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공간 1_ 책방, 잇다
공주 공간 1_ 책방, 잇다
어제는 갑자기 짬이 나서 근처 책방에 다녀왔다. 오래된 한옥에 자리한 ‘책방, 잇다’는 지난 10월에 생긴 따끈따끈한 신규 책방이다. 몇 년 전 공주에 여행을 왔다 반해서 결국 책방을 열게 되었다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공주에서 책방을 열게 된 지금도 책방의 주인장은 여전히 공주의 분위기와 제민천 풍경이 좋아서 엉덩이가 들썩인다고 했다. 책방 오픈의 꿈은 원래 60세가 되어 펼치려던 것이었는데, 흘러가는 시간이 안타까워 한참을 앞당기게 되었단다. 그 이유를 물으니 단번에 이해가 됐다. 같은 사연이 있는 나는 하마터면 눈물이 그렁할 뻔했다. 모든 일은 온전히 좋지만도 나쁘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더 진해진다.
액자 형태의 한쪽 벽면에는 ‘독립출판물’에 대한 짧은 안내와 도서들이 놓여 있다. 주체 책장으로 일정한 주기로 벽면을 꾸며 볼 계획이라는데 좋은 기획이다. ‘독립출판’이라는 주제는 책을 좋아하고, 이 세계에 있는 사람들은 익숙하다 못해 진부해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세계를 벗어나면 여전히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다. 우리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고, 성장하고 새로워질 필요도 있지만 어느 한편에선 이러한 안내와 알림 역할이 지속되어야 한다.
같은 세계에만 있다 보면 그 세계가 전부인 줄 착각하게 된다. 며칠 전 경험했다시피,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게 전부일 거라는 착각은 굉장히 무서운 일이다. 그럴 때 우리는 우를 범한다. 세상이 잘못되고 내가 맞다는 착각, 내가 이렇게 하면 세상이 이럴 거라는 착각.
착각에 빠지기 않기 위해서는 자꾸 다른 세계와 만나야 한다. 다른 세계를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세계를 가진 사람을 만나는 일이고, 다른 사람을 깊게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 즉 책을 읽는 일이 아닐까 싶다. 책방이 자리한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 오래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의 ‘책방, 잇다’에서 나를 처음으로 공주로 이끌었던 ‘루치아의 뜰’ 대표님의 책 『그 골목길에서 당신을 기다릴 거예요』를 데려왔다.
책방, 잇다
화-일 11:30 ~ 20:00(월 휴무)
충남 공주시 웅진로 145-1, 1층
- 핸드드립 커피랑 차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