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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우 Oct 23. 2022

원칙이 충돌할 때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닐 때, 어떻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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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없고 불안했던 과거의 나는 성공 원칙이 고팠다.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어 미친척하고 책에 파묻히고 선배들을 찾아 물어보고 다녔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성공 원칙이 있었다. 처음에는 성공 원칙이 고팠는데, 금방 성공 원칙들에 파묻혀 허우적거리게 되었다.


과거의 나는 많은 성공 원칙들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다. A가 맞으면 B는 틀려야 하는 것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에 ‘닫힌 생태계’를 지향하는 애플과 ‘열린 생태계’ 지향하는 구글이 왜 다 성공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어떤 경영 서적에서는 한 사람이 7인까지의 구성원을 관리하는 것이 한계이니 그에 따라 관리자 수를 늘려가라고 했는데 어떤 경영 서적에서는 Flat한 위계를 갖추기 위해 관리자 수를 줄이라고 했다.


결국 많은 성공 원칙은 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시행착오를 오랜 시간 겪었고 그 격동의 과정을 거치며 나는 복잡한 세상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 하나를 터득했다. 그것은 세상을 하나의 축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개의 축으로 보는 것이었다.


세상을 하나의 축으로 바라봐보자.



“낙관주의인 사람이 같이 일하기 좋을까 현실주의인 사람이 일하기 좋을까?”라는 질문에서 ‘낙관주의자’를 선택했다고 쳐보자. ‘낙관주의자’와 일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 ‘사실’인가? 아닐 가능성이 무척 높을 것이다. 낙관주의자는 정글과 같은 현실 세계에서 희생양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럼 낙관주의자와는 같이 일하지 않는 것이 좋은가? 이 역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무척 높다. 낙관주의자는 최고의 미래를 상상하며 사람들을 동기부여 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위처럼 세상을 하나의 축(낙관주의 vs 현실주의)으로 바라보면 선택을 한 번만 해도 벌써 해석할 수 없는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 여기에 아래 그림과 같이 ‘단기/장기’라는 축을 추가해보자.



축을 하나 추가하니 [낙관주의, 현실주의] 2개로 구성되었던 관점이 [장기적 낙관주의, 장기적 현실주의, 단기적 현실주의, 단기적 낙관주의] 4개로 늘어났다. 이제 기존의 관점으로는 해석 할 수 없던 선택이 가능해졌다. ‘단기적으로는 현실주의적인데 장기적으로는 낙관주의적인 사람’과 같이 일하겠다는 선택이 가능한 것이다. 이는 ‘사실’(실제로 같이 일하기 좋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은 선택지이다.


세상을 바라볼 때 이렇게 A vs B가 아니라 2x2(2개의 축), 3x3(3개의 축) 그리고 그 이상의 축을 더하는 능력을 키우기 시작하니 세상이 더 잘 보이고 과거에 소화하지 못했던 성공 원칙들이 소화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위계는 적은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고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다. ‘운영 효율’이 중요한 회사면 위계가 많은게 좋을 수 있는 것이고 ‘혁신’이 중요한 회사면 위계가 적은게 좋을 수 있는 것이다. 생각의 다양성은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고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다. ‘초기 스타트업’이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밀도 높게 모여있는 것이 좋을 수 있는 것이고 ‘대기업’이라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조화롭게 모여있는 것이 좋을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2x2 이상의 차원(여러개의 축)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이 여러 구루들이 기본적으로 구사하는 사고법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는 그 일부 예시이다.


Intel의 Andy Grove(좌) Radical Candor(우)
IDEO의 Tim Brown(좌) Zero to One의 Peter Thiel(우)


세상에 정말 많은 성공 원칙들이 공유되고 있다.  많은 성공 원칙들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원칙의 충돌로 인해 친한 동료/후배 기업가들이 과거의 나처럼 고통(?) 받는 경우를 최근 많이 목격했다. 다른 좋은 방법들도 많겠지만 나의 경우 이렇게 축을 더하는 사고 방식을 통해 건강하게 문제 상황을 해소할  있었기에, 한번 직접  방법을 시도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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