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상담소 사마리아의 아주 특별한 인생설계법 (2) 최초의 占
한국에는 왜 이렇게 무속인이 많을까? 한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점보는 것을 좋아할까?
한국은 점의 나라이다.
이 땅에는 사계절의 극단적인 변화가 있다. 한국뿐 아니라 사계절이 분명한 나라의 이데올로기는 생존을 위한 생활의 족집게가 필요하다.
오늘의 연타석 안타가 내일의 장외 홈런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별 다른 일 없이 무사고인 오늘이었어도, 내일의 사건사고를 가늠할 수 없다. 매일매일이 예측불허이기 때문이다.
사계절이 분명한 나라의 사람들은 예측의 달인이 된다. 사계절을 가진 나라의 사람들은 저마다 족집게의 촉이 있다. 생활화된 예측의 촉은,
하루의 습관이 반복되어 매일의 패턴으로 자리 잡으면서 날카로운 촉의 예감이 된다. 인류의 조상들이 생존을 위해 사계절의 촉을 부지런히 기록한 것이 바로 만세력(萬歲曆)이다.
만세력, 즉 백 년의 하늘과 땅의 변화를 추산하여 기록한 계절의 이력서.
기록하는 사람은 자신의 미래를 촉으로 안다. 점쟁이들만 촉의 미래를 가진 것이 아니다. 일기를 쓰는 사람은 내일의 할 일을 오늘부터 떠올린다. 독서가 습관이 된 사람은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빠르다. 머릿속의 기억이 기록으로 저장되면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가 기하급수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메모가 습관이 된 사람은 생활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이 빨라, 미래에 닥칠 문제에 대처하는 효율적인 정보처리의 알고리즘을 갖고 있다.
한국은 점의 나라이다. 그리하여 작금의 한국이 세계 반도체 기술력 1위의 나라가 된 것이다.
점이란 무엇인가?
살아남기 위해 자연에 맞서 싸워야 했던 인간의 생활 기록부이다. 자연의 대공습에 맞서 싸우기 위한 방대한 데이터의 알고리즘이다. 인간이 궁금해하는 모든 점은, 백 년의 하늘과 땅의 변화를 추산하여 기록한 계절의 이력서이다. 한 치 앞을 가르쳐주지 않는 우주 질서의 변덕과 심술 앞에서, 일기 예보도 점이고 국민연금도 점이고 건강검진도 점이고 보험계약서도 점이다. 부동산정보도 점이고 주식거래도 점이고 인공지능도 점이다. 점 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점을 치는 것은 생존의 상식이다.
이 세상에 출현한 최초의 상식은 무엇일까.
그것은 점占이다.
최초의 점, 그것은 하늘을 보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