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나는 어릴 때부터 백일장을 나가거나 공부를 잘했다거나 하는 케이스가 아니라서 어려운 말보다는 쉬운 말을 좋아하는 편이다. 스무 살이 넘어서는 도서관 가는 것도 책 읽는 것도 글 쓰는 것도 좋아하게 되어서 어려운 말이나 복잡한 단어가 똑똑한 척하려고 쓰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쉬운 말이 좋다.
게임을 하다가도,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도, 카페에서 커피 마시다가, 가족이나 친구와 수다 떨다가 툭하고 땅에 떨어져나오는 말들에 더 마음이 끌린다. 그런 말들은 대부분 구어체인데, 맞춤법에 맞지 않는 말도 많다. 왜 좋은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헤벌쭉한 상태가 되어서 나중에 왜 좋았을까, 왜 이렇게 좋았을까 하고 계속 생각하게 된다. 나는 그런 것들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왜 이렇게 좋을까?'하고 자꾸 생각하게 되거나, 그런 생각도 없이 그저 좋아하고 있는 것들, 이곳은 그런 것들을 위한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