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땅에서 혼자 살아보기
원하는 공부를 하러 큰 맘먹고 영국에 온 지 벌써 2달째, 시간은 너무나 빨리 간다.
" 벌써 시간이 이렇게 간 거야? "라고 말하면서도 두 달보다 더 길게만 느껴졌던 나의 첫 혼자살이.
올해 대학을 졸업한 후 영국에 오기 전 거의 1년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냈기 때문에 이곳에 도착해서 몇 주간 적응하는데 꽤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혼자 요리하고 밥을 차리고 설거지하고 집에만 있는 날이면 하루 세끼 꼬박꼬박. 하루에 세 번 요리하고 세 번 설거지하고. 배고프니 밥은 먹어야겠는데 정말 나 혼자만을 위해 1인분의 밥을 하고 다음 끼니를 위해 설거지를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전에 학교 근처에서 자취할 때는 친구와 같이 먹기 위해 밥을 하는 것은 너무나 즐거웠는데, 나는 파스타 1인분 조절하는 것도 이제야 익숙해져 간다. 한국에 있을 때 혼자 밥을 먹을 때가 있었지만 그래도 저녁에 혹은 주말에 가족들과 같이 밥을 먹을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무렇지 않았나 보다. 지금은 금요일이면 혼자 된장찌개를 보글보글 끓이고 삼겹살까지 구워 먹지만 처음 한 달은 나 스스로를 위해 요리하는 것이 너무나 귀찮은 일이었다.
요리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방안에 이 집에 나 혼자뿐이라는 것. 안 그래도 잡생각이 많은 나인데 혼자 있으니 생각이 방을 꽉 채운듯했다. 한국과 영국의 시차는 9시간 한국에 있는 친구와 연락하려니 다들 자는 시간이거나 한참 바쁠 시간. 학기가 시작한 지 정말 얼마 안 되었을 때는 '혼자'라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외롭다는 감정에 푹 빠지기도 했다. 다른 친구들과 방을 공유하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고, 허전한 마음을 배를 채워주는 걸로 대신하기도 했다. 정말 마음이 허전하면 자꾸만 뭔가를 먹어서 배를 배부르게 하고 싶은 게 맞나 보다. 배부르다는 배만 자꾸 채운다고 마음이 채워지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지금은 혼자 살아가는 생활에 조금씩 익숙해져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