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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an Mar 10. 2017

그냥 가만히 있어도 좋은 느낌

vol. 3  Color Story





도우로를 걷다





하루의 시작, 포르투의 아침. 사람 냄새 찐하게 퍼지는 골목을 따라 호텔에서 20분 정도 걸어내려 갔을까? 어느새 한뼘 가까이 되는 도우로가 시야에 들어온다. 사실 처음 도우로를 봤을 땐 날이 흐려선지 특별하다 할만한 감동은 없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길고 긴 무채색 테이블보 정도였달까? 특히 주위 조경은 안보이고 강의 한조각만 살짝 눈에 들어왔을땐 한강이나 낙동강이나 도우로나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점점 가까워 질수록 돔 루이스를 포함, 도우로를 에워싸고 있는 진풍경의 퍼즐이 완성되어 갔고 하늘을 나는 듯한 트램과 온갖 물새의 향연은 가벼운 속단으로 실망부터 했던 성질 급한 나를 타이른다.

하루에도 몇번을 거닐었을까. 그냥 가만히 있어도 좋은 느낌은 우리를 계속 이 곳에 머무르게 했다.

하루하루는 물론이고 아침, 점심, 저녁이 다 다른 고즈넉하고 정감 넘쳤던 도우로 강변.

무의식 속 어디에선가부터 싹텄을 도우로에 대한 관심이 어느 새 야금야금 찰지게 사랑으로 자리 잡혔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여행자들로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도우로 강변으로 몰려들었다. 제각각 행복 가득한 얼굴과 큼직큼직한 카메라를 장착하고 강변을 거닌다.








이때만 해도 몰랐다. 포르투에서 지내는 동안 저기 손흔들고 있는 워싱턴 아주머니를 세번이나 더 만나고 기념사진까지 찍게 될 줄은. 그리고 아주 굉장한 숙소에 머물고 있었다는 것도.




만약 다시 간다면 분명 난 도우로 강변에 즐비했던 민박집에 머물 것이다. 그리고 저 사진의 외국인처럼 지나가는 사람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포르투는 교통이 편한 곳이라는 의미가 무색할 만큼 작은 도시기에 시내에 위치한 호텔은 별의미가 없다는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슬슬 가게 오픈을  준비하는 하는 상인들








힘차게 멋지게 로잉중인 청년들








도우로에 사는 또 하나의 식구 바다새. 물새 종류인듯 하나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다. 나는 보았다. 얘네들 갈매기 앞에선 맥도 못 추리는 걸.








우리 나라로 치면 웨딩촬영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분위기가 어쩜 화기애애 러블리 하던지..지나가던 길에 나도 활짝 미소가.








돔 루이스 다리 끝 자락에서













사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예상했던 포르투의 날씨는 5일 내내 '비'였다. 개인적으로 비를 사랑하지만 정말 하루 종일 계속 퍼부으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포르투는 5일 내내 예상을 깨는 뜻밖의 선물을 많이 했다.

잿빛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은 금새라도 소나기가 쏟아질 듯 어두운 기색이다가도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따뜻한 온기로 내려와 도시 전체를 데워주었고,  한 발자국도 떼기 힘든 강한 비바람으로 도시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가도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여름 태양처럼 강렬한 햇빛으로 젖은 머리카락과 옷가지들을 말려 주었다.













다리 위에서 비바람은 더 거칠게 몰아쳤다. 포르투에서의 5일 동안 두번이나 겪은 폭풍같은 날씨. 신기하게도 10분이상 지속되지 않았고 이내 맑아졌다. (다행히 카메라는 무사하다)








그래도 웃음이 나온다. 나도 그랬다. 포르투는 그런 곳!!








이내 태양으로 가득하다








여행기간동안 비가 잦아선지 해가 드는 도우로는 몇배로 감동으로 다가왔다. 수백살은 족히 되어 보이는 빛바랜 건물들은 눈부신 태양을 받아 신비로운 빛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다. 흐릿흐릿 차갑던 도우로도 그 아름다운 빛을 받아 은빛으로 톡톡튀어 오르며 그 영롱함을 과시하는 듯 했다. 노천 테이블에 세팅된 식기류, 반짝반짝 잘 닦여진 신사의 구두, 상인들의 반질반질 기름진 콧망울...

포르투의 모든 생명과 사물에 내려앉은 태양은 더이상 버틸 수 없다는 듯 세찬 소나기와 절체절명의 교대식을 맞이했지만 앞으로도 잊지 못할 최고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previously

https://brunch.co.kr/@shean/5


photo & journey essay

내 마음속 포르투갈

흑백으로 기억하는 남자 X 컬러로 기억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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