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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체 Nov 14. 2023

나쁜 남자 구별법

이상하게 나한테 나쁜 남자만 꼬이는 것 같아.


이번 연애 상대도 쓰레기,


저번에 짝사랑했던 사람도

알고 보니 인쓰(인성쓰레기),


아무도 몰래 조금 좋아하고 있던 연예인마저

범죄를 저질렀다는 기사가 뜹니다.


당신이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것 같기도 하고, 나쁜 남자들이 당신에게 다가온 것 같기도  합니다. 계속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어떤 게 먼저였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어떤 게 진실일까요? 어떤 게 먼저였을까요? 당신이 나쁜 남자에게 끌려서 나쁜 남자를 만나게 된 걸까요? 아니면, 나쁜 남자들이 당신에게 자꾸만 다가오니 당신이 나쁜 남자를 만나게 된 걸까요?


달라질 수 있을까요?

달라지길 원하나요?

지금부터 저랑 같이 알아봐요.


당신이 나쁜 남자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


당신이 나쁜 남자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당신 인생에서 나쁜 남자를 걸러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걸러낸다고요?
그거야말로 나쁜 거 아닌가요?
사람을 판단하고 가르는 거요.


네. 걸러내야지요.


'걸러낸다'기보다는 '선택한다'라는 표현이 더 적절합니다. 당신과 함께 인생을 살아갈 사람은 당신이 선택해야 합니다. 반대로 함께 살아가기 싫은 사람도 선택해야 하지만요. 물론 상대방이 당신을 선택할 때도 있습니다. 곁에 두고 싶은 사람으로 당신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곁에 두기 싫은 사람으로 당신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지금 한 번 떠올려 보세요.


당신이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 사람을 곁에 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신이 곁에 두기 싫은 사람은 누가 있나요? 그중에 아직 당신의 곁에 있는 사람은 누가 있는지. 그 사람은 언제부터 당신 곁에 있게 됐나요? 당신이 그 사람을 곁에 두고 싶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많은 인간관계가 누군가의 '선택'으로 만들어집니다. "자연스럽게 맺어지더라"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운이 좋으신 거예요! 당신이 상대방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상대방이 당신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지요. 많은 사람에게 선택받는 인생이라니, 부럽습니다.


내 주변을 '좋은 사람'으로 채워야 하는 이유


내 주변에 나쁜 사람들이 꽉 차있으면 좋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사라져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는 인생은 좋은 인생이 되기 어렵습니다. 좋은 인생이 될 수 없다는 게 아니라 어렵다는 것이지요.


인생이라는 게 얼마나 외롭고 거칠고 힘듭니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도 힘든 게 인생이지요. 너무 짧고 소중한 내 인생, 이 소중하고 귀한 시간을 나쁜 사람들에게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럴 필요가 없어요.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인간은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을 꿈꾸게 만들어진 동물입니다. 당신을 꿈꾸게 해주는 사람, 당신을 존중하고 응원해 주는 사람, 당신의 얘기를 경청해 주고 진심으로 함께 고민해 주는 사람, 힘들 때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당신 자신을 위해서요.


심지어 요즘 세상은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 몰라요. 다 경험해 봐야지요. 2030년 즈음에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편화될까요? 2050년, 우리 휴대폰은 어떤 모습일까요? 버킷리스트에 넣어두었던 스카이다이빙을 해볼 수 있을까요? 노인이 된 우리의 '탑골공원'은 어디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지금 보다 더욱 성숙해진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말실수도 좀 줄어들고 '현명한' 말도 할 수 있는 멋진 노인이 될 수 있을까요? 내 곁엔 어떤 오래된 친구가 있을까요? 노인이 되고 나서도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내 모습은 어떤가요?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더 좋은 경험과 감정으로 채울 권리가 있습니다. 내 인생에 방해가 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과 계속 인생을 살아가는 게 '나'를 위해서 좋은 일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심지어 그 사람이 내 연애 상대나 결혼 상대라면 더욱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일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접촉하고 있는 사람이고요. 나의 현재와 미래, 고민과 걱정, 감정과 몸의 상태 등 내밀한 상황을 공유할 정도로 깊은 관계를 맺은, 혹은 맺을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소위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내가 그와 함께 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요? 내 인생은 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요?


반대로 나와 가장 깊숙한 관계에 있는 연애 상대가 '좋은 사람'이라면 내 인생은 어떤 모습이 될까요?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어떤 부분은 나와 정 반대로 다른 모습을 갖고 있는 사람이면 좋겠고, 또 어떤 부분은 나와 비슷하거나 똑같은 부분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나쁜 사람인지 본격적으로 갈라내 볼까요?


나쁜 남자 구별법


내 곁에 누구를 둘지는 각자 가진 가치관을 토대로 판단하게 됩니다. 가치관은 그 사람 인생 전체를 걸쳐서 형성된 복잡한 결과물입니다. 타인의 가치관이라는 것은 이해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본인마저도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서 잘 모를 때가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가치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렵고, 판단 해서도 안 됩니다. 정답, 오답의 개념보다는 다양성으로 접근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타협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다양성의 개념으로 존중할 영역이 아니라 '오답'으로 명확하게 잘라내야 할 부분이요.


0순위. 폭력적인 남자


예를 들어볼까요? 나랑 썸 타는 남자가 A가 음식점 종업원과 아르바이트생에게 위협적인 언행을 반복하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런 점 빼고는 완벽한 사람입니다. 평소에는 자기 일도 열심히 하고, 성실하고, 책임감도 강합니다. 똑똑하고 알뜰하지요.


B라는 사람은 이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관계를 이어갈 필요가 없는 사람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본인 인생을 열심히 살더라도 남에게 상처 주는 사람은 곁에 두기 싫어서 일 수도 있고요. 혹은 알뜰한 모습이 보기 싫어서 곁에 두기 싫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B는 타인에게 손해나 상처를 입혀선 안 된다는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은 언제든 나한테도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위험인물로 생각합니다.


물론 관계를 끊기 전에 A에게 직접 물어봐서 확인하면 가장 좋겠지요. 왜 아까 카페에서 아르바이트생에게 반말로 언성을 높이면서 카드를 던졌는지요. A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A의 설명을 들어봤는데 별다른 이유가 없었고 자신의 행동이 폭력적이고 위협적이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임을 모른다면 A는 나쁜 남자입니다. 당장 도망치세요!


폭력성향에 대하여


네이버 지식인에서 '나쁜 남자'로 검색하면 다양한 사연을 읽어볼 수 있는데요. 대부분이 남자의 폭력성향에 대한 고민이더라고요.


상대방을 '물리적으로' 때릴 때만 폭력 인건 아닙니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 심지어 눈빛조차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도 폭력이고 저것도 폭력이라면, 폭력이라는 건 대체 뭘 말하는 걸까요?


사람은 누구에게나 암묵적으로 여기까지가 '나'라고 생각하는 심리적 경계를 갖고 있습니다. 'personal boundary' 혹은 'personal space'라고도 하지요. 실제 눈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심리적인 거라서요.


성교육에서는 비눗방울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친하지도 않은 어떤 사람이 갑자기 나한테 가까이 오는 경우를 생각해 볼까요? 우리는 갑작스러운 불편함을 느끼면서 뒷걸음질 칠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를 갖고 판단해서 실행에 옮기는 이성적인 행동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되는 반사적인 행동에 가깝지요.


이건 personal boundary 가 존중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타인의 경계를 허락 없이 침범한 경우를 폭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성폭력이 될 수도 있고요. 학교폭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정폭력이 될 수도 있지요.


누구나 경계를 갖고 있으며 경계의 모양은 모두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네모, 어떤 사람은 동그라미일 수 있지요. 경계의 모양뿐만 아니라 경계에 대한 감각도 각자 다릅니다. 어떤 이는 타인이 내 경계를 침범해도 잘 모르거나, 침범하건 말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반면에 어떤 이는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것처럼 민감하게 느끼면서 크게 불쾌해할 수도 있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를 어떻게 알고 조심할 수 있을까요? 물어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서로 가까워지다 보면 상대방의 경계 안쪽으로 들어가고 싶어질 수 있는데요. 그럴 때는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내가 가까이 가서 설명해도 될까?
내가 네 옆에 앉아도 될까?


이게 상대방을 존중하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내 질문에 대해 상대방의 답변을 듣고, 내 행동에 반영하는 것까지가 존중의 완성이라는 점입니다. 물어봤다고 해서 '나는 상대방을 존중했어'라고 생각하지 말자고요. 예를 들어 상대방이 싫다고 대답했다면 가까이 가지 않아야 존중이겠지요.


상대방이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그럼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행동해도 될까요? 상대방이 대답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상대방의 상황을 존중하려면 상대방의 침묵을 마음대로 YES라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가까이 가지 말아야겠지요.


내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갑자기 상대방의 경계를 침범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은 학교에서 쉬는 시간, 좁은 복도에서 발생할 수도 있고요, 출퇴근 시간 좁디좁은 지하철 안에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조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놀라게 했다면 가볍게 사과하면 됩니다. "놀라셨죠?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닙니다 ㅠㅠ" 라고요.

폭력의 반대말은 비폭력이 아닙니다.
폭력의 반대말은 존중입니다.


앞에서 얘기했던, 종업원에게 위협적인 언행을 하는 남자 A에 대해서 계속 얘기해 볼까요? A는 반말하고 언성을 높이며 종업원을 위협했습니다. A는 어떤 사람일까요?


일단 A는 종업원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임은 분명합니다. 존중하는 사람에게 초면에 반말을 하는 사람은 없지요. 고성을 지를 수도 없고요. A는 왜 종업원을 존중하지 않았을까요? 아래 세 가지 중 두 개 이상의 이유를 갖고 있을 거라고 봅니다.


①종업원이니까
②종업원이건 말건 상관없이 그냥 내 눈에 띄었으니까
③자신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


①종업원이니까


종업원이라면 존중하지 않아도 될까요? 그런 걸 누가 결정했을까요? 사회적으로 합의된 건 아니니까 이런 기준을 갖고 있는 사람은 A 본인이라고 보는 게 맞겠지요. A에게 이렇게 가르친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고, A가 속한 가정이나 친구관계, 회사 등 커뮤니티에서 이런 문화를 공유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결국 A 본인의 행동은 A 자신의 선택입니다. 그렇다면 A는 존중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는 사람인 것이지요.


살며 마주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보며 존중할 사람과 존중할 필요가 없는 사람으로 사람을 구별하는 이 남자, 어떠세요?


지금은 당신이 A에게 '존중할 사람'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언제든 뒤집힐 수 있습니다. 당신이 A에게 '존중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으로 분류되는 순간을 생각해 보세요. 종업원에게 한 것처럼 당신에게 고성을 지르고 물건을 던진다고요. 이런 사람과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할 이유가 있나요?


혹시라도 운이 좋아서 C가 평생 '존중할 사람'으로 구별된다고 가정해 볼게요. A는 C를 존중하지만 가끔 타인에게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집니다. 당신이 C라면, A에게 나의 소중한 가족과 친구를 보여줄 수 있나요? A가 그들에게도 그러면 어쩌죠? A가 일상에서 휘두르는 폭력 때문에 끊임없이 당신 주변에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영화관 종업원, 카페 종업원, 음식점 종업원, 편의점 지기...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당신은 당당할 수 있을까요? 알고 봤더니 피해를 입은 종업원 중 한 명이 당신의 지인이었다면요? 이 모든 가능성을 폭탄처럼 안고서도 A와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있을까요?


당장 관계를 끊어야 합니다. A는 타인에게도 위험하고, C에게도 위험한 사람입니다. 위험한 상황에 나를 계속 방치하는 건 스스로를 존중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②종업원이건 말건 상관없이 그냥 내 눈에 띄었으니까


A가 자신 이외에 다른 사람은 존중하지 않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C를 존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C의 마음을 얻기 위한 연기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가면을 쓴 사람과 진실되지 않은 연애관계를 이어나갈 이유가 있을까요?


어떤 프로 연기자도 일상에서까지 연기를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언제까지 연기가 계속될 수 있을까요? 연기는 언젠가 끝납니다. 연기가 끝나면 곧 당신의 차례가 다가올지도 몰라요.


③자신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


A는 어쩌면 A 자신조차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그럴 수 있지요. 나도, 타인도 존중할 수 없는 상태일 수 있으니까요. 배운 적이 없을 수도 있고요.


그렇다면 A와 관계를 지속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을 소중히 여기기도 어렵거든요. 자신보다 타인을 더 우선순위에 놓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A가 종업원에게 한 언행을 보면 타인을 우선순위에 놓고 살아가는 사람도 아니고요.


만약 A가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타인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질까요? 이건 각자 판단의 영역이겠지만 그래도 연애관계를 중단하길 권합니다.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나를 노출시킬 이유가 없어요. 계속 폭력적인 상황에 나를 노출시켜선 안 돼요. 이럴 때는 '나'를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누군가로 바꿔서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고 소중한 우리 집 강아지를 세상에서 가장 난폭하고 거대한 사냥개와 한 우리 안에 둔다고 상상해 보세요. 정말 우리 집 강아지를 사랑한다면 그렇게 하지 않으실 거예요.


A가 정말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자신의 지금 상태가 C에게 얼마나 큰 위험이 될지 알 수 있을 겁니다. A가 오히려 '내가 언제든 C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라는 걸 인지하고 C와 거리를 두면 좋겠네요. 물론 슬프겠지만요. C와 다시 이어진다면 그건 A 스스로가 변화한 후에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사람이 변하기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변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아니라 어렵다는 것이지요.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A를 기다리는 것도 내 인생을 가꾸는 방향과는 거리가 멀지요.


1순위. 범죄자


범죄자는 내 인생에서 적극적으로 걸러내야 합니다. 제가 말하는 범죄자는 이미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있으며 절대 재발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노력하는 범죄자와 다릅니다.


지금 범죄행위를 하고 있는 남자, 그 남자는 즉시 '나쁜 남자'로 분리해야 합니다. 벌금을 냈거나 감옥을 다녀왔음에도 같은 범죄행위를 또다시 도모하고 있다면, 혹은 이미 동일 전과로 두 번 이상 감옥에 다녀왔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 보다 중요한 건 '피해자에게도 당당할 수 있는가?'입니다. 당신의 애인이, 남자친구가, 남편이 성범죄, 성매매, 살인, 강도, 사기, 횡령 그 무엇이든 범죄행위를 자 했다면 분명히 반대편에는 피해자가 있을 겁니다.


피해자는 이미 몸과 마음에 상처가 가득하고, 주변인과 가족들마저 힘들게 만들었다는 죄책감까지 갖고 있을지 몰라요. 직장 생활도, 사회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매일 밤을 눈물로 보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피해자에게 당당할 수 있을까요?


경찰이나 언론 등에 의해 적발되지 않았다고 해도 범죄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면 범죄자로 보아야 합니다. 랜덤채팅으로 아동청소년을 꾀어내어 성매매를 하는 남자라고 가정해 볼까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아동청소년의 성 착취 영상을 보는 게 취미인 남자라고 가정해도 되겠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 알바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고 가정해도 되고요. 경찰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서 범죄가 아닌 게 아닙니다.  그가 하고 있는 행동이 불법이라면 그는 나쁜 남자 수준이 아니라 나쁜 범죄자입니다.


보다 내밀한 폭력을 저지르는 범죄자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을 가끔 때리는 거죠. 가끔 당신에게 물건을 던지고 흉기를 들이미는 남자요. 때리는 건  술 마시고 정말 가끔씩만 벌어지는 일이고, 그 가끔을 빼면 '평소'에는 다 괜찮고 오히려 사이가 좋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그가 가끔 당신의 사진을 찍는다고 가정해도 됩니다. 얼굴은 절대 나오지 않게 조심해서 찍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뒷모습만 찍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그가 혼자 본다고 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그는 범죄자입니다. 당신이 신고하지 않아도 그가 범죄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는 '가끔' 범죄행위를 하는 사람입니다. 가끔이어도, 자주여도 상관없습니다. 단 한 번만으로도 범죄자입니다. 그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해도 끊어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여성긴급전화 1366 번호로 전화하면 24시간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서에 바로 전화해도 되고요. 신고하지 않더라도 '평소'에 가정폭력상담소에서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2순위.  강요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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