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것들.
희망이가 없는 동안 희망이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됐다. 산책에 대한 부담도 없고, 몸도 편하고, 희망이가 없으니 집엔 더 이상 털이 뭉쳐 다니지 않으니 양말에 털이 묻지 않았다. 방바닥 아무 곳에나 털썩 앉을 수도 있었다. 편하기는 했으나 우렁찼던 희망이의 소리가 없으니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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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치료를 하며 희망이에게 피부병이 있음을 알게 되어 털을 밀어보자고, 그 편이 피부병도 치료하기가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우린 털이 없는 희망이를 상상하기 어려워 우스갯소리를 하며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관계자에게 안겨 나온 희망이는 큰아이 표현으로 ‘백숙맨’이 되어 나타났고 힘이 빠져 보였다.
수술 후 희망이가 다리에 힘을 주지 못한다고 혹시 목 쪽에 이상이 없는지 mri를 더 찍어봤으면 좋겠다는 의사의 소견에 우리는 조금만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 했다. 더 이상의 마취는 13살 희망이에게 힘들 듯해서.
그리고 언제쯤 퇴원이 가능할지 물어봤다. 집으로 데려와 가족들 옆에 있는 것이 안정에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수술 후 두 번째 방문에서 우리를 만난 후 희망이가 힘이 생긴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생소한 곳에서, 생소한 사람들, 짖어대는 개들 사이에서 희망이가 버티기도, 쉬기도 힘들겠다 싶었다.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나 퇴원을 했고, 집으로 돌아온 희망이는 조금씩 힘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자신이 걸었다는 사실을 잊은 건지 아니면 수술 상처가 아파서인지 움직이지 못했다. 일주일이 지나 실밥을 풀고 전기치료에 들어갔다. 말을 하지 못하니 얼마나 아픈지, 견디기 힘든지도 우린 모른다. 다만 짐작만 할 뿐 도와줄 수도 없다.
작은 아이는 희망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 번도 안는 것에 성공하지 못했는데 희망이를 안아보려 노력하더니 안게 되었고, 재택근무를 하며 대소변을 혼자 치우고 있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 알콩달콩 살아야 할 때에 반려견에 묶인 듯해서 마음이 안타깝고 미안하기도 하다.
그리고 또 일주일. 전기치료와 수중 재활치료를 시작했다. 치료사의 말로는 다리에 힘이 있고 완벽하진 않지만 걸으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발목에서 발을 세워 앞으로 디딛는 것이 안 되는 희망이.
뒷다리를 세워보는 그날까지 희망아, 한 번 해보자~!