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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개편 논란' 문제는 UX인가 정체성인가

플랫폼은 누구의 것인가? 도를 넘는 비난은 정당한 것인가

by Creative Uxer

카카오톡 개편 논란에 대해 메모해두었던 글..


사실 쓰다 지웠던 글인데 카톡 업데이트가 국감까지 나온다는 기사를 접하고 이게 맞는건가 라는 마음으로 더 적어본 글입니다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t/2025/10/16/JJP4FFOY6VAIFNYYYYFV6VF23Q

롤백의 여부를 떠나 이런 내용이 국감에 불려나가서 방어를 해야하는 사안이 된 이유는 뭘까.

어느새 카카오는 정부의 컨펌을 받아서 업데이트를 해야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요




카카오톡 개편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화면 디자인이나 UX 차원의 불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의 정체성' 문제라고 보는 측면이 강합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UX가 잘못되었다”는 차원에서 끝날 수 없는, '사기업'과 '공공재' 사이의 '모순' 되는 부분도 있다고 봤습니다,


UX 자체가 정말 문제인가


많은 기사에서 이번 개편에 대해 “UX가 엉망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이번 변화는 UX 설계의 실패라기보다는 비즈니스 전략적 결정에 더 가깝습니다.

메신저가 단순한 대화 기능을 넘어서 콘텐츠 공유와 커뮤니티화로 확장되는 것은 이미 글로벌 트렌드입니다. 왓츠앱, 위챗, 심지어 인스타그램까지도 모두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카카오톡이 피드 기반 화면을 도입한 것 자체는 충분히 이해 가능한 전략이었습니다.

화면의 구성 또한 목적에 맞게 구현은 되었다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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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서비스를 설계하는데 필요한 세부적인 정책들. 즉 실행 방식의 디테일에 있었습니다.


이용자의 통제권이 배제된 채, 프로필 변경 내역이 자동으로 피드에 노출되었습니다.

어떤 정보가 공개되는지에 대한 사전 설명과 동의 절차가 부재했습니다.

익숙한 ‘피드 포맷’ 속에 '부적절한 콘텐츠 맥락(프로필 변경 기록)' 이 섞이며 이질감이 커졌습니다.


즉, 전략 자체는 합리적일 수 있었으나, 세부 설계와 실행에서 적합한 방식을 찾지 못했다고 하는게 맞겠습니다

이는 UX의 좋고 나쁨이 아닌 어떤 과정을 거쳐서 적용하는지 부분이 부족 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번 논란에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바로 이것입니다. 카카오톡은 누구의 것인가요?


카카오톡은 사기업인가요, 공공재인가요?


카카오톡은 월간 이용자 5천만 명에 달하는 국민 메신저입니다.

그러나 운영 주체인 카카오는 어디까지나 수익을 극대화하는 상장 기업, 바로 사기업 입니다.

주식 시장에서 가장 가볍게 정보를 보고 투자할수 있는 회사 중 하나 일겁니다 ( ex) 삼성전자 / 카카오 / 네이버 등 회사 정보를 어렵지 않게 볼수 있고 늘 사용 하고 접점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 )


하지만 사회는 카카오톡을 이미 공공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서비스 장애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리고, 현장 점검까지 벌이는 모습은 전형적인 공기업 관리 방식과 유사합니다.


이렇게 된 것에는 정부의 영향력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 카카오톡에 “연속 장애 3개월 내 시정하라” (경향신문)

‘카톡 서비스 장애’ 정부, 카카오 긴급 현장점검 착수 (한국뉴스투데이)

이러한 장면은 다소 의아합니다.


금융 서비스처럼 사회 기반에 직결되는 영역이라면 정부 규제가 당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메신저 서비스는 문자, 라인, 텔레그램 등 충분한 대체제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개입 수준이 높다는 것은, 이미 사회가 카카오를 단순한 사기업 이상의 존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가요.

카카오 라는 회사의 입장보다는 정부의 입장에 가까울 것입니다.

'내가 매일 쓰는 플랫폼은 이런 모습이어야 해' 라는 생각들은 이미 서비스를 공공재로 인식하는 시선게 가깝죠

이 부분은, 내가 쉽게 물건을 사던 편의점이 어느새 동사무소 같은 것 아니야 라고 인식하는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올바른 방향일까요

개인과 정부 입장에서 카카오는 이미 사실상의 공공 인프라입니다. 따라서 일정 수준 이상의 개입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면 카카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어디까지나 사기업이라며 자율성있는 주체라고 생각할것입니다.

이 간극에 문제점이 있습니다. 카카오는 사기업 논리를 내세우지만, 실제 영향력은 공공재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정부는 공공재처럼 다루려 하지만, 결국은 사기업의 자율성과 시장의 선택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 관점의 차이가 이렇게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도를 넘는 비난과,

정치권의 참여까지 불러일으키는 원인이되었다고 봅니다.


카카오의 편을 들어보자면 (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


서비스를 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발전적인 방향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렇게 변화 없이 운영되는 서비스들이 사그러져 가는 것을 이미 많이 보아왔습니다


당장 메신져 시장의 선두주자였던 네이트온이 모바일화를 하지 못하고 ( 물론 그 과정에서 실책이 많았지만. ) 변화없이 운영되다 도태된것처럼 말이죠.


이번 개편은 카카오가 스스로를 '국민 플랫폼'이라 부를 만큼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점에서 기인하지만 ( 그것을 잘 이해했다면 디테일한 정책을 수립해서 고객을 랜딩 시킬수 있도록 했어야 했습니다)


사기업의 기획자가 할수 있는 시도 자체에 이렇게 비난이 쏟아질수 있나, 그것도 정치권까지 연계된 시정의 요구가 되는 것이 맞나?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서비스를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서비스가 잘되고 잘되지 않음

좋은 흐름으로 good cycle을 도는 것과 bad cycle을 도는 것의 차이는 극명합니다.


좋지 않은 방향이 나올때 비난을 받는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것이 서비스기획자의 숙명이자 고뇌의 영역이니까요.


하지만, 누구나 할수 있는 말을 통해 극단적인 비난들이 오가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좀 있습니다


카카오톡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용자는 언제든 다른 메신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비난 보다는 시장의 논리로 서비스를 평가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카카오 안에서도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의 모든 요구를 거부한채 독단적으로 진행된 사안이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그게 진실이던 진실이지 않던 서비스기획자의 상황에서는 둘다 최악인 상황일 것이라 너무 아픈 시간을 걷고 있지는 않을지 심심하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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