 내려가기로 했다. 



뭘 쓸까 고민하던 차에 
작품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던 미켈란젤로가 떠올랐다. 

미켈란젤로 디 로도비코 부오나로티 시모니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 그러하듯 평소 남을 위한 배려와 양보가 미덕이라는 가르침에 맞춰 살아왔어서인지 그런 인물에 대한 동경이 있었나 보다.)


처음 쓴 글의 본문에 미켈란젤로를 "자애적 이기주의자"라고 표현을 했었는데, 


그러한 Soul이 내 글을 쓰기 시작한 나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의외로 주변에 물어봤더니 다들 너무도 남의 시선 속에 갇혀 살고 있었다. 이기주의가 팽배한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치고는 말이다.) 


생각나는 대로 내가 꽂히는 대로 일단 독자분들께 많이 읽히면 좋겠지만, 


처음이니 내가 쓰고 싶은 방식대로 써보자!!


그렇게 맘 편히 생각하니 30분도 채 안되어 글이 완성되어져 갔다. 


단편적인 미켈란젤로에 대한 소개나 미술 작품 설명이 아니라 예술가의 삶 속에서 메시지를 꺼내어 내 마음속의 응어리를 속시원히 풀어주는 방식으로 완성되었다. 


(순간적으로는 매우 만족이었으나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맞춤법은 수시로 틀리고, 심지어 뭔 말인지도 도무지 알 수 없는 부분들도 꽤 있더라. 결국 5~6번을 고치긴 했는데, 더 고치면 수습 안될 것 같아 놔뒀다.)


이런 도전과 실패의 반복이 나의 글 쓰는 스타일을 만들어 주는 느낌이라 뿌듯함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 이 글의 처음에만 해도 글 쓰는 이유가 스스로도 " 내 스타일의 내 글을 써본 적이 없어서이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글을 써 내려가면 갈수록 핵심을 고민하게 되고 결국 내가 글 쓰는 이유의 본질에 가까워졌다.


결국 하나의 키워드로 요약되더라


 배설



내 글들은 열정의 배설이자, 

글 쓰고 싶은 욕망의 배설이자, 

미술과 담쌓았던 트라우마의 배설이었다.


온전한 나를 위한 첫 글은 이렇게 완성(?)되었다.



마치며...


적다 보니 구구절절 길어졌는데, 점차 줄여보겠습니다. 


쓰다 보니 할 말이 참 많아지다 보니


결국 글을 쓰는 게 문제가 아닌 지우는 게 문제네요.


내 안에 이런 진지한 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기쁜 날의 감흥을 간직한 채 굿잠하러 가야겠습니다.


다음에는 보다 공감 가는 이야기들로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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