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후감
주식 투자 초보자를 뜻하는 '주린이'를 아시죠?
그렇다면 미술 초보자 '미린이'는 어떨까요?
예, 그렇습니다. 제가 '미린이'입니다.
이런 제가 #로이리히텐슈타인 전시를 보고 왔어요.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은 잘 알고 계시죠?
저는.... 뭐.... 그가 팝 아트 계열 화가로, 그의 작품이 한국 모 대기업과 관련 되었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죠.
그런데요, 제가 매우 좋아하는 유튜브 <아츠앤트래블>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면서 '로이 리히텐슈타인' 전시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 즉시 예매를 했고, 2021년이 다 가기 전에 보고 왔지요.
저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을 잘 알지 못하기에 도슨트 프로그램을 신청했습니다. (무료/예약 불필요)
<아츠앤트래블>의 '방구석 예술기행'에서 알게 된 "심성아" 도슨트께서 이번 #로이리히텐슈타인 전에서 해설을 하신다고 들어서, 그 시간에 맞춰 전시장에 방문했습니다.
"심성아" 도슨트님은 제가 말씀 들었던 대로 미인(美人)이셨고, 아주 그냥 '똑~' 소리 나고 깔끔하게 리이텐슈타인의 작품과 그의 삶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미린이'인 저는 심 도슨트님의 설명을 100%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나름 기억을 되살려 도슨트님의 해설을 요약해 #로이리히텐슈타인 전을 쬐끔~~만 소개 하겠습니다.
▲좌 : Untitled ▲우 : Cover for "Polemic" Magazine
도슨트님의 작품 해설은 위의 두 작품부터 시작하는데요, 작품이 약간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가끔 접했던 리히텐슈타인의 만화 풍 작품과는 매우 다르기 때문인데요, 위 그림은 당시 미국에서 유행했던 '추상주의'를 반영한 것이라 합니다. 리히텐슈타인 본인만의 예술 철학이 담겼다기 보다는 단지 시대의 유행을 따라간 것이라서 당시 미술계의 평도 그리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WHAAM Poster
위 그림부터 본격적으로 리히텐슈타인의 화풍을 느낄 수 있는데요, 추상주의를 답습했던 그가 갑자기 위와 같은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는 우리가 익히 들었던, 그의 아들과의 일화 때문입니다.
리히텐슈타인은 아들의 요청으로 미키 마우스를 거의 똑같이 그리다가 '예술이 왜 꼭 고상해야 하지? 아들이 좋아하는 만화를 소재로 그려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CRACK!
혹시... 리히텐슈타인이 기존의 만화를 그대로 옮겨 그렸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그게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위 CRACK! 이라는 작품과 함께 전시된 만화를 보면, 리히텐슈타인은 본인이 영감을 받은 만화 한 컷을 그만의 해석으로 재창조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좌,우 모두 : Landscape in the Chinese Style
이즈음에서는 리히텐슈타인의 '벤 데이 닷(ben-day dot)' 기법을 소개해야 하겠죠?
여러분은 이미 다 알고 계시지만 저는 몰랐던 '벤 데이 닷(ben-day dot)' 기법이란 '벤데이'라는 이름의 인쇄업자가 개발한 인쇄 기술인데요, 색을 점으로 분할해 찍어 내는 것이라 합니다.
저는 도슨트님이 "벤데이 점" 기법이라고 말씀하실 때 "밴댕이"라고 잘 못 들었어요. 참 무식하죠?
그래요, 맞아요, 저는 뜬금없이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우리 말을 생각했어요. 그러나 그런 뜻일 리 없으니 도슨트님의 말씀에 다시 귀를 쫑긋 세웠죠. 얼른 스맛폰으로 검색해서 "벤데이 점"이라고 알아 들었어요. 많이 창피하긴 하지만, 사실인데요 뭐... ㅡ,.ㅡ
위 두 작품은 모두 Landscape in the Chinese Style 이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데요,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벤데이 닷' 기법이 가장 확실하게 드러난 작품인 것 같아요. 또한 미국인인 리히텐슈타인이 동양의 미(美)를 정말 잘 이해했구나 싶고요,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제가 작품을 찍은 사진입니다. 오해 없으시길요~
점 (dot) 하나 하나를 자세히 들여다 보세요. 정말 놀랍지 않나요? 동그라미 스티커를 붙인 것도 아니고, 펀칭기로 뚫은 것도 아니고, 어떻게 일정하게 동그라미를 그릴 수 있죠?
갑자기, '조르주 쇠라'의 점묘법과 그가 그린 <그랑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등이 생각났습니다. 리히텐슈타인이 쇠라의 화풍을 참고 했을까요? 아니면 우연일까요?
▲Mirror Poster
위 작품은 Mirror 라는 작품인데요, 도슨트님이 "거울을 찾아 보세요~" 라고 퀴즈를 내서 알려 주신 거예요. 도슨트님이 알려주지 않으셨다면 저는 뭔지도 모르고 그냥 쓰윽~~ 지나쳤을 것 같아요.
작품 명이 '거울'이라 하니, 저의 모습을 대놓고 집어 넣어 봤습니다. 왠지 잘 어울리는 듯하죠? (자뻑)
▲두서 없이 그냥 막 올린 작품 촬영 사진
도슨트님이 설명해주신 작품은 많지만, 저의 기억력에 한계가 있으므로 지금부터는 제 멋대로 저의 느낌을 적어 봅니다.
이번 전시에 공개된 모든 작품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위 첫번째 작품에서처럼 단순한 구도 및 색상, 선(Line)으로 이뤄진 작품들이 참 좋더라고요.
그 왜 있잖아요...칸딘스키인가요? 점, 선, 면으로 구성한 그림 그리신 분요...
그 양반 그림보다 더욱 단순한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이 더 좋은 것 같아요. 깔끔하니까요.
어느 온라인 강의에서 어떤 분이 '사진은 뺄셈, 회화는 덧셈'이라고 하셨는데요, 글쎄요... 저는 회화도 '뺄셈'인 것 같습니다.
리히텐슈타인의 일부 작품이나 몬드리안의 작품을 보면 '추상' 이전에 '단순함' 즉 '뺄셈'으로 느껴져서요.
'마오 쩌뚱'을 어쩜 저렇게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요?
어쩌고 저쩌고 어려운 말로 장황하게 쓴 글보다 단 한 컷의 그림이 더욱 강렬하게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다는 것을 리히텐슈타인이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심성아 도슨트님은 위 그림을 보고 '노란 통닭'이 생각난다 하셨는데요, 저는 원조 '전기구이 통닭'이 생각났어요.
리히텐슈타인은 1997년에 돌아가셨는데요, 생전에 우리나라의 치맥 드셔보셨는지 모르겠네요.
만약 그랬다면 위 그림보다 훨씬 더 명작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반영한 와인 병과, 와인 잔, 포스터, 정말 갖고 싶었어요. (에혀... 꿈길 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야겠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위 찻잔을 보면서 '쿠사마 아요이'가 생각났어요,
인터넷 검색해보니 쿠사마 아요이가 리히텐슈타인보다 먼저 태어나셨던데요, 리히텐슈타인은 쿠사마 아요이의 작품도 참고했을까요?
이번 전시는 정말 정말 정말 많은 작품이 공개되었습니다.
저는 작품 사진 많이 찍어 왔습니다만, 그걸 일일이 다 소개드릴 수는 없고요, 여러분께서 직접 가서 감상하시면 좋겠습니다.
이왕이면 도슨트 프로그램 참여하시면 더욱 좋고요.
2022년부터는 도슨트 프로그램 일정이 변경된다 하는데요, 당초 계획을 수정할 듯 해서요, 제가 나중에 확인하고 이 글에 덧붙여 놓겠습니다.
그리고요... 이번에 제가 왕짜증 났는데요. 다름 아닌 전시장 위치 정보 때문입니다.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건물에 처음 가 보는 것이 죄(罪)는 아니잖아요?
'갤러리아 포레' 또는 '서울 숲 아트센터'를 지도 검색하면 정확한 전시장(갤러리) 위치가 뜨지 않습니다.
전시장은 갤러리아 포레 G층 205호에 마련되었고요, 갤러리아 포레 건물 내부 층별 안내 지도에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듯한 갤러리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제가 전시장 앞에서 티켓팅 해주시는 직원분, 티켓 확인하시는 분께 '이 갤러리 찾기 어렵다'고 말씀드렸더니, 그 분들은 그냥 웃음으로 넘기시던데요, 이게 그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알아서 찾아 가긴 합니다만, 저 뿐만 아니라 다른 관람객도 전시장을 못찾아서 저랑 같이 헤맸거든요.
이번 전시 주최하신 기획사에서 보다 친절하고 정확하게 갤러리 이름을 네이버나 카카오에 등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로이리히텐슈타인 展(전)_눈물의 향기
- 기간 : ~22년 4월 3일
- 장소 : 서울 숲 갤러리아 포레 건물 G층 205호
- 티켓 : 1만 8천원
■심성아 도슨트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sungahshim
■아츠앤트래블
https://www.youtube.com/channel/UCHp20VblCGxxsV9PZzRwY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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