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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마리아 Feb 03. 2020

마이 럭키 버쓰데이(7) 날짜

별자리상담소 사마리아의 아주 특별한 인생 설계법 (7) 날짜의 핵

해양을 정복해야 했던 인류의 조상은 달의 인력 引力 에 따라 생존의 방식을 선택했다.

지구의 위성인 달이 지구를 공전하며 만들어내는 기조력은 바닷물의 높낮이의 '간만干滿의 차이'를 자아낸다. 음력 보름달쯤과 그믐달쯤 간만의 차가 가장 크고,

음력 상현달쯤과 하현달쯤 간만의 차가 가장 작다.

해양이 생존의 바탕이 되었던 민족은 바닷물의 조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구분해야 했고 물이 차오르고 빠지는 시간대를 기록해야 했기에, 달의 움직임을 살펴야 했던 것이다.




그에 비하여 땅을 다스려야 했던 인류의 조상은 토지를 개척하여 농사를 지으며 생존해야 했다. 태양의 위성인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도는데, 이처럼 땅을 정복하기 위해 태양의 빛과 열의 기조력에 따르는 생활을 하였다.

태양의 '상승과 하강의 차이時差'는 밝음과 어둠, 낮과 밤, 그리고 사계절을 만들어 낸다.

따라서 급작스런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지역에 정착해야 했고,

농사에 필요한 종족의 번식 및 집단 의식주 생활을 기록해야 했다.

따라서 땅을 정복해야 했던 인류의 조상은 태양의 움직임을 살펴야 했던 것이다.




해양을 정복해야 했던 인류의 조상은 달의 힘(음력)을 따르고,

땅을 정복해야 했던 인류의 조상은 태양의 힘(양력)을 이용했다.

해양과 땅, 즉 오대양 육대주의 문명은 그야말로 달의 힘과 태양의 힘이 서로 공존하며 맞물려 쌓아 올린 역사의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우리의 하루도 달의 힘으로 태양을 끌어올리고, 태양의 힘으로 달을 떠올리며 만들어진, 태음 태양력의 강력한 에너지장의 파동인 것이다.


그리하여 새해는 두 번 맞이하는 것이 옳다.

음력의 1월 1일이 있다면 양력의 1월 1일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음력의 1월 1일이 지구의 물을 새로 갈아치운다면,

양력의 1월 1일은 지구의 땅을 새로 개간하는 것이다. 음력의 1월 1일이 땅의 봄날을 예고한다면,

양력의 1월 1일은 봄날의 땅의 입구, 즉 입춘 즈음이다.


지금 이 순간의 오늘도 음력과 양력이 공존한다. 우리가 세어나가는 매일의 날짜는, 달이 가장 높고 태양이 가장 낮은 자정 子正의 힘과 달이 가장 낮고 태양이 가장 높은 정오 正午 의 교차점이다.




지상 地上의 달이 가장 높을 때,

그 어둠의 기운이 한창 캄캄할 때,

바로 그 순간 지하 地下 의 가장 낮은 자리의 태양이 가장 강력한 힘으로 솟아오르려 한다.

그때는 바야흐로 자정 子正 0시 AM이다.

지상 地上의 태양이 가장 높을 때, 그 밝음의 기운이 한창 짱짱할 때,

바로 그 순간 지하 地下 의 가장 낮은 자리의 달이 가장 강력한 힘으로 요동을 친다.

그때는 바야흐로 정오 正午 12시 PM이다.  




달의 힘과 태양의 힘이 서로의 반대에서 원운동을 하여 엇갈리며 만났다가 헤어질 때, 24시간이 회전하며 날짜의 경계가 바뀐다.

그렇게 달이 떠나면 태양이 머무르고,

태양이 머무르면 달이 떠난다.

그렇게 달과 태양은 각자의 일부를 서로에게 남기고 사라졌다가 각자의 일부를 서로에게 밀어붙여 다시 되돌아오는 원형의 운동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맞이하는 매일의 하루는, 우리를 떠나면서도 우리에게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날짜는 우리의 곁을 떠나면서도 우리의 곁에 머문다. 이것이 달의 힘과 태양의 힘이 교차하며 날짜가 바뀌는 이치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생애를 통해 우리의 소중한 일부였던 그 무엇은,

그 무엇의 달과 그 무엇의 태양은,

그 무엇의 사랑은,

또한 그 무엇의 이별은,


어느덧 우리의 곁을 떠나면서도 언제나 다시 되돌아와 시간의 기억 속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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