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izing Tech Investments
구글은 오랫동안 최고 수준의 기술 기업으로서의 지배적 위치를 점해왔다. 그러나 ChatGPT 출시 후 이어진 인공지능 상품화의 열풍에 있어서는 그저 OpenAI의 뒤를 따르는 후발주자로서의 급박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Gemini의 나치의 유색인종 표현은 대표적인 치명적 오류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Gemini AI 모델은 지속적 개선을 통해 20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구글의 7개 주요 제품에 통합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Gemini가 ChatGPT, Claude 또는 다른 경쟁 모델보다 훨씬 뛰어남이 증명되어서가 아닌, 이미 방대한 관련 생태계와 사용자 기반을 보유한 구글만이 가능한 진전임을 의미한다.
현 미 행정부 산하 반독점 기관들은 그동안의 구글의 검색 시장 해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주 미 법무부는 관련해 구글이 자사의 웹 브라우저 크롬을 강제 매각해야 한다는 방침을 확정하기까지 했다. 기본적으로 구글, 애플, 메타와 같은 대형 기술 기업들이 AI 전쟁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임에도 강력한 진전을 만들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기존 생태계에서의 우위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들 기업들의 AI 어시스턴트들은 ChatGPT, Claude와 같은 선발 모델들 대비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기에 이를 개인 및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기,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의 통합을 통해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드러내는 중이다.
즉 AI 모델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진정한 목표는 ‘가장 똑똑한’ 모델의 완성이 아닌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하고 돌아오게 만드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는 그동안 흔하게 확인해 온 주장인 AI가 반드시 삶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할 필요까지는 없으며 사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만 있다면 이미 그 가치는 충분함을 의미한다. 이를 증명하듯 애플은 Apple Intelligence 제품군을 자사의 디바이스들에 통합하고 있으며, 메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30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을 통해 이와 유사한 이점을 누리고 있다. 반대로 OpenAI는 자체적인 브라우저 개발에의 투자마저 검토하며 자신만의 생태계를 만들려 한다고 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AI 생태계의 확장은 상대적으로 사용자 경험을 기술적으로 규정짓는 문제를 내포함에 주목해야 한다. 기술은 단순히 효율성을 제공하는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사용자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추천 시스템, 자동화된 검색 결과, 개인화된 콘텐츠 제공 방식 등을 통해 사용자 선택을 제한하거나 특정 문화적 맥락을 강화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AI 생태계 관련 법적 규제는 사용자 스스로 사용자 경험을 능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즉 ‘기술적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또한 AI 경쟁은 단순히 기술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아니라, 인간 간 상호작용 방식과 디지털 문화를 재구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구글과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이 구축한 생태계는 특정 문화적 가치를 반영하며, 다른 맥락을 배제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AI 통합 생태계를 향한 기술 기업들의 투자는 이전의 생태계보다 더욱 다양성과 포용성을 보호하는 다중적이고 균형 잡힌 방향으로 작동해야 한다.
최근까지의 AI 경쟁 양상을 보면, 가장 강력한 챗봇이 반드시 가장 성공적 모델이 아니라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 하지만 기존의 지배적 디지털 생태계에 AI 모델들이 통합되어 순식간에 전 세계 인구에게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앞으로의 인간 사회에 미칠 더 깊은 사회적, 문화적, 상업적 영향이 어떨지에 대해 질문을 남긴다.
무엇보다 구글과 같은 대규모 생태계의 기술 활용 방식은 기술 자체의 품질보다는, 사용자와 기술 간의 활동적 관계를 통해 사회적 성공을 새롭게 정의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AI의 기존 지배적 디지털 생태계에의 통합 과정에서는 AI가 인간의 활동적 정체성, 상호작용, 가치 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현장 관찰에 기반해 실증적으로 기록하고 연구되어야 한다. 관련 기업과 정책 결정자는 인간 활동을 중심에 두고 생태계 구축 과정에서 인간의 도구적 가치를 넘어, 인간 활동이 기술과 협력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