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요리해야하는 이유 그리고 키친라이브
짧은 순간이었지만 내가 자취를 할 때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오늘 뭐 먹지?'였다. 눈을 뜨면서부터 룸메이트와 안부를 나누고 나가 길을 서성이는 순간까지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은 '오늘 뭐 먹지?'였다. 그러고 보면 정말 먹고사는 것이 정말 중요하단 사실이 새삼스럽지 않다.
나는 요리를 꽤나 좋아하고 잘 하는데도 불구하고 집에서 먹는 것은 항상 비슷했다. 간단한 채소 볶음에 달걀 프라이를 올린 덮밥이나 된장찌개 혹은 두부 구이 서너 조각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많았다. 친구들이 오면 큰 맘먹고 구운 고기에 토마토소스를 곁들여 주거나 한 솥 미역국을 끓여 먹는 것이 한계였다. 메뉴도, 시간도, 재료도 부족했고 결국 외식을 하게 되었다.
요리는 너무 어렵다!
요리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더 할 것이다. 마트에서 산 양파 두 개를 활용할 줄 모르는 탓에 자취방 냉장고 한편 썩어가는 식재료가 싫어 요리를 포기하는 일은 부지기수다. 요리를 하자니 노하우가 부족하고, 외식을 하자니 건강이 쇠약해진다. 건강한 집밥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요리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오랜 시간 밖에 살다가 엄마를 만나면 항상 하는 잔소리는 같다: '너 잘 챙겨 먹고는 다니니? 과일 좀 먹어라. 잡곡밥에 생선 한 마리는 꼭 먹어야 해. 얘야. 듣고 있니?' 나도 엄마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안다. 나도 집밥이 먹고 싶다. 하지만 1인 가구로 살면서 어떻게 하는 줄도 모르는데, 생선을 굽고 매 끼니 과일까지 챙겨가며 영양 섭취하는 것은 아이언맨의 초능력이 있어도 될까 말까 한 일이다.
요리로 집밥의 건강함을 먹자
결국 건강한 식습관을 갖기 위해선 요리가 필요하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우리 엄마는 나를 요리학원에 보냈다. 엄마는 '사람이라면 너 입에 들어가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만드는지는 알아야 해'라고 날 설득했다. 오전엔 한식, 저녁엔 양식 수업을 들으며 고3 마지막 방학을 보낸 걸 난 10년이 다된 지금까지도 감사하고 있다. 정말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이 무엇인지 눈으로 확인하고 인지하면서 먹거리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이것은 요리 노동인가? 여가인가?
조금 더 내 몸과 환경을 생각하는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은 건강하고 싶은 현대인의 필연적인 활동이다. 하지만, 요리는 힘들다. 우리는 실제 요리를 하기 위해 메뉴와 레시피를 검색하고 선택하여 장을 본다. 겨우겨우 레시피를 찾으면 사온 식재료를 낑낑대며 집에 가지고 들어와 일일이 손질을 하고 냉장고에 소분하여 넣은 뒤, 레시피대로 개량을 한 후에야, 드디어 진정한 요리가 시작된다. 평균 49.6분이 걸리는 장보기와 평균 62.8분이 걸리는 요리를 하는 것은 거의 노동과도 가깝다. 게다가 대가족이 만날 밥을 해 먹는 집이 아닌 이상 장 봐온 식재료를 유통기한 내에 모두 소진하는 것 역시 큰 스트레스이다. 이렇게 우리는 요리 노동을 체험을 경험하고 요리에 흥미를 잃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키친라이브!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키친라이브'는 원격 요리 교육과 식자재 배달 서비스이다. 키친라이브의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재밌고 즐거운 요리 경험'이다. 요리를 한다고 생각하면 떠올리는 진 빠지는 장보기, 중구난방 레시피와 요리법, 시간, 장소의 제약을 필요한 재료 배달, 보장된 레시피와 선생님, 실시간 화상채팅 기술을 통해 해소하는 것이 키친라이브이다. 그렇게 요리하는 사람들을 늘리고,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도록 하고자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우리가 요리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본능적인 일이다. 맛있는 것을 먹고자 하는 욕구는 물론이거니와 더 건강하게 장수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에 요리는 절대 빠질 수 없다. 성인병을 예방하고 나의 건강을 되찾고자 하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요리를 하고, 식재료를 알아가는 것은 작게는 나와 내 행복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좋은 식재료와 음식에 대한 관심은 지역사회와 환경에도 기여한다. 그래서 키친라이브는 '오늘 뭐 먹지?'라는 고민이 '오늘은 무엇을 요리해먹지?'라는 즐거운 고민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 인류가 지금 이 순간 밥을 먹으면서 쉴새 없이 앞으로 먹을 이야기를 하는 날이 오길 상상하며! Let's Kitchenl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