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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여운 Jun 23. 2017

마포구는 원래 1차선인가요?

2012 - 2017년 홍대앞 관광버스 불법주차 적발 데이터 


핫플레이스로 성장한 홍대앞


사드 문제로 인해 이번 글 이슈의 현상은 다소 해결이 됐다. 왜냐면 홍대앞을 중국 관광객들이 거의 찾지 않으니깐. 하지만 언제 다시 중국과 외교적 합의점을 찾아 중국 관광객들이 홍대앞을 찾을지도 모르고, 그렇게 된다면 다시 홍대앞은 관광버스의 불법주차가 기승을 부릴 것이다. 그렇게 되질 않기 바라면서 과거의 현황을 다시 한번 들여다본다. [이 글은 홍대앞 동네잡지 스트리트H 3월호에 기고됐습니다]


어휴 답답해!!

회사 생활을 상수동에서 시작했다. 회사 건너편 건물에 뷔페가 들어섰고 언젠가부터 맞은편 건물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 4-5대의 버스가 일렬로 주차를 하면 중국 관광객들 우르르 쏟아냈다. 이런 불편한 광경은 시간이 흘러 보편적 일상이 됐다. 비단 상수역 근처뿐이겠는가?


홍대앞 관광버스 불법주차 문제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홍대앞이란 소비 공간은 주차공간을 가지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차선 하나가 온통 주차공간이 되고 만다. 네이버 지도 혹은 다음 지도에서 홍대앞 몇몇 곳을 검색하여 로드뷰로 보면 관광버스가 불법 주차되어 찍힌 거리 사진이 나올 정도이다. 로드뷰가 아니라 버스뷰라고 해도 될 듯하다. 결국 이는 차량 통행과 안전에 대한 민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료 : 문화체육관광부, 외래관광객 실태조사(2013년)

2013년까지만 해도 문화관광부에서 집계한 외국인들이 찾는 주요 관광지에 홍대앞은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왼쪽 그림) 주로 명동과 동대문시장 종로 등 강북의 중심지에서 외국인들의 관광지가 형성되었다. 신촌 및 홍대주변은 24.2%를 기록했을 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가 아닌 타기관 조사 결과 역시 그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상수동과 연남동이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으면서 유명해져 갔고 상점들이 생겨나면서 면세점과 쇼핑할 수 있는 가게들이 많아지면서 해외 관광객들에게 홍대앞은 꼭 방문해야 하는 곳 중 하나로 유명해졌다. 2014년 이후 관광지 통계에서 홍대는 늘 상위권에 위치한다. 자연스럽게 관광호텔, 게스트하우스, 공유 숙박업소(AirBnB) 등도 늘어났는데 문제는 주차 공간은 늘릴 수가 없었다. 이게 문제였다. 





주차할 공간이 없는 홍대앞 그리고 불법주차


'면세점이나 식당을 이용하면 해당 주차장에 주차하면 되지 않나요?'와 같은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은 당연하다. 다만 현실에는 그 '당연함'이 없다. 요우커들이 많이 찾는 사후면세점 설립허가에는 관광버스 주차장 설립 의무가 없다고 한다. 대형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참고 : 요우커 관광버스 불법주차에 서울시내 도로 '몸살', 브릿지경제] 규정에 없으니 업체들은 굳이 비용을 들여 주차장을 만들지 않았고 불법주차 과태료는 관광버스 대신 지불한다. 그래도 '남는 장사'이니깐. 그러다 보니 관광버스가 주차할 공용주차장은 만무하고 관광객이 찾는 곳도 주차장을 짓지 않아 관광버스들은 가장자리 차선에 주차하거나 심할 경우엔 인도 위 가게 바로 앞에 자리를 잡는 괴기한 방법을 선보인다.


2012-2016년 마포구 불법주차 단속 현황 데이터를 정보공개청구를 받아 분석해보면 실제 마포구의 관광버스 불법주차 적발 건수는 지난 5년 사이에 515% 증가했다. 앞서 언급한 듯이 홍대앞이 관광지로 주목받기 전인 2013년 이전에는 적발 건수가 크지 않았다. 그 후로 증가 추세는 급격히 올라간다. 불법주차는 단지 '주차'만의 문제만을 발생시킬까? 이 문제는 다시 다뤄보기로 하고 이번에 작업한 데이터는 5개의 컬럼(열) : 단속 일시, 단속지역, 단속장소, 차명을 활용했으며 여기서 차명은 일반 차량을 제외한 관광버스만을 대상으로 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데이터 형식은 위와 같다



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서 법정동별로 보면 서교동에서 가장 많이 적발됐으며, 2015년 이후 성산동, 상암동, 연남동의 적발 건수 급증은 사후면세점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성산동은 상권이 아니라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의외로 사후면세점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었다. 서교동에서 최고로 많이 적발되는 곳은 서교가든 건너편이다. 참고로 서교가든은 서울에서도 불법주차 건수가 4번째로 많은 곳이며 메인사진이 바로 다음 로드뷰에서 서교가든을 검색하면 나오는 거리 사진이다. 합정동은 어딜까 싶은데 단속장소를 보면 양화대교 인근인 합정동 396-7번지라고만 나온다. kimchi & seaweed 박물관이라고만 나오는데 중국 관광객들의 주요 쇼핑 장소라고 한다. 그 밖에도 상암동 망원동 모두 비슷한 이유로 적발됐으며 시간이 갈수록 증가 추세라는 심각성을 가지고 있다. 


 

<서교동, 성산동 불법주차 로드뷰 모습>


시간대별로는 오전 10시가 적발 건수가 가장 높은데 재밌게도 이는 관광객들의 체크아웃을 기다리는 관광버스 때문이며, 장소별로 보자면 서교가든 건너편이 적발 건수가 가장 많다. 그 결과 동교로(서교가든 앞)의 2015년 시간대별 통행속도는 전일 기준 18.6km/h, 홍대로(홍대 정문 앞)11.8km/h로 정체구간이 형성되는데 관광버스의 불법주차가 심각한 통행 정체 현상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아쉽지만 주차장을 만들기도, 관광객을 줄이기도 힘든 홍대앞의 고질적인 모습이다. [2015 서울특별시 차량통행속도보고서]

<왼쪽이 홍익로 오른쪽이 동교로>




지금은 평화로운 홍대앞


중국인 관광객들의 감소로 요즘 홍대앞은 불법주차 문제는 상대적으로 줄었다. 일렬로 도로를 점거한 관광버스를 찾기가 어렵다. 딱, 이랬으면 좋겠지만 다시 그들은 홍대앞을 찾을 것이다. 관광객이 많아지고 상권이 발달하면 물론 좋다. 하지만, 과거의 이런 문제점들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잠시 그들이 홍대앞을 찾지 않는 이 시기에 관광버스를 주차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을 만들거나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게 어떨까 싶다. 


참고 그래프 : 마포구 법정동별 불법주차 적발 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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